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주제 사라마구의 <죽음의 중지> 


언제나 센세이셔널한 설정으로 호기심을 잔뜩 불어넣어 주시는 주제 사라마구.
이번에는 죽음이 사라졌다.
설정은 황당하나 이야기의 서술은 너무나 현실을 날카롭게 반영하고 있는 이 사람의 작품들. 인간에 대한 이 정도의 통찰이 생기려면 어느 정도의 도를 닦아야 하는 것일까? 

그럼에도 나는 눈먼자들의 도시의 충격을 잊을 수 없다.
소원이 있다면 바로 그 눈먼자들의 도시를 뛰어넘는 작품을 보는 것.
이번 작품 역시 훌륭하지만 눈먼자들의 도시를 뛰어넘지는 않았다고....ㅠ.ㅠ 


14. 시게마츠 기요시의 <휘파람 반장> 


성장소설의 규칙을 잘 지키면서 동시에 아이들의 세계를 제대로 포착해낸 작품
단지 아쉬움이 있다면 주인공 마코토의 모습에 어른이 원하는 바가 너무 많이 끼어들었다고 할까?
아이들에게 하나의 이상향으로 제시하기에는 너무 어른스러운 마코토. 오히려 그런 마코토를 바라보는 츠요시의 모습이 더 현실적이고 아이답게 다가와서 좋았다.
아 그리고 이 책 곳곳의 작은 삽화들은 정말 책 내용과 딱 맞아떨어지면서 좋았다는 것. 

 


15. EBS지식채널ⓔ의 <지식 ⓔ 4> 


지식e가 벌써 4권이다.
그간 변화한 상황들, 지식e에도 외압은 피해갈 수 없었던 상황들 때문에 사실 걱정을 했었다.
그럼에도 사회의 진짜 소수자의 목소리, 다른생각들, 누구도 관심갖지 않을 문제들로 지식의 폭을 넓혀나가고 있는 지식e
그러니 내가 너를 사랑할밖에.... 

 

 


16-17. 안나 가발다의 <함께 있을 수 있다면> 


연애소설이 문득 보고싶다싶은 모든이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서로 다른 사람들이 만나 스스로 선택해서 진짜 가족을 만들어 나가는 따뜻함이 좋다.
남녀의 연애, 세대간의 연대, 사회적부적응자들간의 따뜻한 마주침 이런 것들로 책을 읽는 동안 미소지을 수 있다 

 

 

18. 류승희의 <안녕하세요, 세잔씨> 


세잔이라는 화가를 다시 만나게 해준다.
작가는 세잔의 일생에 걸친 고독과 외로움, 그리고 그것이 예술로 승화해간 과정을 찾고 싶었겠지만 화가가 아닌 나같은 독자에게는 세잔의 그림이 회화사에서 가지는 의미, 그리고 그의 그림이 왜 현대적인 의미의 회화의 신세계를 개척했는지를 보고 느끼게 해주었다는데 더 큰 점수를 줄 수 있겠다.
뭐 그렇다고 세잔의 그림이 갑자기 좋아진 건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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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월은 맘만 여유롭고 몸은 여전히 바쁘고 피곤한 달이었다.
그럼에도 사람이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게 얼마나 큰 생활의 활력소인지 확 깨달았다고 할까? 이렇게 가진 마음의 여유 - 올 한해 열심히 열심히 만끽하고야 말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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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ty 2009-04-03 0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에 지식e 안읽은 간첩은 저밖에 없나봐요 ㅎㅎ
다들 이리 칭찬하시니 어떤 책인지 느무느무 궁금하다는;;
(미리보기로 봐도 감이 안잡혀요 -ㅅ-)
이번에 한국가면 꼭 읽어봐야겠어요. ^^

바람돌이 2009-04-03 08:42   좋아요 0 | URL
떨어져 있는자의 비애가 팍팍.... ^^;;
근데 갑자기 궁금해진게 있는데요. 외국에 오래 있으면 한국 음식과 한국 책 중 어느쪽이 더 그리우세요? 저라면 처음에는 음식일것 같은데 좀 오래 되면 한국책일것 같은 느낌이... ^^

