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는 아이패드로 알라딘을 탐색중이고, 한솔이는컴퓨터로 재미나라를 방문중.   

이 늦은 시간까지 두 여자는 왜 이러고있을까? 유치원 버스에서 내리던 한솔이얼굴에 잠이 가득했다. 피아노학원으로 바로 가야하는데, 도저히 안되겠다고 한다. 그래, 그럴 땐 쉬자. 뭐든 정신이 말짱하고 상쾌할 때 잘 되는 법이니까.. 피아노학원에 들러 한솔이 오늘 쉰다고 말하고 집으로 Go..  

오후 3시반, 약간 흐린 날씨도 우리의 낮잠을 부추긴다. 그러니 안자고 배길수가 없다. 7시가 되어서야 한솔아빠 들어오는 소리에 깨어 지금까지 둘다 말똥말똥한 눈으로 이르고 있다. 책도 읽고 피아노도 치고 짐베도 두드리고 노래도 부르고, 그림도 한참 그리고나니 이제 할건 없는데 잠은안와 하면서 둘다 인터넷을 헤매는 중이다. 내일은(아니, 오늘은) 쉬는 날이니까 그래도 괜찮을거야 위안삼으면서.  

아 그러고보니, 한솔아빠가 경마공원에 놀러가자고 했는데, 이 상태면 좀 어렵지 싶은데..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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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11-09-10 0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한솔이가 이 시간까지 안 자요? ^^

하양물감 2011-09-10 01:52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지금도 안자요. 2시전엔 꼭 재우리라...그러니 지금 저도 꺼야갰죠? ㅋㅋ

하늘바람 2011-09-10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솔이 피아노 배우는 군요 태은이도 배우고 싶어해요
피아노 학원 함 알아봐야겠어요
한솔이와 태은이 만나보면 좋으련만
오늘 경마공원 놀러가셨나요?
즐거운 추석되셔요

하양물감 2011-09-10 20:35   좋아요 0 | URL
작년에 계속 피아노배우고싶어했어요. 6살이 되면 배우게 해주겠다고 약속했지요. 그래서 올해 1월 3일에 등록하고 지금까지 다니네요. 너무너무 좋아해요^^

아침부터 비가 제법 많이 내렸어요. 그래서 경마공원에는 못갔네요.
하늘바람님도 즐거운 추석 되세요.
 

어제 책을 읽다가 든 생각. 외국어 몇 개나 할 줄 알아야할까?  

물론 내가 아니라 우리 한솔이 얘기다. 나는 기본적으로 3개 이상을 생각하고 있는데, 한솔아빠 생각은 조금 다른 듯하다. 마침 어제 읽은 책이 7개 국어를 한다는 아들을 둔 엄마의 이야기였기 때문에 평소의 내 생각을 이야기하고싶어졌다. 그래서 아침에 한솔아빠 출근하기 전에 몇 마디 나누었는데, 좀 생각이 달랐다. 

내가 할 줄 아는 외국어는, 할 줄 안다고 확실하게 할 수 있는 건 하나, 조금은 할 줄 안다고 하는 게 둘. 그러니 한솔이는 내가 할 줄 아는 이 세가지는 확실하게 했으면 좋겠고, 나아가 더 할 수 있다면 해도 좋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한솔아빠는 거기에 대해 회의적. 물론 한솔이가 과연 엄마의 뜻을 받아줄까? 초등학생만 되어도 엄마한테 반기를 들 것이다라는 의견이었는데.. 

내 전공은, 국어국문학이다. 국어와 관련 있는 것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을 전공으로 삼을 수 있는 행운이 따랐고, 그것으로 밥 벌어먹고 살었으니 좋아하는 것을 배우고 좋아하는 일을 한 셈이다. 그리고 육아의 원칙도 우리말을 잘하게 하는 것을 우선으로 했고, 다른 아이보다 언어감각이 좋다는 말도 듣는다. 여기서 좀더 나아가 외국어로 영역을 넓히는 과정중이다. 물론 우리 형편상, 사교육을 시킬 수 없고(또 겨우 6살짜리를 혹사시키긴 싫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홈스쿨링 중이다. 지금까지는 무리없이 잘 따라와주고 있다. 

언어감각이 좋은 아이에게 언어를 조금 더 확장시켜주고 싶은 마음이 욕심은 아니겠지? 그렇지만 이래저래 고민이 많아진다. 집 정리가 끝나는대로 한솔이 교육에 대한 그림을 다시 한번 그려보아야겠다. 한솔아빠와의 의견 차이도 줄여보고. 한솔이 의견도 들어봐야겠지?  

