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이 너무너무 풍부한 예린이 (2004.10.22 00:12 )
 
 
요즘 예린이를 보면서 자주 드는 생각, "쟤는 어떤 아이로 자랄까?'"
당연, 우문이다. 어떤 때는 바른생활소녀이다가, 어떤 때는 뺀돌뺀돌 엄마속을 뒤집다가, 해아를 너무 잘봐줘 다 컸다 싶다가도 어느샌가 해아를 질투하고......
하지만, 딱 한가지 변한지 않는건, 예린이의 풍부한 감수성
만 두살을 갓 넘긴 작년에 영상동화 '강아지 똥'을 보며 눈물을 흘렸던(소리내지 않고 흐르는) 예린이,
그리고 그 영상을 설명한 글에, 감성이 풍부한 아이들 중에는 이 영상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좋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간혹 풍경을 바라보며 예린이의 기발한 표현, 참 좋았다.
오늘 예린이를 재우면서(엄마는 해아 우유를 먹이고) 견우와 직녀 이야기를 해줬다. 견우와 직녀가 오작교에서 만나는 장면, 그리고 둘의 이별을 얘기하는데, 이야기에 대꾸하는 예린이의 음성에 묻어나는 울음, 참고있지만 눈에는 눈물이 가득한지 연신 눈에 손을 가져가는 것이 희미하게 보였다.
내 재미없는 얘기에 반응하는 예린이의 모습이 참 보기가 좋다. 눈물이 많다는 것은 어쨋든 좋은 모습이라 생각한다. 조그만 것에 감동할 줄 아는 마음이 있다는 뜻일테니까.
문득, 예린이가 태어나던 날 예린이에게 내가 바라는 것을 적었던 것이 생각난다.
'정의로운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자기보다 약한 사람들, 소외받는 이들에 항상 눈길을 주는 그런 아이로 자랐으면 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모든 억압에 의연히 싸울줄 아는 아이로 자랐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던 글귀인데, 예린이의 풍부한 감성이 그런 곳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세상살기에는 좀더 힘들지도 모르겠으나, 예린이의 그 풍부한 감성은 언제까지고 그대로였으면 하는 마음이다.
참 맘이 따뜻해지는 밤이다. 


예린이 어린이집 행사날. 공기놀이에 정신이 없는 예린이와 해아. 이렇게 놀때는 사이가 너무 좋다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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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6-02-02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성이 풍부한 예린이에게 추천!!(우리 큰 아그는 슬픈 이야기 들어도 그냥 슬퍼요.. 하고 땡이던데...^^;;)

바람돌이 2006-02-02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린이가 아직 어려서 그렇겠지요. 원래 커가는게 감성도 같이 무뎌져가는 과정이 아닐까 싶은데.... 요즘은 예린이도 슬프다고 눈물을 흘리는 경우는 좀 드뭅니다. 하기야 별로 슬픈걸 보여준적도 없는 것 같긴 한데.... ^^

조선인 2006-02-02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랑 딴판이네요. 부럽습니다.

바람돌이 2006-02-02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 조선인님 무슨 말씀을.... 마로의 그 살아 통통 튀는 표현력은 제가 부러워하는건데요. ^^
 

참 잘 크는 예린이 (2004.10.11 00:23 )
 
 
예린이와 선재 미술관에 갔다가 그 앞에서 전기 자동차를 타는 아이들을 보고, '우리 예린이도' 하는 생각에 자동차를 찾아 나섰다. 발품을 조금 팔아 자동차를 빌려주는 곳을 찾았다. 예린이에게 자동차를 고르게 했더니 우리가 생각한대로 제일 예쁜 자동차를 고른다. 예린이가 워낙에 겁이 많아 속도를 먼저 점검해 봤더니 어른이 천천히 걷는 속도다. 이만하면 충분히 예린이 옆에서 돌볼 수 있다고 생각해서 빌렸다. 자동차를 처음 운전하는 예린이가 걱정스러워 처음에는 운전대를 같이 잡고 이리저리 움직여봤다. 1분 정도 지나니 예린이가
'아빠는 저리가' 한다. 자신이 있다는 소리다. 그래서 옆에서 걸으며 예린이가 운전하는 것을 따라 걷는데, 나름대로 진지하게 열심히 운전한다. 이리 비틀, 저리 비틀하는 모습이 걱정스러워 운전대를 잡아주려 하면 '나 혼자 할 수 이쩌'하며 손을 치우란다. 한편으로는 걱정스럽고, 한편으로는 대견하기도 해서, 이번에는 아예 엄마아빠가 같이 앞장서 걸으니, '옆에서 걸어'한다.
아마도 '보호는 하되, 간섭은 하지 말라'는 말로 통역할 수 있을 것 같다. 엄마와 아빠는 서로의 얼굴을 보며 흐뭇해 했다. 예린이가 부모를 자신의 절대적인 보호자로 여기는 모습도 좋고, 자기 나름대로 무언가를 하려는 고집스런 모습도 좋기 때문이다.
항상 예린이는 그런 것 같다. 무언가를 할 때면 부모가 옆에 있어야 하지만, 자기 나름대로 혼자 해볼려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어쨋든 잘 자라주길....
잠이와서 아빠가 정리가 안되는구나 


