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봄인가봐요.
저는 목련이 피어도 매화가 피어도 그래도 아직은 겨울인듯싶은데,
개나리, 진달래, 벚꽃이 피면 아 봄이구나 하네요.
일년 중 저희 집 베란다가 가장 아름다운 때입니다.
이제 창너머로 벚꽃이 피기 시작했어요.
바람은 아직 찬데도 꽃은 하루가 다르게 피네요.
더 예쁘게 찍으려면 현관문을 열고 내려가봐야 할텐데 몸의 게으름으로 눈으로만 보고 있습니다. ㅎㅎ
봄이구나 하니까 얼마전 북플 시요일에 올라왔던 시가 생각나요.
뭔가 가슴 한쪽을 확 땡겨서 아 좋구나 했었거든요.
혹시 못보신 분들 같이 읽어요.
오랫만에 장바구니에 시집을 넣어두고 다음 주문 때 같이 사야지 하고 흐뭇해하고 있습니다. ^^
아무 다짐도 하지 않기로 해요. 유병록
우리
이번 봄에는 비장해지지 않기로 해요
처음도 아니잖아요
아무 다짐도 하지 말아요
서랍을 열면
거기 얼마나 많은 다짐이 들어 있겠어요
목표를 세우지 않기로 해요
앞날에 대해 침묵해요
작은 약속도 하지 말아요
겨울이 와도
우리가 무엇을 이루었는지 돌아보지 않기로 해요
봄을 반성하지 않기로 해요
봄이에요
내가 그저 당신을 바라보는 봄
금방 흘러가고 말 봄
당신이 그저 나를 바라보는 봄
짧디짧은 봄
우리 그저 바라보기로 해요
그뿐이라면
이번 봄이 나쁘지는 않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