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가 정말 이런 날이 있을 줄이야....

인근의 학교에서 대거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고, 연쇄적으로 그 학교에 다니는 형, 오빠를 둔 또는 같은 학원을 다니는 우리학교 아이들이 줄줄이 코로나 검사를 받으러 가는 상황.

다행히 우리학교에서는 확진자가 안나왓지만, 바로 100m 떨어진 학교에서 또 확진자가 나오고.....

 

어쨌든 학교는 수능을 앞두고 전면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 게다가 상황이 심각한지라 교사도 2분의 1만 등교하라고 한다.

덕분에 때아닌 재택근무란걸 하게 됐다.

학교는 태풍같은 자연재해로 휴업령이 내려도 교사는 출근한다. 학교를 지켜야 하니까...(태풍에 학교가 쓸려갈 위기에 처할때는 내 몸무게로 학교를 누르고 있어야 한다.. ㅎㅎ)
어쨌든 온라인 기반이 모두 구축되어 있는 관계로 집에서 온라인 실시간 수업을 해야하게 생겼다.

그런데 이게 나만이 아니라는게 문제.

 

 

당일 우리집 풍경

딸 1, 2는 자기들 방에서 문닫고 온라인 실시간 수업 중 - 각자 PC와 태블릿을 끼고 이어폰 끼고 수업을 듣는지 멍을 때리는지는 알 수 없지만 하여튼.... 얘들아 엄마도 수업중이니까 함부로 밖에 나오면 안된다고 엄포!!!

 

남편 역시 수능을 앞두고 재택근무, 실시간 온라인 수업 중 - 수능때문에  위험을 줄이고자 재택근무다. 작은 방에 콕박혀 문 꼭닫고 수업을 하는데도 어찌나 목소리가 큰지 다 들린다. 시끄러워서 짜증난다.

 

나 역시 실시간 온라인 수업 중 - 와이파이가 잘 잡혀야 하므로 결국 부엌 식탁에서.... 나는 왜 부엌을 벗어나지 못하는가?

심지어 지금 아이들 진학상담기간이라 끊임없이 울리는 전화통도 하루종일 붙잡고 있어야 한다.

오늘 수업시간이 모두 붙어 있어 점심시간이 확보가 안됨.

중간에 화장실가러 나온 딸한테 전기밥솥에 밥좀 앉히라고 시켰다.

4교시 수업 중간에 우리집 밥솥이 아주 큰 소리로 "쿠쿠가 고압력 밥을 완성하였습니다. 쿠쿠하세요~~~ 쿠쿠~~~ "노래를 부르며 칙칙거린다. 수업하던 애들은 웃고 난리....

우리집은 밥솥까지 스마트하다.

 

점심시간에 모든 가족이 거실에서 도킹.

남편한테 자기 목소리 너무 커서 다 들린다고 툴툴거리니 딸이 엄마도 똑같거든이란다. ㅠ.ㅠ

바로 기죽어서 점심 준비. 바람같이 유부초밥 대충 싸서 먹고 또 오후 수업이다.

 

집안은 온갖 전자기기로 스마트한데 근무환경은 너무 후지다.

출근하면 밥은 주는데 말이다. ㅠ.ㅠ

내일부터는 출근한다. 재택근무 하나도 스마트하지 않다.

딱하나 좋은거 - 퇴근에 걸리는 시간이 1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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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0-12-06 18: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같은 브랜드의 밥솥이라서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쿠쿠하세요, 쿠쿠!가 음성지원되네요.
온가족 온라인 수업에는 이런 어려움이 있군요. 출근을 축하드려야 할지 어째야할지 모르겠네요.
얼른 코로나 나아지기를 바래봅니다.

바람돌이 2020-12-07 00:32   좋아요 0 | URL
노동강도가 출근이 낫네요. ㅎㅎ 내일부터는 다시 출근입니다.
코로나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이었는데 지금은 바로 옆에서 환자가 속출하고 우리 학교 아이들 중에서도 자가격리자가 나오고 하다보니 갑자기 현실감이 훅 드네요. 단발머리님도 저도 이 어려운 시기를 무사히 지나가기를 기원합니다. ^^

수이 2020-12-06 19: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코로나 꺼져!!! 힘내요!! 바람돌이님!

바람돌이 2020-12-07 00:3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우리 다 힘내서 이 어려운 시기를 넘겨보자고요. ^^

stella.K 2020-12-06 20: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무슨 말씀인가 했더니.ㅋㅋㅋㅋ
진짜 스마트하긴 하네요.
20세기만 하더라도 앞으로는 학교에 안 가고 집에서 수업을 듣는
시대가 도래할거라고 했을 때 저 같은 사람은 긴가민가 했었죠.
그렇게 되면 너무 좋겠지만. 전 아침에 학교가는 게 정말 괴로웠든요.
그런데 그게 이번 코로나로 증명된 셈인데 별로 좋다는 느낌은 못 받겠더군요.
역시 사람은 웬수니 구수니해도 뭐든 대면으로 해야지 비대면은 정말 할 수 없어 하는 거지
할게 못되요. 2.5단계로 격상했는데 출근이 가능할실지 모르겠습니다.
가능하다면 축하할 일 아닐까요?^^

