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니다..메피스토입니다.
제가 나온 고등학교 이야기를 잠깐 해볼까 합니다.
전 중학교 3학년때 이학교를 배정받고 좀 의아해 했습니다.
"이기이기...뭐야....생판 들어본 적도 없는 고등학교잖아.!"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청량리쪽에 있던 상업고등학교가 이쪽으로
이사를 오면서 인문계 고등학교를 하나 창설했다는 사실을....
이름도 빛 광자(光)가 들어가는 학교였습니다.

그러나 학교학생들의 구성원을 살펴보면 절대 빛 광자가 아니였습니다.
미칠 광(狂)자가 차라리 맞다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에피소드 중......
가장 강도가 약하다고 생각되는 고등학교 1학년 2학기 중간고사때 일어났던
에피소드를 소개해 볼까 합니다.

그전에 이 에피소드를 이끌어갈 인물들을 소개시켜 드리겠습니다.
수학선생님이 담임이였던...일명 대갈장군 휘하 우리반의 구성은 참으로 오묘했습니다.
그중에 제주변에 앉아있던 인물들이 이번 에피소드의 주축인물들입니다.
먼저 꽃미남과에 속하는 동창 A



왕의 남자 "이준기"에 버금가는 중성적인 미모를 가지고 있었던 녀석이였습니다.
목소리도 마치 여자처럼 가늘었고 주변 인물들의 추궁으로 자신은 게이과가 아님을
분명히 밝혔지만 아직도 저는 그 사항이 미스테리 할 뿐입니다. 이녀석 생긴것도 곱상한데
공부도 제법 잘했습니다.

그리고 또하나의 인물 일명 "가루지기" 동창 B



이녀석의 외모는 고우영씨의 만화 가루기지전에 나오는 변강쇠와 판박이였습니다.
전체적인 기럭지는 짧았지만 목선도 없고 팔도 다리도 두꺼운 만화속의 그 인물과 너무나
흡사하게 닮았었습니다. 차마 변강쇠라는 토속적인 별명은 못붙여주었고 통칭 "테크닉"으로
통하는 녀석입니다. A보다 성적은 많이 떨어지는 편이였습니다.

이인물들 뒤에 표면적인 모범생이였으나 속으로는 시커먼 속을 가진 메피스토가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메피스토는 겉으로는 참으로 모범생이였습니다만.... 뒤로는 학생들에게 무협지와
빨간책...그리고 불법 비디오를 유포시키는 암흑의 점조직...그러니까 학생주임이 뿌리채 뽑기
위해 그렇게 혈안이 되었지만 언제나 깃털만 잡고 몸통은 놓쳤던 점조직의 최고위 인물이였습니다.
오죽하면 점조직 제일 말단은 누구에게서 이러한 물건들이 생산되고 유통되는지조차 몰랐던....
베일속에 가려진 인물이였습니다..핫핫핫..(좀 오바했습니다. 에피소드의 긴장감을 위하여..)

본격적인 에피소드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때는 2학기 중간고사 영어시험이였습니다. 번호순대로 앉다보니 A와 B는 나란히 앉게 되었고
그보다 조금 뒤에 메피스토가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그때 기억으로는 시험감독은 물렁하지만
한번 열받으면 박살이 나는 체육선생님이셨던 일명 "에이즈"였었습니다. 걸리면 죽는다..라는
뜻입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체육선생님..감독 소홀히 했습니다. 가끔 왔다리 갔다리 했지만
대부분 교탁에 다리 올리고 창밖만 봅니다...

시험시간이 중간쯤 지났을까... 동창 B 테크닉이 끙끙 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보아하니 주관식에서
막혔나 봅니다... 바로 앞에 앉은 꽃미남 동창 A에게 구조 요청합니다.

"(속삭이면서) 야....주관식..1번 뭐야..!!"

여기서 주관식 1번 문제 설명들어갑니다. 주관식 1번 문제는 비교적 긴 영문장이 보기로 나와 있었고
중간에 괄호가 하나 있었습니다. 그 안에 답은 "slowly" 였었습니다. 주관식 1번 문제는 이 괄호안에
들어가는 단어를 한국어로 풀어써라...였었습니다. 그러므로 답은 "천천히" 였었겠죠...

동창 B 테크닉...이걸 몰랐던 거였습니다. 그래서 꽃미남 A에게 컨닝을 시도한 것이였죠....
착한 동창 A는 교탁에 다리올리고 앉아 창밖을 멍하니 쳐다보는 체육선생 눈을 피해 답을 재빠르게
가르쳐줬습니다. 순간적인 속도로 고개를 휙 돌리면서 "천천히"를 속삭여 준것이였죠...그러나....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동창 B 테크닉...그게 답인걸 몰랐던 겁니다...재차 컨닝을 시도했습니다.

