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오름> 6호-놀이터가 찾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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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운동사랑방 
     주간 창간 2006년 4월 26일         
2006년 5월 31일 (수)
제 6 호
발행처 : 인권운동사랑방
편집인 : 배경내
TEL 02-741-5363 | FAX 02-741-5364 | 천.참 ID rights | humanrights@sarangbang.or.kr | http://www.sarangbang.or.kr

[인권교육, 날다] ‘5가지 은유의 비밀’을 풀어봐
소수자를 가두는 편견과 만나는 시간
이야기가 끝나자 지체장애를 가진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와 풍부한 은유에 탄성이 절로 터져 나온다.
[뛰어보자 폴짝] 나에게 특별한 사람
베트남에서 온 우리 엄마
작고 천천히, 그리고 용기 있게 말하는 사람. 그래서 내 동무들에게도 소개시켜주고 싶은 멋진 사람. 나에게 특별한 사람 이 사람 - 베트남에서 온, 우리 엄마야.
[내 말 좀 들어봐] “일어나! 우리가 바꿔야 해!”
‘학교 성역’ 허무는 위풍당당 청소년들
길들여져 가는 기계라든지 꼭두각시 인형이 아닙니다. 그런데 어째서 우리가 나중에 사회에 나가서 윗사람들의 말에 순응하는 법을 배워야 하는 겁니까?
[기획 - 청소년인권운동, 길을 묻다 ②] 민주화의 불꽃, 학교를 삼키다
87년 민주항쟁과 고등학생운동, 청소년인권운동의 뿌리
바로 옆 친구들과의 치열한 경쟁만을 강요했던 학교에 대한 저항의지는 그렇게 민주화의 열기와 맞물리면서 폭발적으로 터져 나왔다.
[기획 - 청소년인권운동, 길을 묻다 ②] 서울지역고등학생연합회 명동성당 농성 선언문
비민주적 교육제도 속에서 상실된 우리의 시간과 의지와 소망을 회복하고 진정한 주체로서의 입장을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기필코...
[연재 - 노숙당사자모임과 함께하는 주거인권학교 ⑨] 우리는 어디로…
‘인권선’에서 점점 더 멀어져가는 가난한 이들
뉴스들이 하나씩 발표될 때마다 기준선 아래에 있던 사람들은 점점 더 아래로 내려간 반면, 기준선 위에 있던 사람들은 점점 더 위로 올라가...
[송유나의 인권이야기] 준비된 ‘자발적 상납’
한미 FTA가 물,에너지 분야에 미칠 영향은?
전기, 가스, 수도를 팔아먹기 위한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시도는 현재 진행형이다. 2000년 12월 국회에서 통과된...
서울시장 후보들에게 묻다
노숙인의 노동권, 주거권을 확보할 적임자는?
현장에서의 차별을 없애기보다는 힘들더라도 참고 견디라는 말이다. 이 시장을 이어 서울시정을 맡겠다고 나선 시장후보들은 이 사업을 어떻게 평가할까?
[정정 알림] 지난 호 논평 실명 공개에 관해
‘피의자 인권 보호 원칙’에 따라 실명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옳았다는 자성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2006년05월31일 11:4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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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 넘어 연대합시다!

-116번째 세계노동절을 맞아-


오늘은 116번째 세계 노동절입니다. 미국 시카고 노동자들이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투쟁한지 벌써 116년이 지났지만, 노동자들의 현실은 그리 좋아진 것 같지 않습니다. 오늘이 노동자들을 위한 날인데도 많은 이주노동자들은 쉬지 못하고 공장에서 특근을, 야근을 해야 하는 상황만 보아도 그렇지요.


여러분, 이주노동자 법에 대해 아십니까?

노동자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고, 송출비리와 인권침해를 일으켜온 산업연수생제도는 15년간 계속되고 있고, 2004년 고용허가제라는 새로운 법이 시행되었지만 문제는 계속되고 있을 뿐입니다. 왜냐하면, 산업연수생제도도, 고용허가제도 이주노동자들이 사업장을 자유롭게 옮길 수 없고, 3년만 일하고 돌아가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일하다 문제가 생겨서 노동부를, 근로복지공단을 찾아가도 제대로 해결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은 최저임금만 지켜지면 되고, 산재나면 보상이나 받고 그러고 돌아가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7, 8년 일해서 경험도 많고, 일을 잘해도 우리는 왜 늘 최저임금만 받아야 합니까? 왜 우리에게는 월차도, 연차휴가도 주어지지 않는 것입니까? 게다가 이주노동자들 역시 비정규직 노동자입니다. 1년 계약직에, 사장에게 잘못보이면 바로 강제추방을 당하는 현실에 직면해 있습니다.