바람돌이 2020-12-07 00:37   좋아요 1 | URL
저도 실제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면서 온라인 수업에 대한 회의를 정말 많이 느낍니다. 교사들끼리 하는 얘기 중에 이건 뭐 애들 보고 게임방에서 수업하라는거 하고 똑같지 뭐냐고 해요. ㅎㅎ 실시간 수업중에 카메라 켜고 있는데도 게임하는 애들 있어요. 아니 많아요. ㅎㅎ 제일 힘든건 아이들이 코로나 우울증이라고 하죠. 실제로 아이들 인간관계가 많이 피폐해지고 친구관계 형성이 어려운게 눈에 보여요. 거기다 엄마들의 우울증까지...
내일부터는 하늘이 두쪽나지 않는한 출근입니다. 아이들은 전면 온라인수업이지만 3학년 원서작성기간이라 출근해서 아이들 개별적으로 불러서 상담하고 원서쓰고 해야 해요. 전화로만 상담하는건 정말.... 요 몇주동안 텔레마케팅 직원인 느낌이었어요. ^^

scott 2020-12-06 20: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희 팀원 전체 코로나 검사 받고 (확진자 1명) 같은 층에 근무하는 150명 검사 받고 지금 결과 대기중이에요. 저는 다행히 다른곳에 있어서 였지만 코로나 걸리신 팀원 가족 전체 너무 아파서 고통스러워서 회사 전화 문자에 답하기도 힘들데요 바람돌이님 힘내세요

바람돌이 2020-12-07 00:39   좋아요 1 | URL
아 이런 scott님 주변에서도 다들 어려운 시간을 보내셨군요. 확진자 1명만 생겨도 수백명이 연달아 관련자가 되니 정말 무섭죠. 코로나걸리신 팀원분 무사히 쾌차하시길 기원합니다. 더불어 주변분들에게 더 확산되지 않고 이 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기도요.

라로 2020-12-07 03: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웃으면 안 되는데 너무 재밌어요. 저도 쿠쿠가 밥 다 되면 같은 얘기 해줘요. 처음 저희 집에 온 외국인이 놀라하던 생각이 나네요. ㅎㅎㅎㅎㅎ 근데 저희 집도 만만찮은 환경이에요. 남편은 이리저리 들고 피해 다닐 수 있는 아주 작은 책상을 (언제 인증샷 올릴까요?😂😂😂) 준비해서 시끄러운 곳을 피해가며 수업하고요, 😅막내는 제 아이패드 가져가서 하느라 전자책 요즘 읽지도 못하고요, 아무튼, 코로나 종식까지 우리 잘 버텨요!!! 화이팅!!!

바람돌이 2020-12-07 23:21   좋아요 0 | URL
한국인이 있는 곳이면 저 압력밥솥류는 다 있죠. 굳이 말로 안해줘도 밥되는거 아는되 왜 저 기능을 넣는지 알다가도 모르겠어요. 시끄러워요. ㅎㅎ 집집마다 정말 난리죠. 아이가 둘만 되도 좀 나은데 셋쯤 되는 집이면 컴 하나 태블릿 하나로 안되는 집 많아요. 그래서 학교에서 태블릿을 대여하기도 했는데 한계가 있더라구요. ㅎㅎ 아 전 재택은 이제 정말 싫어요. 학교 가서 주는 밥 먹는데 좋더라구요. 저희 학교 급식 정말 끝내주거든요. ㅎㅎ

mini74 2020-12-07 11: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남일같지 않아요 ㅠㅠ 줌수업도 어렵고. 장비가 문제야라고 했는데 사실은 제가 문제 ㅠㅠ 따라가기도 힘들고. 아이들은 반백수에 폐인 분위기ㅋㅋㅋ 친구는 애들을 늦게 봐서 아직 초딩 중딩 , 한 놈은 저 방에서 단소. 한 놈은 노래부르고 난리도 난리도 ㅎㅎ 다들 아프지 마시고 조금만 더 힘내요!

바람돌이 2020-12-07 23:23   좋아요 1 | URL
옆에서 봐도 음악선생님들 온라인 수업 정말 미칠려고 하더라구요. 종이로 건반 만들게 해서 일일이 보기도 하고... 근데 요즘 드는 생각이 부모님들의 정신건강을 위해서 학교는 절대 없어지지 않을것 같더라구요. ㅎㅎ 근데 그건 애들도 마찬가지예요. 잔소리하는 부모로부터 좀 떨어져 있어야 가족간의 애정전선에 이상이 없을듯해요. ㅎㅎ

stella.K 2020-12-07 18: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웅, 바람돌이님 그러고 보니 제가 어제 철없는 댓글을 단 것 같습니다.
연일 확진자가 6백명이 넘어가는 상황에서 조심하시라는 말씀대신
저런 댓글을 달다닛!ㅠㅠ
전 그저 집콕을 벗어나도 부족할 판에 더 있어야 하는 상황이 넘 답답하여
어떤 이유로든 집을 벗어날 수 있다는 게 어딘가 싶어서리...

근데 바람돌이님 교사시군요.
전에 출판사에 다니시는 숨은아이님이라고 계셨는데
전 그분과 바람님과 헷갈리더라구요. 아마도 그래서 더 더욱...ㅠ
아이들과 대면으로 진학상담 하셔야 한다니 대략난감이시겠어요.
그저 무탈하시기 바랄뿐입니다.

바람돌이 2020-12-07 23:25   좋아요 1 | URL
스텔라님 말씀의 뜻은 잘 알아들었는걸요. ㅎㅎ 숨은아이님은 저도 기억나네요. 잘 지내고 계시겠죠? 오늘 하루 출근해서 스펙터클하게 보내고 왔습니다. 정신없이 원서 쓰고 온갖 고등학교랑 통화하고 애들 분류하고, 학교 조정하고...... 너무 바빠서 난감할 틈이 없었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