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에어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9
샬럿 브론테 지음, 유종호 옮김 / 민음사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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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인 오스틴의 이름을 포털에서 검색해보면 제일 먼저 <로맨스 소설의 전형을 만든 소설가>라는 소개가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내 생각으로는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로맨스 소설의 전형으로 보기는 힘들다. 분명히 중심 줄기가 남녀관계이고 결론은 결혼으로 해피엔딩을 맞이함으로써 로맨스소설의 클리세를 충실히 구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오스틴의 소설속에서 중심이 되는 것은 빅토리아 시대 영국사회의 다양한 인물 유형을 그려놓은 만물상이랄까? 그런 느낌이 강해서 그 인물들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를 따라가다 보면 주인공의 로맨스는 어느 순간 뒷전으로 가버리는 것이다. 주인공보다 조연들의 캐릭터성이 더 강하여 독자들을 더 강력하게 끌어들인다. 욕이든 공감이든 어느쪽이든 말이다. 


  제인 에어를 읽으면서 나는 제인 오스틴에게 주어진 저 <로맨스 소설의 전형을 만든 소설가>라는 호칭은 당연히 샬럿 브론테에게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자고로 로맨스 소설이라고 하면 일단 서사의 중심이 여주인공에 있어야 하고, 남녀주인공의 사랑과 위기 그리고 해피엔딩으로서의 결혼이 중심줄기로 단단하게 서있어야 한다. 이야기의 전개에 따라 주변인물들이 등장하지만 그들은 철저하게 주인공을 위한 주변인으로서 주인공의 사랑을 돕거나 방해하거나 하는 존재해야 하는 것을 잊어서도 안된다. . 이런 오늘날 로맨스소설이라는 장르의 특성을 거의 완벽하게 구현하는 소설은 제인 오스틴이 아니라 샬럿 브론테의 제인 에어라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싶다. 그래서 오늘날 로맨스 소설들의 서사와 기본 구조를 같이 하는 제인 에어는 제인 오스틴의 소설들보다 읽기가 훨씬 편하다.  


 로맨스 소설의 중심은 여자 주인공! 따라서 제목이 제인 에어인 것도 이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여자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19세기의 소설임을 감안하고 볼 수 밖에 없는데도 여주인공 제인 에어는 아주 훌륭한 여주인공으로서의 클리셰를 모두 보여주고 있다. 21세기에 이 소설을 보는 내가 반할 정도로 말이다.  


  시작부터 제인의 캐릭터는 강렬하다. 버르장머리 없는 아니는 지옥에 간다는 설교로 어린 제인을 겁주려는 어른에게 지옥에 가지 않으려면 "건강하게 지내서 죽지 말아야 합니다"라고 지극히 상식적인, 그러나 꼰대어른이 바라는 답이 아닌 대답을 하면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이런 소설에서 흔히 나타나는 착하고 여린 주인공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험담을 해대는 리드 부인에게 "당신이 나를 학대했음을 하늘에 있는 나의 부모님과 외삼촌(리드 부인의 남편이기도 한)은 다 보고 있을 것이다. 당신은 그 벌을 반드시 받고야 말것이다. 그리고 지금 현세에서도 나는 내가 당신에게 받은 학대를 다 말할 것이다"라는 요지의 말로 방항을 함으로써 리드 부인을 기함하게 하고, 책을 읽는 독자들의 속을 후련하게 만들어준다. 


  이토록 똑똑하고 자존감 강한 여주인공 제인, 이로써 21세기의 독자조차도 매료시키기 시작한다. 자선학교로 보내진 제인이 교사로 성장하고 사실 거기서 머물수도 있지만 다른 삶을 찾고자 과감하게 스스로 직업을 구하는 광고를 내고 새로운 삶에 도전하는 것도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태도일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제인이 빛나는 것은 로체스터와의 결혼을 포기하는 대목이다. 결혼식장에서 로체스터씨의 부인이 살아있음이 밝혀지자 그 결혼이 얼마나 자신에게 불합리하고 원통한 것이었나를 주구장창 변명하는 로체스터, 그의 생각의 근본은 다음과 같은 말에서 나타난다.


