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호 문학과 사회에 실린 백가흠 단편 <흰 개와 함께하는 아침>. 이 단편에는 데이빗 핀처를 떠올리게 하는, 영화적 구성이 있다. 백가흠 소설이 추구하는 완전한 구성, 끝날 때 치밀하고 서늘한 기운은 첫 소설집에서 보여주던 것을 그대로 유지한다(기복이 있긴 하지만). 데이빗 핀처의 <나를 찾아줘>와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여겨지는 건, `재앙처럼 들이닥치는 여자`가 서사의 중심인 점에서 그렇다. 끝내 도달하게 되는 물음도 비슷하다. 진짜 악인은 누구인가. 재앙처럼 들이닥치는 여자인가. 아니면 그 재앙을 끌어들여야 살아갈 수 있는 남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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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5-04-01 12: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로 백가흠 기복이 심하다고 느껴집니다. 첫 소설집에 좋았는데 아, 두 번째 소설집은 영 아니더군요. 그래서 항상 두 평가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게 됩니다. 이번 단편은 좋으ㅏㄱㄴ보군요

김토끼 2015-04-03 10:55   좋아요 1 | URL
두번째 소설집부터는 안 읽고 문예지에서 틈틈이 봤었어요 저도 그 무렵에 이 작가는 좋은 건 정말 좋지만 부실한 단편들도 있어서 기복이 있는 작가구나, 하고 느끼게 된 것 같아요. 하지만 백가흠 소설이 독보적인 부분은 있죠. 폭풍전야처럼 시작해서 결말에서 광풍을 몰아치게 하는 구성을 이만큼 깨끗하게 해내는 한국작가도 없는 듯 해요. 이번 소설은 약간 예상이 가능한 결말이지만, 읽는 재미가 쏠쏠한 작품입니다. 혹 보시게 되면 앞에 실린 김숨의 자라도 추천드려요. 시는 박상수 시인의 것이 좋았고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