자본가들은, 사업주들은 계속해서 싼 임금을 주고 노동자들을 마음대로 부려먹으려고 합니다. 특정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은 모든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하락시키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따라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문제를 방관하는 것이 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과 노동조건을 위협하듯이, 계속해서 이주노동자들의 저임금과 차별대우를 받아들이게 되면, 그것이 결국 한국인 노동자들을 위협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기에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넘어,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넘어, 또한 국적과 국경을 넘어 지켜져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만국의 노동자가 단결해야 하는 것은 이제 이상이 아니라 현실이 되었습니다.

여러분, 이주노동자들의 노동권과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해 함께해 주십시오.

우리도 한국인노동자뿐만 아니라 모든 노동자들의 권리를 위해 함께 싸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노동절 집회에서의 방글라데시 샤골의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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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를 향한 한국의 ‘오만과 편견’
교수논평

2006년 05월 27일   고명철 광운대 이메일 보내기

지난 5월 20일 한낮, 서울의 대학로에서는 한 집회가 열렸다. 베트남에서 온 유학생, 노동자, 여성들이 모여 베트남 여성을 국제결혼이라는 미명 아래 상품화하는 반인권적 실상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고, 우리 정부와 사회를 향해 각성을 촉구하였다. 그 집회에 참석한 한 베트남 여성의 격앙된 육성이 이명(耳鳴)으로 남아 있다:

“한국인 여러분! 만일 일본이나 미국 구석구석에 ‘한국 처녀랑 결혼하세요. 장애인, 재혼, 노총각…’ 같은 광고가 있다면 어떤 생각이 들겠습니까? 사람은 사고 파는 물건이 아닙니다. 사람의 가치를 돈으로 상품화하지 마세요. 국제결혼 중계업체들은 베트남 여성들을 상품처럼 묘사하며 베트남의 이미지를 왜곡시키고 있습니다. 아내가 집안 일을 시키거나 성적 욕구만 충족시키는 도구인가요? 우리는 팔려온 노예가 아니랍니다. 더 이상 우리의 자존심을 짓밟지 마세요.”


국제결혼 중계업체들이 베트남 여성을 ‘성의 상품화’하고 심지어 ‘성의 노예화’하고 있다는 문제를 우리는 그동안 두루뭉실히 지나쳐왔다. 도심의 외곽 지역이나 시골에서 흔히 목도하게 되는, 국제결혼 중계업체들의 무분별한 상식 이하의 반인권적 상업 문구를 그저 또다른 상품 광고의 하나로만 지나쳐왔다. 자본주의의 숱한 상품이 사고팔리는 시장의 한 풍경으로만 심드렁히 지나쳐왔다. 무서운 일이다. 어느새 우리 사회는 시장 만능주의에 붙잡혀 있어, ‘돈’이면 시장에서 무엇이든지 거래할 수 있다는, ‘돈’을 향한 숭배를 넘어, ‘돈’의 노예화를 스스로 자처하고 있다. 게다가 ‘돈’의 권력화가 풍기는 마력에 합리적 이성이 마비돼 있다.


사실, 이번 집회의 발단은 ‘베트남 처녀들, 희망의 땅 코리아로’라는 2006년 4월 21일자 호치민발 ‘조선일보’의 기사로 촉발된 것이다. 베트남에서는 이른바 ‘4 · 21 조선일보 사태’로 규정하면서 ‘조선일보’의 기사가 베트남 여성들뿐만 아니라 베트남 사람들 모두에게 심한 굴욕감을 안겨다준 데 대해 분노하고 있다. 그 기사는 국제결혼 중계업체들의 베트남 여성에 대해 갖는 배타적 시선을 드러내고 있는바, 아무리 사실 위주의 서술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그 기사의 밑자리에 자리하고 있는 것은 베트남 여성에 대한 ‘오만과 편견’을 간과할 수 없다.