정부나 노예나, 대로는 천성이 그렇기도 하지만 그 지위로 보아서 열등한 사람들이오. 열등한 인간과 친밀하게 산다는 것은 타락이오. -2권 149쪽


  그러니까 정신이 온전치 못한 부인 버사와 사는 것은 로체스터에게는 타락인 것이다. 그러므로 정신이 온전한 부인을 찾아 다시 결혼하는 것이 로체스터에게는 정의이고 진리인 것이다. 여기서 로체스터가 간과하고 있는 것은 아버지와 형의 계략이었든 어쨌든 그 결혼을 결국 받아들인 것은 자신이라는 것이다. 버사의 집안의 정신병 내력을 몰랐기 때문에 속았다고 길길이 날뛰지만 적어도 자신이 결혼할 때에는 버사의 병이 발병하지 않았었고, 그렇다면 어떤 과정을 거쳤든 그녀의 치료를 위해 책임을 다하는 것이 남편인 로체스터의 의무인 것을 어쩜 이렇게 이기적으로 잊어버리고 모든 것을 부인인 버사의 탓으로 돌릴 수 있을까? 로체스터가 해야 하는 일은 아내의 정신질환을 고치기 위해 버사를 가둬두는 것이 아니라 의사의 치료를 받게 하는 것인데 말이다. 그런 로체스터에게 제인이 말한다.


당신은...... 그 불행한 여인한테 너무 가혹하게 말씀하시는군요. 증오심을 가지고. 앙심 깊은 반감을 가지고 그분 일을 이야기 하시는군요. 잔인해요. 미치지 않을 수가 없겠어요. -2권 127쪽


  19세기에 로체스터가 무엇이 문제인가를 이토록 정확하게 짚어낼 수 있는 작가의 통찰력이 빛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로체스터가 제안하는 중혼을 받아들이는 것, 또는 결혼이 안되니까 그저 연인으로 같이 살자고 하는 것이 당대 여성인 제인에게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희생이라는 것을, 그렇게 자신의 자존을 무너뜨리는 관계는 올바른 관계가 될 수 없음을, 언제든지 제인이 또 하나의 버사가 될 수 있음을 통찰하는 작가 샬럿 브론테에게 감탄하는 장면이다. 로체스터가 제대로 사랑을 알고, 제대로 된 인간이 되려면 아직 더 많은 시련이 남아있는 것이다. 아마도 작가는 그 시련을 손필드 저택의 화재와 버사의 죽음,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한 손을 잃고 장님이 된 것으로 그의 회개를 표현했다고 봐도 될듯하다. 


  또한 여기서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중요한 메시지는 여성으로서의 연대감이라고 생각한다. 버사를 제인의 또 다른 자아로 보는 의견도 있다는데 그건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렇게까지 보기에는 제인이 버사에 대해 인지하고 한 표현이 너무 적지 않나 싶다. 위의 인용문이 거의 유일하다고 생각되는데, 나는 저 문장을 샬럿 브론테가 당시 여성 일반에 가지고 있던 연대의식과 공감이 아닐까싶은 것이다. 



  이 시대에 제인 에어를 통해 보여지는 여성상의 모습은 당시로서는 혁명적이었다고 해도 될듯하다. 가령 아래와 같은 말은 오늘날의 여성들이 해도 별 위화감이 없을듯하니 말이다. 


 여성은 대체로 평온한 존재라고 흔히들 생각한다. 그러나 여성도 남성과 똑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고 그들이 오빠나 동생들과 똑같이 자기의 능력과 노력을 발휘할 터전을 필요로 하고 있다. 너무도 가혹한 속박, 너무나 완전한 침체에 괴로워한다는 점에서 여성도 남성과 하등의 차이가 없다. 여성들이란 집안에 처박혀서 푸딩이나 만들고 양말이나 짜고 피아노나 치고 가방에 수나 놓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보다 많은 특권을 누리고 있는 남성들의 소견 없는 생각에 지나지 않는다. 관습에 의해서 여성에게 필요하다고 선고된 일 이상의 것을 하고 또 배우려고 하는 여성을 탓하거나 비웃는 것은 소갈머리 없는 짓이다. - 1권 198쪽


 제가 만약 사랑을 위해서 만들어지지 않았다면, 결혼을 위해서 만들어진 것도 아녜요. 자기를 쓸모 있는 연장으로밖에는 생각하지 않는 사람에게 한평생 매어져 있다는 것은 우스운 일이 아니겠어요? - 2권, 354쪽


