빈은 바람이 많이 부는구나
헝가리보다 더 추워
하지만 하늘이 맑아
빈에 오니 헝가리가 얼마나 흐렸는지 확 실감이 온다

쨍하게 추운 날씨에도 벨베데레 궁전은 파란 하늘 아래 아름답게 빛났다.
클림트의 키스를 보러 오는 곳이라지만 키스는 전에 본적 있고 나는 클림트의 풍경화를 너무 좋아하는데 원껏 볼 수 있는 곳이었다.
에곤 실레의 그림들은 생각보다 강렬한 붓터치가 생생해서 이 화가가 젊은 나이에 거장이 되기 전에 죽었음에도 왜 그가 뛰어난 화가로 화자되는지 알수 있었다.
미술사박물관과는 다르게 내가 좋아하는 화가들로 꽉찬 벨베데레는 한 걸음 걸을 때마다 맘이 설레는 곳이었다.
지금 이 순간 너무 행복하다 행복하다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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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에 도시 빈을 둘러쌌던 성곽은 대포가 발달하며 전쟁의 양상이 바뀌고 상업의 발달로 성곽은 오히려 빈의 발달을 가로막는 요소가 된다.
합스부르크의 황제 프란츠 요제프는 성곽을 헐어내고 그 주변의 땅을 민간에 매각하여 벌어들인 돈으로 성벽이 있단 자리 주변에 각종 공공시설물을 만들게 되는데 오늘 간 자연사 박물관과 미술사 박물관도 그 중 하나다.
오늘날 성벽이 있던 자리를 링슈트라세라 하고 트램이 다니는 길이 되었다. 그리고 트램 길 주변으로 빈의 유명관광지들이 밀집해있다.

두 건물은 마리아테레지아의 동상을 가운데 두고 마주보고 있는 쌍둥이 건물이다.
하지만 오늘은 무슨 행사가 있는지 동상이 있는 광장을 막아놓았다.
일단 자연사 박물관으로 향한다
추위에도 티켓팅 중이 엄청 길지만 우리에겐 무적의 비엔나패스가 있다. 패스트트랙이 가능하다.

자연사박물관은 오로지 뵐렌도르프의 비너스를 보기 위해서 들어갔다.
비너스를 찿아간동안 온갖 공룡 물고기 동물의 전시를 지나는데 난 딱히 관심이 없지만 아이들 데리고 오면 좋아할듯.
안 그래도 박물관 내부는 어린아이들과 그 가족들로 엄청 붐볐다

뵐렌도르프의 비너스는 역시 쬐끄맸다.
그전에 듣기로는 5cm 정도라고 들었는데 실제 모습은 8cm정도 되어보였다.
그리고 사진으로 보던 것보다 훨씬 귀엽달까 섬세하달까
하여튼 느낌은 더 좋았다


미술사박물관은 르네상스와 근대의 무수한 그림들로 가득찬 보물관 같은 곳이다.
하지만 나는 사실 르네상스나 바로크 시대의 그림들을 딱히 좋아하지 않는다.
딸들은 이 시대 그림들을 좋아라 해서 재밌게 봤지만 나는 감흥이 있는 그림들이 드물었다.
다만 특별전으로 하고 있는 렘브란트 전시회가 눈에 들어왔다
우리나라에서 렘브란트전같은거 하면 사실 렘브란트의 메인 작품 2-3점 들여오고 나머지는 습작이나 소품들로 채우는게 일반적인데 같은 유럽이라 그런지 작품의 수가 많아 렘브란트의 자화상들을 좋아하는 내게는 뜻하지 않은 즐거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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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당일 포스팅이 어려워지는 중이다.
피곤해서 숙소돌아가면 뻗기 시작하는 중...
지금은 빈 3일째인데 첫날 포스팅 중이다.