한솔이에게 나중에 무엇이 되고 싶은가를 물어보았는데, 4살땐 미용사, 5살땐 미용사와 유치원선생님, 6살인 지금은 미술선생님이나 화가가 되고싶다고 한다. 한솔이가 유일하게 다니는 학원이 피아노학원인데도 불구하고 피아노나, 음악은 한솔이가 즐겁게 즐기기 위한 것지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 미술선생님이나 화가가 되고 싶다는 한솔이의 말은 사실 의외였다. (그만큼 잘 하지도 못한다. ^^)  

피아노학원에서는 한솔이를 이렇게 평가한다. "악보를 보거나 정확한 음을 치기 위해 애쓰느라 어려워하지 않는다. 대신 피아노를 치면서 항상 노래를 부르거나 흥얼거리는 등 즐기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라고. 한솔이가 집에서 보여주는 면도 그러하다. 나는 피아노를 즐기는 한솔이가 대견하다. 그래서 피아노는 이변이 없는 한 쭉 가르칠 생각이다.  

내가 볼 때는 언어감각이 뛰어난 아이인데, 흥미있어하고 즐기는 것은 피아노나 음악이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은 미술선생님이나 화가란다. 한솔이가 자라는 과정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나는 기대가 된다. 딸사랑이 지나친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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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1-09-08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양물감님, 저도 국어국문학 전공이에요. 아직 배우고 있는 중이지만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밥 빌어먹는 거, 그것만 이루어도 좋을 것 같아요. 한솔이도 그렇게 스스로 선택하고 살아간다면 더 바랄 것이 없지 않을까요? ㅎㅎ 그나저나 외국어는... 저도 참 걱정이에요. 영어도 못하는데, 중국어며 스페인어며 영어 말고도 중요한 외국어들이 있더라구요. 으으으, 정작 내가 배우고 싶은건 프랑스어인데!! ㅠㅠ

하양물감 2011-09-10 00:31   좋아요 0 | URL
우와, 같은 전공이네요. 우리땐 국문과는 외국어 할줄 모르는걸로 유명했어요. ㅋㅋ 프랑스어라...10여년 전에 프랑스어배운다고 문화원을 들락거린적이 있어요. 부산에선 외국문화원도 거의 없어서 학원에서 취급안하는 언어는 배우기도 참 힘들어요,

2011-09-09 09: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10 00: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결혼 8년차. 아이는 6살. 내 나이는 마흔. 아, 나도 신혼처럼 살고싶다.  

냉장고 하나 바꾸는데도 기분이 이렇게 달라지는구나. 집이 넓어서 이것저것 옮기지않고도 냉장고 하나가 턱 하니 들어올 수 있었다면 이런 기분 안느꼈을수도 있겠다. 20년 넘은 작고 오래된 냉장고를 빼고 새 냉장고를 들아는데 거의 이사수준으로 옮기고 치우고..전쟁이다.  

이것저것 옮기다보니 새 텔레비전도 사고싶고, 도배도 하고 싶고, 서랍장도 사고 싶다. 한솔이는제방이라고 찜해놓은 곳에 엄마 책이 가득 들어찬 걸 보고 불만이 가득. 얼른 치워 줄게.  

시어머니 쓰던 냉장고와 서랍장, 시동생 쓰던 텔레비전, 결혼 전에 쓰던 책장서랍과 작은 책장, 이 모든 것들이 20년에서 15년된 것들이다. 이런 살림살이를 들고 시작한 내 신혼이었기에 나이 마흔이 되어서야 내 살림살이를 하나씩 장만한다. 새것을 보면 욕심이 생기는 것일까? 싹 다 바꾸고 싶다. 한솔이방도 만들어주고싶고. 어제 내내 치우고 새벽부터 또 치우고. 냉장고가 11시에 온다니까 그때부턴 정리를 해야하겠지?  

버리려고 내놓은 책들을 보니 마음이 짠하다. 밤에 볼 땐 도무지 쓸 수 없을것같던 책도 아침에 보니 쓸만하다. 몇 권 다시 챙겨들어왔다. 내려놓아야하는데 자꾸 짊어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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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1-09-07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냉장고 때문에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시네요 ㅠㅠ 맞춤형 냉장고가 있다면 참 좋을텐데... 얼마나 대단한 녀석이길래, 벌써부터 이렇게 존재감을 드러내는 걸까요 ( '')~

하양물감 2011-09-07 11:51   좋아요 0 | URL
드디어 끝났습니다. 집이 좁아터져서 냉장고 하나 들어오는데 이 법석이네요

gimssim 2011-09-10 0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은 잘 모르시겠지만 정말 좋은 시절을 살고계시군요.
부러워라!
저도 이십 년 넘은 냉장고 쓰고 있는데 별로 관심도 없고 그러려니해요.
아직은 잘 돌아가고 있으니까요.
참고로 저는 오학년이에요.
미혼인 남매는 집을 떠나있고, 남편과 둘이서 사는데 별로 감동할 일이 없어요.
님의 글, 재미있게 읽으며 잠시 즐거웠어요^^