  이토록 똑똑하고 제인 만세라고 외치고 싶은 주인공인데 별 하나를 뺀것은 로체스터를 떠난 그녀의 선택때문이었다. 아니 왜 한밤중에 도망치듯이 돈 한푼 안들고 집을 나서서 얼어죽을뻔하냐고 말이다. 분명히 그 전에 자신에게 삼촌이 있고, 유산이 생긴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니 당연히 제인은 삼촌을 찾아가야 하고, 그 유산으로 학교를 세운다든가 뭐 이런 일을 했다면 훨씬 더 소설의 전개가 매끄러웠지 않았을까 싶은 것이다. 하지 않아도 될 죽을뻔한 고생을 넣어서 제인의 숭고함과 도덕성을 돋보이게 하려 한것 같은데 음..... 이건 작가의 착가? 또는 시대적 한계? 당대 기독교 의식의 한계? 하여튼 무엇이었든 그녀는 한푼도 없이 집을 나가서는 안되었고, 당연히 유산을 받았어야 한다고 계속 욕하면서 책을 보게 된다.  그 과정에서 세인트 존 같은 제 신념에 도취되어 사는, 그래서 다른 사람을 희생양으로 삼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병맛 인간을 만나지만 이런 인간은 어떤 식으로든 끼워넣을 수 있는 인간이니 역시 이 부분은 샬럿이 살아있다면 다시 써달라고 하고 싶다. 


  결국 시련을 겪고 끝내는 사랑으로 돌아감으로써 로맨스 소설의 전형을 완벽하게 탄생시키고, 로맨스 소설의 여주인공의 전형을 만들어낸 이 소설 <제인 에어>, 샬럿 브론테에게는 <로맨스 소설의 전형을 만들어낸 소설가>라는 타이틀이 반드시 주여져야 한다. 



뱀꼬리.

  다락방에 갇힌 버사가 백인인가 자메이카 출신의 혼혈인가의 논란이 있었는데 일단 이 책에서 읽은 바로는 백인이다.

버사의 출신에 대해 나오는 대목은 딱 한 문장인데 2권 109쪽에 "그 모친은 서인도의 크리올인인데...."라고 나온다. 버사의 아버지는 농장주니까 당연히 백인이고, 모친을 표현하는 크리올은 식민지에서 태어난 순수백인이다.(크리올은 혼혈 아님, 식민지에서 백인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가리키는 말) 이 크리올들은 본토에서 파견된 총독이나 식민지 관료들보다 차별받기는 했지만 명백하게 식민지에서 최고의 지배계층이었다. 따라서 버사의 존재를 가지고 인종차별을 끌어들이기는 힘들듯.... 또한 피부가 검다는 표현이 딱 한번 나오지만 그게 인종적 특징으로 이해하기 보다는 그저 개인적 피부톤의 차원으로 이해하는 것이 맞을 듯하다. 

  그러면 제3세계에 대한 차별로 버사를 이해하는 것은 어떨까? 이에 대해서는 진짜 불분명하게 처리되어 있다. 로체스터가 버사에 대해 가지는 혐오는 그녀의 출신이 식민지여서라기보다는 그녀의 집안의 알콜중독과 정신병 내력으로 이야기되기 때문이다. 이 점 역시 버사가 백인임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딱히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버사의 이미지를 지나치게 확대해석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또 하나의 뱀꼬리

  어릴 때 축약본으로 제인에어를 읽었고, 내게는 왠지 로체스터씨는 굉장히 음울한 인간으로 각인되어 있었다. 아 그런데 이번에 제대로 제인에어를 읽으면서 가장 놀랐던 캐릭터가 바로 로체스터이다. 아 진짜 대놓고 처음부터 제인을 꼬셔보려고 온갖 수를 다 쓰는.... 그동안 가지고 있던 진중하고 말없고 뭔가 로맨스 소설에 나올만한 중후한 이미지의 로체스터씨는 산산조각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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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11-30 22: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본문도 재미있지만 뱀꼬리는 더 재미있네요. *^^* 요즘은 제인에어하면 정작 주인공보다 다미여 먼저 떠올라요 ㅎㅎ

바람돌이 2022-11-30 22:57   좋아요 1 | URL
ㅎㅎ 맞아요. 사실 제인에어를 이제 읽은것도 그저 다미여때문이고.... 근데 읽으면 읽을수록 19세기 여성작가들 문학 재밌어요. ^^

