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우천월고사문팔능형경(吳牛喘月故事文八稜形鏡)
강남에서 태어난 물소가 더운 것을 싫어하여 달을 보고는 태양인 줄 알고 또 더워질 것을 걱정하여 탄식했다는 고사가 있다. 헐떡거릴 천(喘)자를 써서 오우천월(吳牛喘月) 또는 무소나 코뿔소 서(犀)자를 써서 서우망월경(犀牛望月鏡)이라고 한다.
이 고사는 무엇인가를 지나치게 두려워하여 겁내는 것을 말하는데 진(晋)의 만분(滿奮)은 평소에 바람을 싫어하여 진(晋) 무제(武帝) 옆에 앉았다가 북창(北窓) 너머 바람을 보고 곤혹스러워 하자 황제(皇帝)가 웃으며 '吳牛喘月' 같다고 말한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꼭지(鈕)의 아래쪽에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는 물소( 海馬?) 가 있고 사방 파도가 굽이치는 가운데 물고기 머리가 삐죽 솟아있는 것이 보인다. 우측 상단쪽으로는 어룡(魚龍)이라고 해서 꼬리가 고기 형태의 용꼬리도 보이고 구름무늬가 있고 꼭지 상단에는 이제 막 태양처럼 보이는 달이 힘차게 떠오르고 있다.
동경의 가장자리(연부)는 팔능형이며 내구는 원형으로 되어 있다.

국립 박물관에도 '박가분자료관' 소장품과 같은 동경이 한 면(점) 보이는데 개성 부근에서 출토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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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수전각문경(龍樹殿閣文鏡)

이집트에서는 4,000년 전에 중국에서도 기원전 2,000년 경에 금속제 거울을 사용했다고 한다. 중국 동경의 기원은 청동제 동감(銅鑑)에서 찾고 있는데 감(鑑)은 큰 대야를 뜻하고 원래 대야에 물을 떠서 얼굴을 비춰 본 데서 나온 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청동기시대에 매우 정교하고 섬세하며 기하학적 무늬가 돋보이는 다뉴세문경(多?細文鏡)이 제작되었고, 중국의 한경(漢鏡)이 들어오면서 한경을 모방한 동경이 나타나고 뒤이어 당경(唐鏡) 계통의 동경도 나타나고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동경의 대부분은 고려시대에 다양하게 대량으로 만들어졌는데 중국에서 수입된 것, 도안(圖案)이나 의장(意匠)을 부분적으로 변화시키거나 본딴 방제경(倣製鏡), 중국거울의 틀을 떠서 다시 부어낸 재주경(再鑄鏡), 고려에서 직접 만든 것 등 매우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위의 '용수전각문경'은 중국이나 일본에서 알려진 것이 없는 고려동경의 대표적인 것으로, 경태(鏡胎)가 두껍고 큰 편이며 수량은 비교적 많은 편이다.
그 전체적인 도안을 보면 물속에서는 파도위로 승천하려는 듯 용이 꿈틀대고 무지개 모양의 다리위에는 시종 같은 이를 거느린 채 탑을 받쳐든 인물이 보인다. 건너편 쪽에는 세 사람의 인물이 보이는데 이 두 인물군 사이에는 불꽃무늬의 광배와 개구리로 보이는 동물이 있다.
선계(仙界)를 연상시키는 구름이 둘러싼 꼭지자리(?座) 왼편으로는 격자무늬 문살과 기와골이나 어룡형의 치미(?尾)가 선명하게 드러나 고려 건축 양식을 짐작케하고 있다.

이 용수전각문경은 여러 도록에 용수불각경(龍樹佛閣鏡), 용수전각경(龍樹殿閣鏡), 누각산수문경(樓閣山水文鏡) 등으로 일컬어지고 있으며 여러번 부어낸 탓인지 나뭇잎이나 인물상과 건물의 기와골 등이 많이 무디어지고 주연(周緣)에 테가 돌려진 종류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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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사무봉문팔화형경(蕭史舞鳳文八花形鏡)


동경의 형태는 보통 원형(圓形)이나 방형(方形)을 기본으로 능형(稜形), 화형(花形), 규화형(葵花形), 병경(柄鏡), 현경(縣鏡)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외 특수하게 구름이나 병, 종, 솥 모양의 변형된 모습도 보인다.
위 동경은 일제하 조선총독부에서 우리나라 고적과 유물을 조사하여 간행한 고적도보(古跡圖譜) 9권에 '소사무봉팔화경'으로 소개된 것으로서 소사(蕭史)는 중국 춘추시대의 도인(道人)이라고 한다. 원래 퉁소를 잘 불어 봉황의 울음소리를 냈다고 하는 고사가 밑바탕에 깔려 문양화된 것이다.