"(역시 속삭이면서) 야....주~관~식~ 1~번~ 답~ 뭐~야~!!""

이렇게 비교적 긴발음으로 또박또박 자신의 요구사항을 앞자리 꽃미남에게 전달했습니다.
답답한 꽃미남 또 답을 말해줬습니다.

"(속삭이면서) 천천히..!!"

바보같은 동창 B 테크닉...여전히 그게 답인 줄 몰랐습니다...또다시 컨닝을 시도했습니다.

"(애절하게 속삭이듯이) 야~~~ 주~~~관~~~식~~~ 1~~~~번~~답~~~뭐~~~야~~!!"

이번엔 전보다 더 길게 한단어 하나하나 길게 발음해서 최대한 천천히 요구를 했습니다.
전 뒤에서 이걸 다 보고 있었습니다...아 시험시간에 거품을 물수도 없었고...그러나
착한 A 역시 또 답을 말해 줍니다..

"(짜증나듯이 속삭이면서) 천천히...!! 아우씨..!!!

그러나 우리의 동창 B 테크닉..여전히 그게 주관식 1번 답인 줄 모르고 있습니다..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이들의 개그를 목격한 체육선생님이 다가오고 있었으니까요..
그러나..동창 B...눈에 뵈는게 없었습니다...

"(짜증나면서 애절하게 속삭이며)
야~~~~~~~~~ 주~~~~~~~~관~~~~~~~식~~~~~ 1~~~~~~번 ~~~~~~~답~~~~~
뭐~~~~~~~~~ 야~~~~~~~~!!"

지나치게..아주아주 길게..한단어 하나하나 천천히 천천히 또다시 자신의 요구사항을 A에게
전달했습니다.

뒷자리 인간들 영어문제 안풀고 하나둘 뒤집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킥킥 거리면서요...
이미 체육선생...동창 B 테크닉 뒤에 서서 들고있는 출석부로 테크닉의 뒷통수를 겨냥하고
있었습니다.

짜증난 A가 다짜고짜 뒤로 돌아서 "천천히!!!"를 외칠려는 순간 딱...체육선생과 A의 눈이
마주쳤습니다. A 바싹 얼어 재빨리 원위치 했으나..이미 늦었습니다. 에이즈의 손에 들린
출석부는 정확히 동창 B 테크닉의 좌측 뒷통수를 강타한 후 연결동작없이 A의 뒤통수를
강타했습니다... 분명 심각한 상황이였습니다...컨닝을 하다 걸렸으니까요..그러나..
교실 분위기 난리 났습니다. A와B가 앉아 있던 자리 뒷줄은 아주 거품물고 눈을 뒤집었습니다.

체육선생 기가 막힌듯이 웃습니다...이미 다 알고 온거죠..시선은 창밖이였지만 귀는 이쪽을
향하고 있었으니까요...

"(B를 쳐다보며..) 야 임마....천천히가 답이야 답...아우 이 무식한 놈아....!!"

기가 막히고 웃겼는지 출석부로 둘을 한대씩 더 때리고 그냥 교탁으로 가십니다.
그리곤 시험종료하고 답안지 걷고 교실밖을 나가는 동안 계속 웃음을 참지 못합니다.

다행히 그냥 무사히 넘어갔습니다. 그 후 동창 B의 별명은 앞에 하나가 더 붙었습니다...

(콧소리 섞어서) 아우~ 천천히~~ 테크닉~~!!

(이상 야릇한 상상 절대 금물입니다...)


댓글(2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mannerist 2006-11-02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X당히 X제있는 고등학교도 아시겠군요. ㅎㅎㅎ

Mephistopheles 2006-11-02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연히 알죠..그학교와 우리학교의 공통점은..
교복착용과 함께 두발이 상당히..짧았다는...
그런데 그 학교와 학군은 틀린데요..?? ㅋㅋ
그학교는 X쪽하늘에 참새가 X면...학교와 가깝지만..
제가 나온 고등학교는 X안하다 필X씹었다..여고와
가까웠는걸요.?