꼬마요정 2022-11-30 23: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 때 크리올은 순수하지 않다는 의혹을 받았다고 해요. 워낙에 저기 간 백인 남자들이 그 곳의 어린 여자들에게 몹쓸 짓을 많이 하기도 해서 부모가 둘 다 백인이라고 해도, 아닐 수도 있다는 거죠. 아마 버사가 피부톤이 어두운 건 그 태양이 작열하는 곳에서 자유분방하게 살았다는 의미가 아닐까 해요. 그래서 진 리스는 <광막한 사르가소의 바다>에서 차남이었던 로체스터가 재산을 상속받지 못하니까 크리올인 버사와 결혼해서 버사의 재산을 챙기고, 버사는 자유로운 여자였는데 주위의 질시와 로체스터의 의심으로 점점 미쳐간다고 그리죠. 재산을 차지하기 위해 여자라는 이유를 내세워 한 사람의 본성마저 파괴하는 게 로체스터였답니다. 마지막에 버사는 제인 에어보고 도망 치라고 해요... 이 어둡고 불운한 성에서, 신의 없는 로체스터로부터 말이죠. 제인 에어를 읽고 전 로체스터가 뭔가 어색했거든요. 브론테가 제인의 고난을 위해 로체스터를 저렇게 소모하는 건가 했는데, 그것도 나름 괜찮은 이유 같긴 하지만... 아니에요. 우리 제인이 말이죠, 그런 남자를 선택하게 하다니... 어쨌든 제가 쓴 댓글이 이상하게 되었습니다!!!! ㅠㅠ

바람돌이 2022-12-01 13:20   좋아요 2 | URL
저 때라면 스페인이나 포르투갈 본국은 어떻게든 식민지에 대해서 우월성을 유지해야 착취를 최대화 할수 있었을테니 크리올에 대한 그런 의혹도 충분히 의도적으로 만들어냈으리라 생각해요. 꼬마요정님 덕분에 광막한 사르가소의 바다는 무조건 읽어야 할 책이 되었습니다. ^^
그런데 제인에어에서는 버사에 대한 표현이 너무 적어서 사실상 그정도를 가지고 작가의 생각을 맞춰가기에는 좀 무리가 있는듯해요. 저는 로체스터 보면서 진짜 딱 그 시대의 나쁘지 않은 그러나 이상적으로 좋다고는 결코 할 수 업는 그전 전형적인 남자가 아니었을까 싶었어요. 샬럿 브론테가 로맨스소설의 공식 서사를 만들면서 여주인공에 엄청난 공을 들인 것과는 다르게 남자 주인공인 로체스터는 그리 멋있지 않잖아요. 그게 저는 작가의 의도한바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더라구요. 우리의 여주인공을 부각시키기 위해서 말이죠. ㅎㅎ

단발머리 2022-12-04 08:30   좋아요 2 | URL
바람돌이님! 꼬마요정님!

제인에어 관련해 제가 페이퍼 쓰면서 이 페이퍼와 댓글을 언급했습니다. 혹 불편한 사항이 있으시면 언제든 알려주시어요^^

바람돌이 2022-12-04 16:26   좋아요 2 | URL
방금 가서 읽고 왔어요. 불편한게 왜 있을까요? 단발머리님 글에 지금 감동하고 왔습니다. ^^

꼬마요정 2022-12-04 17:57   좋아요 1 | URL
저도요!!! 오히려 훌륭한 글에 언급되어서 영광입니다!! 가문의 영광이에요!!!^^

꼬마요정 2022-12-04 18:33   좋아요 1 | URL
엇 바람돌이님!! 제가 댓글을 달았는데 댓글이 없네요??? 등록을 안 눌렀나봐요ㅜㅜ 바람돌이님 말씀처럼 언급이 적어서 사실 버사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모르는 게 맞는 듯 해요. 그래서 진 리스가 상상력을 발휘해서 글을 쓰고.. 또 심지어 로체스터는 남주라기에는 나중에 불구에 빈털터리… 제인을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라고 하신 말씀에 공감해요 ㅎㅎ 근데 제가 확실히 편견이라고 하나요, 세뇌됐다고 해야 할까요. 제인이 고생할 것만 같아요ㅜㅜ 반대로 돈 많은 남주가 불구의 여주랑 결혼하면 남주가 그렇게 고생할 거 같지 않잖아요? 근데 왜 반대는 제인이 고생할 것 같죠? 돌봄이 여성만 하는 것도 아닌데!!! 그래서 자꾸 로체스터가 더 싫어지나 봅니다.