그 기사는 베트남 여성을 베트남의 경제적 궁핍에서 벗어나고자 코리아 드림에 매달리는, 속물화된 여성으로 읽히기를 은연중 유도한다. 베트남 여성에 대한 ‘조선일보’의 인권적 시각은 조금이라도 찾아볼 수 없다. 더욱이 이러한 국제결혼 중계업체의 어처구니 없는 행태에 대한 비판적 성찰의 시각 역시 찾아볼 수 없다. 그저 보여지고 있는 것은 베트남 여성을 상대로 한 국제결혼 중계업체들의 상행위의 선정적 풍경일 뿐이다. 과연, ‘조선일보’는 이 기사를 버젓이 게재함으로써 어떠한 보도 효과를 노렸던 것일까. 아직도 이러저러한 이유로 결혼을 하지 못하거나 결혼 생활에 실패한 한국 남자들에게 실망하지 말고 국제결혼 중계업체의 도움을 받아 일정한 비용을 지불하고, 베트남 여성과 손쉽게 결혼할 수 있다는 정보를 제공해주기 위해서인가. 아니면, 베트남에서 국제결혼 중계업체들의 활약상(?)을 고취하기 위해서인가. 그것도 아니면, 베트남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코리아 드림을 보여주기 위해서인가.


어떻게 보면, 이번 사건은 ‘조선일보’를 포함하여, 우리 모두에게 반성적 성찰의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 우선, ‘돈’이면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천박한 인식에 대해 다시 한 번 뼈저린 반성을 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아시아에 대한 생각을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이번 사건은 겉으로 볼 때, 베트남 여성에 대한 국제결혼 중계업체의 반인권적 작태에 대한 각성을 한국 정부에게 직접적으로 촉구한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듯, 경제적 약자라고 판단되는 아시아의 존재를 깔보는, 한국의 ‘오만과 편견’을 향한 아시아의 준엄한 비판이 놓여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아시아의 존재와 가치가 중요하게 인식되는 시기다. 베트남만 하더라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지 않는가. 세계 초강국인 미국과의 전쟁에서 베트남은 승리한 저력을 갖고 있다. 비록 우리보다 경제적 약자의 입장에 있지만, 베트남은 우리가 갖고 있지 못한, 우리가 존중해야 할 아시아의 소중한 가치를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망각해서 안 된다.


이번 ‘조선일보’의 보도 파문을 계기로, 우리는 베트남을 비롯한 아시아를 향해 좀더 성숙한 태도를 지녀야 할 것이다. 아시아는 우리와 함께 아시아의 가치를 공유해야 할 이웃이자 친구다. 여기서 베트남어의 ‘떰 로옴’, 즉 ‘마음가짐’의 참뜻을 되새겨보면 어떨까.

“뭐 별것 아냐. 친구를 만나면, 먼저 어떻게 하면 이 친구와 즐겁게 지낼 것인가를 생각하는 마음가짐, 함께 지낼 때는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 헤어질 때 더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지를 생각하는, 뭐 그런 마음가짐…….”(방현석의 단편소설 ‘존재의 형식’ 중에서)

고명철/광운대·문학비평


©2006 Kyosu.net
Updated: 2006-05-27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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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뛰어나가지 않아요

이주노동자가 본 월드컵…2002년의 뜨거움 뒤엔 단속의 거센 폭풍우가… 함께 환호성을 질렀지만 어느샌가 나는 이 사회에 있어선 안 될 사람

▣ 미노드목탄 네팔 출신 이주노동자·스톱크랙다운밴드 멤버


꿈이었을까? 온 나라를 뜨겁게 달궜던 2002년 월드컵. 하나가 되는 데는 어른과 아이, 여성과 남성, 한국인과 이주노동자 사이에 아무런 벽이 없었다. 붉은 티셔츠 한 장만 입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었고, 누구도 소외되지 않았다. 아무런 편견도 차별도 없었다. 우리 이주노동자들은 미등록(불법 체류)의 신분도 잊은 채 한국인들과 함께 환호하고 기뻐했다. 참으로 소름 끼치도록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그러나 계절이 바뀌고 시간이 흘러가면서 더 이상 뜨거움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아니 우리 이주노동자들에게는 뜨거움은커녕 차고 거센 폭풍우가 몰아닥쳤다.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매몰차게 변해버린 한국 사회를 향해 우리 이주노동자들은 멈칫멈칫 손을 뻗어보지만 한국은 응원의 손을 맞잡는 대신 그 손목에 뎅그렁 수갑을 채우고 강제 추방을 명했다.