빈 중앙역에 도착하니 드디어 파란 하늘이 보인다.
아 진짜 파란 하늘 그리웠어.
부다페스트의 우울함이 확 날아가는 기분이다.
대신 부다페스트는 바람이 거의 없어 영하의 날씨도 견딜만했는데 여긴 춥다. 바람이 이렇게 추위를 강화시키는구나. ㅠㅠ

숙소에 짐만 맡겨놓고 빈 분리파 미술관인 제체시온으로 갔다.
제체시온 지하에는 클림트의 베토벤 프리즈가 있다

오래 전에 서울 예술의 전당에 이 작품이 왔을 때 관람했었는데 솔직히 그 때 딱히 흥미를 못 느꼈었다
정말 사람이 많아 시끄럽고 떠밀리듯이 관람했던 기억만 있다.
그래서 이번 제체시온도 사실 그림보다는 건물을 보고싶었다.
황금빛 월계관으로 새로운 시대 새로운 예술의 승리를 주장했던 빈분리파의 자신감이 보고싶었다고나 할까?
그리고 그들이 선택한 자신들의 새로운 예술의 상징으로서의 베토벤프리즈를 그 곳에서 보고싶었디도 했다.

지하 전시실에 들어가면 작은 방이 나오고 3면에 둘러진 베토벤 프리즈 작품이 있다. 그리고 헤드폰이 있는데 베토벤의 합창교행곡을 들을 수 있다.
당대 제체시온이 개관할 때 빈 분리파는 구스타프 말러의 지휘로 이 곳에서 합창교향곡을 연주했다고 한다. 그들의 예술의 승리를 자신한 것이다. 베토벤 합창 교향곡을 들으며 관람객들은 자유롭게 앉거나 서서 그림을 관람할 수 있다.
30분쯤의 시간은 음악과 그림을 맘껏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되어주었고, 예전 예술의 전당에서의 돗대기 시장 분위기를 잊고 온전히 감상의 기쁨을 누리게 해주었다.

제체시온에서의 감동을 살짝 건너편 카페 무제움에서 여운을 즐겼다.
카페 무제움은 빈 분리파 건축가 아돌프 로스의 작품으로 아무런 장식 없이 기능에만 치중한 외관과 실내 장식으로 허무주의자의 카페로 불렸다.
장식예술이 기본이던 당대 아돌프 로스의 건축은 파격이었고 클림트나 엔곤 실레 같은 당대 예술가들이 이곳을 드나들었다. 그 때의 사람의 마음 한자락을 느껴볼까 싶어 비엔나에서 꼭 먹으라는 카페 멜랑지를 시켰다.
아마 당대 예술가들도 카페 멜랑지를 시켰을테니까...

그게 뭔가 싶어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는데....
그건 시나몬 없는 카푸치노였다. ㅎㅎ
맛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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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5-01-04 19: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께서 지금 여행중이시군요.
건강하고 즐겁고 안전하게 잘 다녀오시길요^^

바람돌이 2025-01-04 19:50   좋아요 1 | URL
페넬로페님도 부디 평안해지시길요. 감사합니다
 

내게 있는 로망 중 하나가 해리포터에 나오는 그 칸있는 기차를 타고 여행해보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화된 유럽에서도 이제 그런 기차는 찾기가 쉽지 않아 로망으로 끝나려나 했는데 부다페스트에서 빈으로 가는 기차 중 그런 기차를 발견했다

여행객들이 많이타는 오스트리아 obb기차 말고 체코 기차인 레지오젯에서 제일 비싼 칸인 비즈니스칸이 딱 그렇다.
가격이 비싸면 또 포기를 할텐데 레지오젯은 기차비가 착하다.
레지오젯 비즈니스석 가격이 obb기차 2등석 가격과 비슷하다.
단점은 기차역이 숙소에서 좀 먼것인데 그정도야 뭐.. ㅎㅎ

결과는 너무 만족스러웠다.
좌석이 넓어서 짐을 객실내에 둘수 있고,
우리끼리만 가니 남 눈치보지 않고 얘기할 수 있고,
그리고 물과 오렌지쥬스, 커피까지 무료 제공이다.
기차 내 무료 카푸치노까지 맛있다니...
그리고 디저트 케잌류의 가격이 개당 1유로다.
이건 먹어줘야지

부다페스트 있는 내내 날이 흐리고 안개가 자욱했다.
글루미 선데이를 여기서 찍은 이유가 분명해보였다
좀 글루미 헝가리랄까.