열심히 열심히 자동차를 운전해요. ^^


같은 날 경주 사천왕사터에서 새침을 떨고 있는 예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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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blue 2006-02-02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마, 겨우 1년 몇 개월 전인데, 지금은 많이 컸네요. 저때는 아기같고, 지금은 숙녀같은데요. ^^

바람돌이 2006-02-02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말예요. 하나도 안크는 것 같은데 전에 사진을 이렇게 갖다놓고 보면 그동안 부쩍 큰걸 느낀다죠. ^^
 
나는 잠만 잤는걸 달팽이 과학동화 1
심조원 글, 유진희 그림 / 보리 / 200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지금 달팽이 과학동화를 조금씩 보여주고 있는데 현재까지는 아이가 가장 열광하는 책.

어느 날 겨울잠을 자고 난 곰이 동굴밖을 나와보니 동굴 벽에 누군가가 낙서를 해놓았다. 곰 엉덩이에 뿔낳다고 누가 놀려놓은 것. 사실 곰은 워낙 심술이 심해 다른 동물들을 늘 짖궂게 괴롭혀 왔던 것이다. 그래도 지 잘못은 모르고 머리 끝까지 화가난 곰은 그동안 자기가 괴롭혔던 동물 친구들을 하나씩 찾아다니며 범인을 찾아 나선다. 이후 등장하는 동물친구들 - 뱀, 다람쥐, 남생이 등은 모두 (겨울동안) 나는 잠만 잤는걸이라는 말을 반복하며 겨울잠자는 동물들을 하나 하나 알려준다.
결국 마지막에 겨울잠을 자지 않는 여우를 찾아내지만 그동안 부린 심술의 댓가를 치르는 듯. 정말로 엉덩방아를 찧어 엉덩이에 뿔처럼 커다란 혹이 달리게 되는 곰.

아이들은 이 책을 읽어주며 곰의 동굴앞에 쓰인 놀리는 말에 리듬을 붙여 읽어주면 정말 좋아한다. 그리고 씨근덕거리며 친구들을 찾아다니는 곰의 행동과 마지막에 곰이 미끄러져 혼이나는 장면까지 눈을 반짝이며 얼굴에 웃음을 하나 가득 안고 본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는 다른 달팽이 과학동화가 그렇듯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의 사실적인 그림이 있고 각각 어디에서 어떻게 겨울을 나는지 잘 설명되어있다. 이 달팽이 과학동화를 읽어주면서 신기했던건 이 마지막 페이지는 사실 재미없어하며 안볼줄 알았는데 너무 관심있게 보며 좋아한다는 거다. 그리고 엄마가 읽어보고 해주는 설명도.... 이 책 이후로 겨울 풍경을 그리는 아이의 그림에는 항상 땅속 어딘가에서 잠을 자고 있는 뱀이나 곰 다람쥐 같은 동물들이 등장한다.

시리즈 전체의 수준이나 내용이 아주 균등하지는 않은데 그 중에서도 이 책은 아이들의 눈높이를 잘 맞춰 만들었다고 얘기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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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잭 2 - 법의관 케이 스카페타 시리즈 15
퍼트리샤 콘웰 지음, 유소영 옮김 / 노블하우스 / 2005년 2월
평점 :
합본절판


주인공인 스카페타의 매력과 더불어 하트잭을 읽으면서 발견한 이 시리즈의 매력은 뭘까?