무스탕 2009-04-03 08:54   좋아요 0 | URL
저도 지식e 안읽은 간첩2 에요.. 걱정마세요..;;;

바람돌이 2009-04-04 09:54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 간첩은 무슨.... ^^

hnine 2009-04-03 0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나 가발디의 저 책은 저도 지금 찜해놓고 있는데 꽤 두툼한, 두 권이라서 망설이고 있던 참이었어요.
Kitty님, 지식e 안 읽은 간첩 여기도 있어요 ^^

바람돌이 2009-04-03 08:43   좋아요 0 | URL
뭐 두권이라도 책장은 잘 넘어가니까요. 전 이번에 나온 신작 위로도 두권이던데 도서관에 신청해놨어요. ^^

무해한모리군 2009-04-03 0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전 세잔이 좋은데.. (저걸로 스카프 만들면 예쁘겠는데란 다소 황당한 이유에서 ㅎㅎ)
어쨌거나 함께 있을 수 있다면도 한번 읽어봐야겠네요.

바람돌이 2009-04-03 08:44   좋아요 0 | URL
어떤 세잔 그림이 스카프로 어울릴까요? 음~~ 약간 감이 안잡히는.... 근데 그림은 정말 실제로 보는 것과 사진으로 보는것과 많이 다르잖아요. 얼마전에 서울 시립미술관에서는 별거 없는 피카소의 정물화 하나를 봤는데 그게 마음에 확 꽂히더라구요.그러니 함부로 좋다 나쁘다 얘기할 게 아닌 것 같아요.

하양물감 2009-04-03 0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저도 '눈먼자들의 도시'를 읽었을 때의 그 느낌을 잊을 수 없어요....아마도 그 느낌이 너무 강렬해서 다른 책에서는 아쉬움을 느끼는건 아닐런지...

바람돌이 2009-04-03 08:45   좋아요 0 | URL
글쎄말예요. 첫사랑이 너무 강렬하면 다음 사랑에 문제가 있죠. ㅎㅎ

짱꿀라 2009-04-03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 많이두 읽으셨네. 전 따라가지도 못하겠어요. 쉬엄쉬엄 읽으세요. 지시e를 신문사에 근무하는 녀석이 춘천으로 보내왔는데 엄두도 못내고 있어요. 저녁과 새벽에 시간이 남으면 간신에 관에 책을 읽고 있는데 그것도 여의치가 않네요. 참 <아시아의 기억을 걷다>를 참 감명깊게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바람돌이 2009-04-04 09:51   좋아요 0 | URL
권수도 얼마 안되지만 저 책들 전부 책장이 술술술술 넘어가는 책들이랍니다. 그러니 뭐 많이 읽었다 소리는 안 나와요. 저도 3월은 올해는 좀 낫다지만 그래도 역시 바쁜 달인지라... 참 최근에 유재현씨가 아시아의 기억을 걷다 후속편으로 <아시아의 오늘을 걷다>란 책을 펴냈어요. 지금 제 책상에 꽂혀 있는데 조만간 읽을려구요. 역시 기대하고 있어요. ^^

미설 2009-04-04 0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올 삼월이 무지 힘드네요. 늘 삼월은 정신 없는 달이긴 했지만, 알도도 학교에 처음 가고 봄이도 유치원에 처음 보내고, 저 역시 안 하던 일도 하고... 하느라 된통 앓기도 했구요. 맘적으로도 괜히 심란하고 힘든 날들의 연속이라 책이고 서재질이고 뭐고 힘든 날들이어요 요즘~

바람돌이 2009-04-04 09:53   좋아요 0 | URL
초등학교 1학년의 3월은 정말... 돌아서면 집에 와있잖아요. 거기다 신경은 얼마나 쓰이는지... 봄이 유치원까지 겹쳤으니 몸도 힘들지만 그보다 마음쓰이는 일이 더 많으셨을듯하네요. 그래도 아이들이 그렇게 나가 주면 조금만 있으면 적응이 될거예요. 힘내세요. 힘찬 4월이 될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