바람돌이 2022-12-04 20:36   좋아요 1 | URL
로체스터는 확실히 로맨스 소설의 남주인공으로는 격이 떨어진달까? 그런데 저는 지금 생각하면 그것도 우리 샬럿언니의 안배가 아니었을까 싶어요. 저 지금 빌레뜨보는데 와 이 언니 진짜 대단하다를 입에 달게 되네요.
앗 그리고 로체스터 빈털털이는 아녜요 집은 불탔지만 수입은 다 영지에서 나오는거니까 그 수입 모아서 집은 다시 지으면 되고요. ㅎㅎ 물론 제인이 손잡고 다니면서 돌봐야 하긴 하겠지만..... ^^

꼬마요정 2022-12-04 20:40   좋아요 1 | URL
ㅋㅋ 완전 빈털털이는 아니긴 하네요. 다행이에요. 우리 제인 고생 좀 덜해야죠. 빌레뜨 땡투 드렸습니다!! 책 주문했어요 바람돌이님 덕분이에요^^

바람돌이 2022-12-04 20:44   좋아요 1 | URL
앗 꼬마요정님
이거 미리 말씀드려야 하는데 빌레뜨는 제인에어처럼 재밌지는 않아요. 어 너무 지루한거 아냐 이러면서 보는데 대신에 굉장히 독특하달까? 뭔가 제인오스틴과 합체한 느낌이랄까 그런게 있어서 저는 지금 와 좋다 하면서 보고있거든요. ^^

꼬마요정 2022-12-04 20:55   좋아요 1 | URL
좋은 책일 것 같아요!! 정 못 읽으면 중고로 팔죠 뭐 ㅎㅎ 하지만 다들 좋아하시는 거 보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책읽는나무 2022-11-30 23:4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ㅋㅋㅋ사이다 맛 버전의 리뷰네요.
시원시원 합니다.^^
제인 에어가 집을 뛰쳐 나와 길바닥에서 객사할 뻔 할 정도로 고생하잖아요. 그 부분이 <천로역정> 이랑 비슷한 것인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까 수하님이 천로역정이랑 제인 에어 부분이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하시더군요.
버사 부모님은 백인인 듯한데 인도 였던가? 암튼 제3 세계에서 살고 있는 그 자체를 로체스터가 혐오하는 듯 했던 것 같아요. 버사 집안은 돈이 엄청 많은 것 같았어요. 돈은 많은데 집안이 볼품 없는? 그래서 더욱 버사 어머니의 조현병 유전을 걸고 넘어졌던 듯도 하구요. 아, 그리고 샬롯 브론테 작가가 영국 국민 우월주의에 좀 빠져있지 않나? 그런 생각도 조금 했었어요. 프랑스 국민들 미개하다고 영국 자국민이 가장 우수하다는 식의 문장을 언뜻 본 기억이 있어서..그래서 차별 운운하는 것인가? 생각도 했었구요. 제3암튼 그리 생각하고 읽어서인지? 샬롯 브론테 작가의 생각들이 조금은 거만해 보인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빌레뜨를 중간까지 읽어 보면 아닌 것도 같고??? 그래서 제가 잘못 해석하고 읽었나? 생각도 했구요.
다른 소설보다 확실히 강렬하게 기억에도 많이 남았고, 샬롯 브론테 작가에 대해서도 살짝 물음표가 생기기도 하네요.
그리고 제인 에어가 진정 로맨스물이라고 하신 말씀에 저도 인정입니다.
덕분에 재미나게 잘 읽고 갑니다^^

바람돌이 2022-12-01 13:28   좋아요 2 | URL
앗 그런가요? 전 천로역정은 안 읽었고, 앞으로도 읽을 계획이 없어서 비교는 안될테니 나중에 수하님 글 가서 찾아봐야겠네요. ^^ 버사는 이 책에서는 자메이카 출신으로 나와요. 버사의 어머니가 아메리카의 서인도제도 출신으로 그려지고요. 어차피 자메이카가 서인도 제도의 섬 중에 하나인데 작가가 이걸 굳이 구별한 이유는 뭐 따로 있는것 같지는 않고 크게 신경쓰지 않은듯 하더라구요. ㅎㅎ
저도 보면서 영국인에 대한 자부심 이런 부분들을 읽었는데 저는 읽으면서 이걸 그저 당대의 영국인들의 분위기나 생각 정도로 읽었어요. 제인이 세계 인류애를 말하거나 아메리카 대륙 사람들에 대한 인권 이런걸 얘기하는건 좀 뜬금없잖아요? 그러면 이 소설이 로맨스 소설이 아니라 계몽소설이 되어 버릴듯요. ㅎㅎ
어쨌든 저는 제인에어 참 재밌게 읽었습니다. 오랫만에 로맨스를 읽는데 역시 로맨스는 그만의 맛이 있더라구요. 그리고 제인이 진짜 멋졌어요. ^^