읽는 내내 나는 이 시리즈가 참 묘하게 공포분위기를 조성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이 느낌은 주인공인 스카페타의 1인칭 시점에 독자가 감정이입을 하면서 그녀와 같은 느낌 공포 이런걸 느끼게 된다는 점이 주요 포인트였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한가지가 더 있었다. 이 소설의 사건들이나 피해자들은 참으로 어이없게도 아주 우연한 계기에 표적이 되고 살해된다는 것. 뭐 나름대로의 개연성이 없는건 아니지만 우리 주변의 아주 평범해 보이는 사람들이 살인자의 가면을 쓰고 등장하고, 그들의 표적은 아주 무작위적으로 선택된다는 것이다. 기준은 오로지 살인범의 머리속에 있을뿐..... 우리가 그의 기준을 어찌 알겠는가?

다른 추리소설인 코핀댄서나 댄브라운의 소설 같은 경우 훨씬 더 피튀기고 잔인한 장면이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장면들이 많이 나오지만 그것들은 우리가 잘 빠진 헐리웃 액션영화를 보는 것처럼 그저 그야말로 픽션으로 받아들일 뿐이다. 재미있고 스릴있지만 그런 사건이 나에게 일어나리라 생각하기에는 그것들은 너무 엄청나고 비현실적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읽은 하트잭을 포함한 스카페타 시리즈의 사건들은 다르다. 당신이나 나 - 아무 생각없이 일상을 잘 살아가고 있는 아주 평범한 우리들이 우리도 모르게 어느 순간 살인범의 표적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것이 내가 이 시리즈를 읽어가면서 느꼈던 뒷골이 서늘한 공포의 실체가 아니었을까?

어쨌든 갈수록 이 시리즈 흥미진진해진다. 스카페타의 감정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도 재밌고 그의 주변인물들과의 관계의 변화를 ?아가는것도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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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아야 미안해 (2004.09.20 15:41)
 
 
요즘 우리 해아는 따라쟁이다.
우리가 하는 행동은 물론이고, 특히 예린이의 행동은 모두가 따라하기의 대상이다. 우리가 무심코 하는 모든 행동, 심지어 예린이가 길가다 걸려 넘어져도 그걸 따라한다. 그 결과는 상처로....ㅜㅜ

어제 엄마와 해아가 잠든 사이, 예린이와 그동안 미뤄뒀던 사진 정리를 했다. 백일무렵부터 시작해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예린이의 변화, 참 신기한 것은 우리에게 예린이는 항상 그 모습이었는데, 이런 환골탈태라니........

그리고 정말로 해아한테 미안한 마음, 그 많은 사진들 중 해아 사진은 단 한장, 그것도 멀리서 잡은 우유먹는 모습....ㅠㅠ
작년에 해아 사진은 대부분 디지털로 찍어서이기도 하지만, 엄마 뱃속에서부터 시작된 예린이의 사진첩과는 비교가 안된다.
해아의 사진첩 정리를 시작해야겠다. 

해아가 태어날때는 이미 디카가 있어서이기도 한테 진짜 해아사진은 뽑아놓은게 없다. 지금도 집안 구석구석의 진열된 사진은 몽땅 예린이 것뿐.... 이런 다짐도 무색하게 여전히 게으른 엄마 아빠는 사진정리 안하고 있다.


요맘때 늘 콧물을 달고 다니던 해아. 그나마 좀 예쁘게 나온 사진


웃는 얼굴 못난 얼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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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6-02-01 0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귀여워라~~~ 저희도 디카가 생기고 나서는 현상을 한번도 하지 않았어요. 아이들은 예전 앨범 보며 즐거워 하던데~~~

urblue 2006-02-01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궁...이뽀요. ^^

sooninara 2006-02-01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여워라....
그런데 위와 아래가 같은 이물이라고는...ㅋㅋ
아빠의 육아일기라니..엄마도 안썼는데..부럽사와요

바람돌이 2006-02-01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역시 애들은 앨범을 참 좋아하죠. 근데 부모가 이렇게 게을러서는.... 쯧쯧...^^
urblue님/아래 사진도 예쁜가요? 사실 해아는 저런 사진이 더 많걸랑요. 헤헤~~~
수니나라님/앗 오랫만이예요. ^^ 위 아래가 같은 인물같이 생각안되죠. ^^ 요즘 다시 서방보고 육아일기 쓰라고 독촉중인데 제가 알라딘에서 자꾸 글을 쓰니 게으름 피우며 안쓰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