동경의 가장자리 형태는 여덟개의 꽃잎 모양으로 된 팔화형이다. 꼭지를 중심으로 왼편에 생황처럼 보이는 퉁소를 부는 소사가 있고 오른편 봉황은 퉁소소리에 심취한 듯 날개를 펴 춤추는 형상이다. 꼭지 위로는 상서로운 구름이 떠있고 좌우로 몇 개의 나무도 보인다.

춤추는 봉황 아래에는 사람의 머리인지 기암(奇岩)인지 모를 물체가 보이고 그 앞으로는 꽃봉오리 세 개가 머리를 치들고 있다. 외구에는 화문(花文)과 조문(鳥文)이 배열되어 있고 상단 구름문양 아래에는 빛 광(光)자 명문이 도드라지게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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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이지이십팔숙경(十二支二十八宿鏡)ㆍ외

별자리와 12지신상이 있는 동경




동경 문양의 상징성은 문양별로 인물고사문계(人物古事文系)가 있는가 하면 봉황앵무문계(鳳凰鸚鵡文系), 화조문경계(花鳥文鏡系), 용어문경계(龍魚文鏡系), 서수문경계(瑞獸文鏡系), 보화당초문경계(寶花唐草文鏡系), 문자경계(文字鏡系), 한경계(漢鏡系), 화경계(和鏡系)로 살펴 볼 수 있을 것 같다.
사진의 동경은 문자경계 거북 형상의 꼭지(紐)를 중심으로 청룡 백호 주작 현무로 여겨지는 사신(四神)이 있다. 두 번째 원에는 팔괘와 팔방위를 새기고 그 바깥에는 자(子,쥐) 축(丑,소) 인(寅,호랑이) 묘(卯,토끼) 진(辰,용) 사(巳,뱀) 오(午,말) 미(未,양) 신(申,원숭이) 유(酉,닭) 술(戌,개) 해(亥,돼지) 12가지 동물상이 새겨져 있다. 그다음에는 28수 별자리와 24절기를 전서체로 나타 내었다.
이 동경은 고대의 종교관과 문자 뿐만 아니라 천문 지식과 공학 기술까지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12지신상은 중국 은나라에서 비롯하여 우리나라 통일신라시대 능묘 호석(護石)에도 나타나는데 경주 괘릉이나 김유신묘에서도 볼 수 있다. 이 12지신상은 고려 왕릉으로 계승되고 형식적인 변화를 거쳐 고분벽화,불구,석관,동경 등으로 그 사용범위가 확대되어 조선시대까지 계속되는 것을 볼 수 있다.



팔괘문이 있는 또 하나의 동경은 처음 보았을 때 깜짝 놀랐다. 꼭지를 따라 돌아간 네 마리 사신 중 하단의 하나가 눈에 익어 자세히 보니 고구려 강서대묘 현실 북벽에 그려진 현무도와 똑 같았기 때문이다. 비록 부드럽고 율동적인 선조로서 처리되었으나, 머리를 뒤로 돌린 거북과 마주보고 물려고 하는 뱀이 어우러져 용맹스럽고 신령스런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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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문 병경(柄鏡) 외

손잡이가 있는 동경


외형상으로 동경은 원형(圓形)과 네모난 형태(方形)가 대부분이다. 보통은 꼭지(?)에 끈을 꿰어서 손에 쥐거나 거울걸이(鏡架)에 걸거나 처음부터 손잡이가 있거나 아니면 테두리위에 구멍 뚫린 꼭지를 달아 매거나 매달아 사용하였다.
구멍 뚫린 꼭지가 있는 동경을 현경(懸鏡)이라고 하는데 반해 손잡이가 있는 동경은 병경(柄鏡)이라고 하는데 손잡이를 들어 얼굴을 비추거나 앞 뒤로 마주 들어 뒷모습을 비춰보기도 했다.
사진상의 쌍용문 병경은 미관을 위한 섬세한 배려와 묘사가 지극하기 그지없다. 자루처럼 생긴 손잡이 부위에는 가을날의 청초한 풀꽃을 새겼으며, 둥그런 동경과 손잡이 이음매 좌우에는 우리 고가구의 귀받침처럼 한껏 멋을 부린 것을 알 수 있다.
안쪽 문양대에 해당되는 곳은 오목하게 처리하여 머리 뒷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한 듯 하며 바깥쪽에는 엇갈리게 쌍용을 배치하여 당장이라도 보배로운 구슬을 움켜쥐려는 역동적인 모습을 베풀었다.



또 하나의 손잡이 있는 동경은 한참을 고심하다가 점산화문(點散花文) 병경이라고 이름지어 보았다. 꼭지자리에 해당하는 부위에 조그만 원을 그리고 원 안에 손잡이를 기준으로 보았을 때 일부러 비스듬하게 사선을 그리고 사선의 사이 사이에는 여덟 개의 점을 찍었다. 원 바깥으로는 흩어진 점들이 대 여섯 개씩 모여 꽃이 피어나는 모습처럼 보이는데 단순한 가운데 자연스런 세련미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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