다락방 2022-12-01 07: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제인 에어를 바람돌이 님이 읽으신 이 민음사 버전으로 오래전에 읽어서 재미있다 정도로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이 리뷰를 읽으니 진 리스가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를 쓸 수 밖에 없었겠구나, 싶어졌어요. 위에 꼬마요정 님의 댓글이 너무 좋고 도움이 되는데,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 를 읽을 당시 제 기억에는 버사 부인은 원주민들에게도 그리고 로체스터 에게도 무시 당하고 재산도 뺏기거든요. 그것이 인종 때문이었든 주변에 도울 사람이 없기 때문이었든 혹은 그저 여성이기 때문이었든 어떤 지점에서든 약자였다는 인식을 저는 가지고 있어요.
저는 다락방의 미친 여자 읽으면서 실낙원과 빌레뜨만 읽어야지 했는데 제인 에어도 다시 읽어야겠네요. 바람돌이 님의 리뷰로 다시 만난 제인 에어 왜이렇게 재미있나요..

바람돌이 2022-12-01 13:32   좋아요 1 | URL
어제 유튜브 들으면서 스페인 종교재판소가 진짜 악명으로 유명하거든요. 수많은 여성들을 마녀로 몰아 화형시켰는데 그 여성 중에서 가장 타깃이 되었던 여성들이 부유한 미망인이나 상속녀였다는거예요. 그걸 듣고 진짜 깜짝 놀랐어요. 거기까지는 생각을 못했었거든요. 재산이 많은 여성은 쉽게 마녀로 몰아 화형시켜버리고 그 재산을 교회와 종교재판소가 강탈해갔다는거죠.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를 아직 읽지 않았지만 아마도 버사가 재산을 다 빼앗긴다면 가장 큰 이유는 그녀가 여성이기 때문일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하여튼 이 책도 빨리 읽고 싶어요. ^^
빌레뜨는 지금 읽고 있는데 제인과는 전혀 다른 여성주인공이 등장해서 흥미진진하게 읽고 있네요. ^^

바람돌이 2022-12-01 17:16   좋아요 1 | URL
앗 그리고 혹시 다시 보신다면 저는 민음사판 말고 다른 번역으로 한번 읽어보시라고 하고싶어요. 이 책 번역이 한번씩 문장이 탁탁 막히고 그리고 한번씩 아주 오래된 고어나 옛체 말들이 등장하는데 좀 뜸금없으면서 책읽는 리듬을 팍 깨더라구요. ㅎㅎ 어떤 출판사 번역이 제일 좋은지를 추천할수 없음은 안타깝네요. ㅠㅠ

단발머리 2022-12-02 08: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무 좋네요, 바람돌이님! 이 페이퍼 올리시자마자 한 번 읽고 이 아침에 한 번 더 읽습니다. 제인에어를 읽은 분이라면,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분이라면 바람돌이님 이 페이퍼가 큰 도움이 될 거 같아요.
댓글맛집이라 여러분들의 댓글도 좋은 공부가 되네요. 저도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은데 얼른 정리해 봐야겠습니다^^

바람돌이 2022-12-02 15:22   좋아요 0 | URL
아닛 두번씩이나 읽어주시다니 너무 좋아서 막 큰 절하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
저는 지금은 샬럿 브론테의 빌레뜨를 읽고 있는데 이 소설 주인공 진짜 특이해요. 루시 스노우라는 너무 달콤한 이름의 여주인공인데 전혀 달콤하지 않은 이 여주인공을 어떻게 봐야 할지..... ^^ 제인에어와는 너무 다른 분위기와 다른 이야기라서 아 진짜 샬럿이 왜 쓸데없이 결혼해서 아이낳다가 죽어야 했는지 막 억울해지네요. 오래 오래 독신으로 살면서 작품 좀 많이 남겨주지 하면서 말이죠. ㅠ.ㅠ

햇살과함께 2022-12-10 0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에게도 로체스터씨는 말못할 아픔을 간직한 중후한 남주 이미지 인데, 아닌가보네요? 호색한이었나요?
다미여에도 다른 여성와의 관계도 언급되어 있더라고요.
12월 바람돌이님과 단발머리님 덕분에 제인 에어 바람이 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