중국동포 합법화 소식을 들으며

한국 사회는 인정하고 싶지 않을지 모른다. 나와 같은 이주노동자의 존재를, 특히 미등록 노동자의 존재를 말이다. 그러나 많은 이주노동자, 미등록 노동자들이 한국 사회의 생산을 책임지고 있지 않은가. 한국인들은 이주노동자가 만든 물건을 쓰고, 이주노동자가 지은 아파트에 살고, 이주노동자가 만든 자동차를 타고 다니면서도 그 사실을 잘 모른다. 아니 애써 모른 척하는지도 모르겠다. 이주노동자의 노동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인정한다면, 한국 경제 발전의 밑거름이 되어왔던 우리 이주노동자들의 존재를 눈곱만큼이라도 인정한다면 차마 지금과 같은 매서운 단속과 강제 추방은 하지 못했을 테니 말이다.


어느 날 문득, 광화문 거리를 지나다가 나는 온몸을 쥐고 흔드는 외로움에 지독한 한기를 느꼈다. 그곳은 한국인들과 함께 즐거운 환호성을 질렀던 곳이다. 그러나 나는 어느샌지 모르게 한국인과 분리되었고, 이 사회에 있어서는 안 될 사람이 되었다. 그 거리에서 나는 당장 떠나야 할 사람이었고, 끌려가 강제 추방당하는 것이 마땅한 사람이 되었다.

얼마 전 그동안 미등록으로 일해온 재외동포를 합법화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소식을 들으며 내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지난 월드컵 때 나와 함께 “대~한민국”을 외쳤던 중국인 김씨 아저씨와 영철씨였다. 한국인들은 그들을 중국동포라고 불렀다. 아, 그분들은 이제 떳떳하게 일하게 되었구나. 이제 두려움에 떨지 않고, 붙잡혀 강제 추방당하지도 않고 열심히 살 수 있겠구나. 축하해드려야겠다…. 그러나 이내 고개를 든 것은 야속함이었다. 그럼 나는? 그분들보다 더 오래 한국에서 일했고, 그분들 못지않게 열심히 일해온 나는 어찌되는 것인가? 단지 혈통이 다르다고, 피부색이 다르다고, 문화가 다르다고 이번에도 이렇게 합법화에서 배제되고 차별당하는구나. 대한민국은 정말 혈통을 벗어나 존중과 화합을 이야기할 수 없는 나라인가!

환호 속에 내가 설 곳은 없다

또다시 월드컵이 다가온다. 벌써부터 “대~한민국”이 울려퍼지고, 온 거리가 들썩인다. 그러나 나는 움츠린 어깨를 펼 수 없다. 이 힘찬 환호 속에 내가 설 곳은 없다. 대한민국에 속해 있으나 그 존재를 부정당하는 이주노동자, 미등록 노동자가 설 곳은 어디에도 없다. 어쩌면 이번 월드컵엔 지난번처럼 철없이 뛰어나가 함께 환호하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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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its 2006-05-27 0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퍼가요~^^

balmas 2006-05-27 0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예, 그러세요. :-)

비로그인 2006-05-27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도는 우리땅" 티를 입고 다니는 이주노동자를 보면 저는 그 옷이 마치 방탄복이나 보호색 같은 느낌이 들곤합니다. 우리는 "독도 우리 땅 아닌데요-" 그러면서 농담해요.^^;

balmas 2006-05-28 0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또 그런 재미있고도 씁쓸한 일이 있군요 ... ^^;
 

경향신문

 

[‘외국인法’ 제정] 단일민족 ‘덫’에 뒤늦은 제도정비

 