기차가 오스트리아쪽으로 들어가니 드디어 파란 하늘도 잠시지만 보이고 눈이 예쁘게 내려 풍경구경에 여념이 없다. 그렇게 도착한 빈은 날이 흐림에도 글루미하지 않고 좀 더 밝은 느낌이랄까

어쨌든 새로운 도시는 다른 분위기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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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5-01-04 03: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해리포터에 나오는 기차, 저는 잘 모르지만 타 보셔서 잘됐네요 거기에서 나오는 카푸치노도 맛있군요 눈 오는 풍경 보는 것도 좋았겠습니다


희선

바람돌이 2025-01-04 19:40   좋아요 1 | URL
로망을 해결했습니다. ㅎㅎ
도시에서도 눈을 봤으면 좋겠는네 그건 없네요 ㅎㅎ

hnine 2025-01-04 07: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저렇게 럭셔리한 기차 좌석이 가격까지 착하다니요. 예전에 프라하에서 브르노 갈때 기차를 타본 적 있는데 각종 커피와 먹을거리를 팔기는 했지만 저렇게 좋은 좌석은 아니었어요.
오스트리아 빈에서 올려주실 사진과 글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바람돌이 2025-01-04 19:49   좋아요 0 | URL
체코 레지오젯 기차 가격이 진짜 착해요. ㅎㅎ 지금 저 브르노예요
빈에서 당일치기로 왔어요. hnine님도 브로노를 오셨었군요. 빈과 다른 분위기가 또 좋네요. 지금 슈필베르크성에 올라와서 전망보는데 도시가 참 예뻐서 신나하고있습니다
 

우리 숙소인 에어비앤비 아파트 근처에는 부다페스트에서 가장 유명한 카페인 뉴욕카페가 있다.
느닷없이 왠 뉴욕?
1894년 뉴욕보험회사가 지점으로 만든 건물이란다.
어쩌면 부다페스트 내에서 가장 화려한 건물이 아닐까?
지금도 그런데 당대에는 어땠을까 싶다.
정말 입이 딱 벌어질정도인데 그래도 이 카페가 당대에는 헝가리의 가난한 예술가들에게는 음식뿐만이 아니라 금전적 지원까지 했던 곳이라 한다.

부다페스트 있는 동안 매일 여길 지나다녔는데 지나갈때마다 웨이팅 줄이 장난 아니어서 저긴 못가겠구나 했었다.
나는 그래봤자 카페지 하면서 안갈래 했는데 딸이 그래도 가보고싶다는 바람에 그럼 밤늦게 가면 웨이팅이 없지않을까하고 밤 9시30분에 이곳을 찾았다

하....
없기는 무슨....
영하의 날씨에 눈도 날리기 시작하는데 웨이팅 줄이...
그래도 좀 짧기는 하다.
이 밤에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덜덜 떨면서 30분정도 웨이팅.
들어가니 또 주문하는데 30분 정도.
일하는분들은 나름의 순서로 일하는듯 차례가 되기 전에는 눈도 안 마주쳐준다. ㅎㅎ
불친정한건 아니고

주문 기다리는동안 열심히 인증샷 남기기
겨우 주문을 했다.
음식이 나오는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커피 가격은 정말 사악하다

카푸치노 10.5유로니까 만오천원 정도
나는 또 금가루 카푸치노가 뭔지 궁금해서 주문했더니 그건 만8천원정도다.
눈 튀어나오는....
어쨌든 나는 몸안에 금을 채운 비싼 인간이 되었다.
앞으로 똥 금지다.
금 나갈라.

이제 먹을것도 다 먹었고 인증샷도 찍었고 집에 가고싶은데 계산서를 안 갖다준다. 계산서 받는데 또 30분.
나오는데 시간이 11시 20분이다

이 카페 밤 12시에 닫는데 나올때 보니 좀 짧기는 하지만 그래도 웨이팅 줄이 있다. 눈도 와서 엄청 춥구만...ㅠ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모르는 남의 자동차에 새해 덕담 한마디 남기고 부다페스트의 마지막 밤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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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5-01-04 0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은 시간에도 사람이 많이 가는 곳이었군요 들어갈 때뿐 아니라 계산 할 때도 시간이 오래 걸리다니...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