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호 문학과 사회에 실린 백가흠 단편 <흰 개와 함께하는 아침>. 이 단편에는 데이빗 핀처를 떠올리게 하는, 영화적 구성이 있다. 백가흠 소설이 추구하는 완전한 구성, 끝날 때 치밀하고 서늘한 기운은 첫 소설집에서 보여주던 것을 그대로 유지한다(기복이 있긴 하지만). 데이빗 핀처의 <나를 찾아줘>와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여겨지는 건, `재앙처럼 들이닥치는 여자`가 서사의 중심인 점에서 그렇다. 끝내 도달하게 되는 물음도 비슷하다. 진짜 악인은 누구인가. 재앙처럼 들이닥치는 여자인가. 아니면 그 재앙을 끌어들여야 살아갈 수 있는 남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