아영엄마 2006-11-02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이 페이퍼에 댓글을 달려면 X를 꼭 포함시켜야 하는 걸까요? 그..그럼 2X6은 뭘까요~~ =3=3=3

물만두 2006-11-02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가좀 천천히 불러주세요~ 천~~~~~~천~~~~~~~~~~히^^

mannerist 2006-11-02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하 제 고딩시절 그동네 살던 동창들이 기를 쓰고 시험까지 쳐서 외고 온 이유가 거기 가서 뒈지게 맞고 돈까지 바치기 싫어서였답니다. 하긴. 그런 저도 방학동 모처의 ㅅㄷ고- 강북 학교 중에 창립 이래로 서울대 열명 이상씩 무조건 보낸 학교 드물죠 - 가서 밤마다 피묻은 팬티 빠는 형님 보고 이악물고 공부했다는 -_-;

조선인 2006-11-02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스토님 댓글 해독 좀 해줘요.

Mephistopheles 2006-11-02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 // 아아~~ 너무 무서운 결과의 숫자가 나와버렸습니다..!!!
물만두님 // 기억날리가 없죠...ㅋㅋㅋ
매너님 // 음..전 고등학교 편하게 다닌 듯 합니다.지대로 맞은 기억은
수업시간에 늦었다고 교련선생에게 주먹으로 주빵 두대 맞은게 최고 였으니까요
조선인님 //매너님이 말씀하신 학교는 상문으로 추정됩니다..
그리고 제가 달은 건... 서울과 미림이겠죠..^^

마늘빵 2006-11-02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한거기대했는데. -_-

카페인중독 2006-11-02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

기인 2006-11-02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메 복잡한 것 ㅎㅎ 주빵은 뭐에요? 주먹으로 맞으면 주빵인가요? ㅋㅋ
국문과생 올드앤뉴 열심히 보지만, 아직도 어려워요 어려워 ㅎㅎ

Mephistopheles 2006-11-02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님 // 열혈청년(?)으로 임명해 드리겠습니다..=3=3=3=3
카페인중독님 // 님도 어서 불으세요..학창시절...!!
기인님 // 예 주먹으로 두대 양쪽 볼을 맞았다는 거죠..한대 맞고 고개를 홱! 안돌리면...제 2타가 상당한 강도로 오기때문에 오바하면서 고개와 몸을 돌렸더니만..2타는
비교적 약하게 들어오더군요..^^

비로그인 2006-11-02 1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 웃으려 했는데 주빵에서 넘어갔습니다.
정리하자면 메피스토님께서 다닌 학교는 신림동 미림여고 근처이고,
매너님 얘기하신 학교는 상문과 서울인가요?
시험문제 푼 기분이에요.

조선인 2006-11-02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문이야 잘 알죠. 우리 작은오빠가 죽도록 맞던 곳이니까요. 제가 궁금한 건 X입니다요.

Mephistopheles 2006-11-02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승연님 // 정확히 말씀드리면 매너님이 말씀하신 건 상문...제가 말한건 서울과 미림여고라지요..^^ ㅋㅋ
조선인님 // X 라면 이미 다 말했는걸요 서울고 미림여고라고 혹시 제가 나온 출신고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마노아 2006-11-02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푸풋, 메피스토님 2탄도 있을 것 같아요. 어여 풀어놓으세요!

실비 2006-11-02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메피님 실망시키지 않네요^^

가시장미 2006-11-02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흐흐 정말 재미있네요!! 역시 소문대로 유머감각이 뛰어나시네요~
( 그 소문의 정체는 저도 모릅니다. ㅋㅋ) 근데요, 작게작게님이 누구시죠? :)

조선인 2006-11-03 0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X쪽하늘에 참새가 X면...학교와 가깝지만..
제가 나온 고등학교는 X안하다 필X씹었다
이거요, 이거, 학교가 궁금한 게 아니라, X에 들어가는 말이 궁금해요. 조어가 안 되요.

mannerist 2006-11-03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쪽하늘에 참새가 '울'면 =>서울
'미'안하다 필'림'씹었다 => 미림

ㅎㅎㅎ

바람돌이 2006-11-04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메피스토님이십니다그려... ㅎㅎㅎ
근데 저 알아들 을 수 없는 학교들은 다 특별시의 학교들이군요. ^^
메피스토님 얘길 들으니 좀 전에 시험때 봤던 특별한 학생이 생각나네요.

시험지 받자마자 1분도 안되어 답안지 마킹 다하고 푹 주무시던 녀석!
시험 끝나기 1분 전에 불현듯 일어나 답안지 교체를 요구하더이다.
가보니 1번부터 끝번까지 몽땅 2번에 마킹해놓고는 답안지 바꿔 달래요.
기가 막혀 이거 왜바꾸는데 물어보니...
3번으로 바꿀래요.
결국 바꿔 줬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