입력: 2006년 05월 26일 18:03:13

: 2 : 1
 
외국인정책의 공론화는 우리 사회가 숙제로 미뤄왔던 외국인 인권에 대한 본격적 문제제기다. 몇년새 외국인 근로자의 폭발적 유입과 여성결혼이민자 증가 등으로 인한 임금체불, 모성보호 등이 사회문제로 떠오르기 시작한 데 대한 정부 차원의 접근인 것이다. 자연히 외국인정책의 밑그림은 인권문제의 ‘글로벌 스탠더드’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배경과 과정=외국인 문제에 대한 종합적·제도적 정비는 한국이 이제 다인종·다문화 사회로 들어섰다는 현실적 고민이 출발점이다. 지난 4월말 현재 82만명(인구의 1.7%)의 외국인이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26일 외국인정책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우리나라 국민이 아닌 사람에 대해 인권을 존중하고 이를 확대하는 것은 역사적으로 진보”라며 “개방화시대에 여러 문화와 교류하고 통합하는 것은 세계 문명사의 흐름이고 국가 발전전략에도 맞다”고 말했다. 실제 노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이 문제를 고민해 왔다고 한다.

초점은 이들의 인권과 생활문제 등 법적 지위에 관한 것이다. 이 문제가 범정부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검토되는 것은 처음이다. 그 결과물이 이날 제정키로 한 외국인정책기본법, 즉 ‘재한외국인의 법적 지위와 처우에 관한 법률’(가칭)이다.

정부는 지난 1월부터 학계·시민단체·관계부처들이 참여하는 회의를 열었다. 특히 각 부처로 나뉜 업무를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외국인정책위원회’도 발족시켰다. 실무적으로는 법무부를 중심으로 하되 위원회는 각 부처간 조정역할을 맡게 된다.

◇주요 내용=외국인정책의 기본 대상은 크게 6가지다. ▲외국적 동포 ▲결혼이민자 및 외국인 여성과 자녀 ▲난민 ▲외국인 근로자 ▲불법체류 외국인 ▲한국 국민이다. 앞의 다섯가지 외국인들의 경우 인권과 권익 보호가 초점이고 마지막 ‘국민’의 경우 ‘다인종·다문화 사회’를 살아가는 국민의식 변화가 정책의 주내용이다.

이 중 핵심은 외국인 근로자와 불법체류 외국인, 여성결혼이민자들이다. 한국이 이제 더이상 인력 수출국이 아닌 인력 수입국으로 들어서면서 필연적인 결과물로 체불 등 인권침해 및 불이익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이를 해소하자는 것이다.

불법체류 외국인의 출국준비 기간을 90일로 늘리고 각 출입국사무소에 ‘인권담당관’을 지정, 인권의식을 강화키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들의 불안정한 신분을 악용해 임금을 주지 않거나 전세금을 떼이는 등의 피해가 빈발하면서 몽골 등 주요 인력 수출국들이 정부차원에서 해결을 요청해온 것이기도 하다.

여성결혼이민자나 외국인 여성의 경우 ‘모성보호’가 중심이다. 한국 국적이 없는 경우라도 미성년 자녀를 양육하는 경우 최저생계비, 의료서비스 제공 등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했다. 또 결혼이 깨질 경우 여성단체 확인서만으로 입증서류를 대체할 수 있도록 했다.

외국동포 대책은 전체 재외동포의 80~90%에 이르는 중국동포와 구소련 동포가 핵심이다. 방문취업제를 도입, 이들은 5년 동안 고국을 자유롭게 입출국하면서 취업할 수 있고 최장 3년까지 국내에 체류할 수 있게 된다. 사실상 재외동포 체류자격 부여의 전단계로 향후 ‘한민족 네트워크’까지를 염두에 둔 포석이다.

마지막으로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거나 교과서를 검토·분석해 지나친 단일민족주의나 인종차별적 요소를 수정키로 한 것은 국민의식 변화를 위한 것이다. 인종차별적 의미를 담고 있는 ‘혼혈인’ 용어를 국민 공모를 통해 바꾸고 ‘외국인의 날’을 지정하는 것도 우리 안의 ‘관용(톨레랑스)’ 문화를 끌어내기 위한 것이다.

〈김광호기자 lubof@kyunghyang.com〉
이 기사에 꽃을 던지시겠습니까? 돌을 던지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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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its 2006-05-27 0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것도요..^^

balmas 2006-05-27 0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옙~

비로그인 2006-05-27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이것두요 ㅋㅋ

balmas 2006-05-28 0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