2011-09-07 1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10 07: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07 1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07 11: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결혼하면서 시어머님이 쓰시던 냉장고를 지금까지 써오다가 (이 냉장고가 시어머님이 10년넘게 쓰던것인데 내가 결혼한지 벌써 8년차니..) 내일 새 냉장고가 들어온다. 놓을 곳이 마땅치 않아 거실 한켠의 큰 책장을 치우고 자리를 마련했다. 가로세칸, 새로 5칸짜리 책장에서 나온 책(그것도 이중수납된)이라 양이 만만치 않다. 오래된 책인데 중고로 내도 안팔릴 책은 재활용쓰레기로 돌리고 좀 괜찮은 책은 이리저리 선물하거나 중고판매를 할까 생각중이다. 그리고 이제부턴 책을 모아놓지 않을 생각이다. 직업상 이유로 보관했던 책과 논문들, 전공서적들도 모두 정리했다. 한솔이 책 놓을 자리도 많이 부족한터라 공간을 좀 만들어주고 남편책이랑 내 책은 정기적으로 솎아내어야겠다. 오래되어 누렇게 변색될 동안 내가 다시 들춰봤던 게 몇번이나 될런지.. 차라리 깨끗할 때 필요한 사람에게 나눠주면서 낫지싶다. 하루종일 책먼지를 마셨더니 목이 칼칼하다. 앗, 제목이랑 내용이 따로 노네^^. 게다가 문장구분이 안되었군.(이놈의 아이패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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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1-09-07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하양물감님 :)
냉장고, 정든 이를 떠나보내는 느낌 안 드셨어요? 정말 오랫동안 함께한 냉장고네요. 저희 집에는 2년 전인가 엄마가 양쪽으로 여는 냉장고가 가지고 싶다고, 아주 강력하게 주장을 해서 주방 한 칸을 차지하고 있답니다 ㅎㅎ
저도 책이 많이 쌓여서... 어찌할까 고민 중인데 정말 어찌할까 모르겠네요 ㅠㅠ

하양물감 2011-09-07 00:37   좋아요 0 | URL
에공 반가워요^^ 정들었다기보다 뭐랄까? 이젠 밤마다 냉장고 우는 소리(ㅋㅋ) 안들어도된다싶어서 좋네요. 책은 버리는 단계가 되기 전에 필요한 사람과 나누는 게 제일 좋을것같아요. 그래서 작년에 책나누기를 많이 했는데 한 일년 쌓이니 또 처치곤란이네요. 이번엔 특히 직업상 구입한 책을 거의 처분했어요. ㅎㅎ 책좋아하는 사람들 만나면 고민도 비슷비슷한것같아요,
 
거위를 사랑한 고양이 봄봄 아름다운 그림책 26
레나 헤세 글.그림, 김현좌 옮김 / 봄봄출판사 / 201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거위를 사랑한 고양이,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쟁이'라는 제목이 떠오른다. '사랑'이란 걸 생각해보면 사랑해서는 안되는 대상이 있다고는 할 수 없는게 맞는 말인데, 우리가 사랑해서는 안된다는 '금지'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들이 예상 외로 많다. 아이들에게 모든 것을 사랑해야한다고 가르치면서, 정작 나 자신은, 사랑해서는 안되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늘 의식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을 한솔이와 같이 읽으면서 한솔이도 벌써 그런 구분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엄마, 어떻게 고양이가 거위를 사랑해?'라고 물으면서 우습다고 깔깔거린다. 정말 고양이가 거위를 사랑하면 안되는 걸까?

 

이 책의 주인공은 고양이 프레드와 거위 애너벨이다. 이 둘은 함께 생활하면서 서로를 사랑하는 친구이다. 프레드가 고양이이고 애너벨이 거위라는 사실은 조금 불편했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둘의 사이를 멀어지게 하지는 못했다.

 

"한솔아, 프레드랑 애너벨은 어떤 동물이니?"
"프레드는 고양이고, 애너벨은 거위예요."

 

"이 둘은 어떻게 다를까?"
"프레드는 나무타기를 잘하지만, 애너벨은 나무를 탈 수 없고, 애너벨은 하늘을 날 수 있지만 프레드는 날 수 없어요. 또, 프레드는 사람을 좋아하지만, 애너벨은 사람을 싫어해요."

 

"또 어떤 게 다를까? 한솔이가 그림을 보고 말해봐."
"프레드는 혼자 살지만, 애너벨은 여러 마리가 같이 살아요. 그리고 프레드는 어디 가지 않지만, 애너벨은 추워지면 따뜻한 곳에 가야해요. 맞아요. 애너벨은 철새예요. 그런데, 엄마, 지난번에 마당을 나온 암탉 봤잖아요. 그때 나그네랑 초록이는 청둥오리였는데 날아가잖아요. 닭은 그냥 있어야하는데 말이에요. 그거랑 똑같아요."

 

한솔이는, 이 그림책을 보면서 '마당을 나온 암탉'도 떠올렸다. 그리고 얼마 전에 다녀 온 '낙동강 하구 에코센터'에서 본 것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였다. 고양이와 거위라는 동물의 차이, 철새에 대한 생각, 그리고 서로 다르지만 사랑하는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한솔이가 '마당을 나온 암탉'을 떠올린 건 바로 이 장면이었다. 고양이가 쓸쓸하게 애너벨이 날아가는 모습을 보고 있는 모습이 꼭 잎싹이 초록이가 날아가는 장면처럼 여긴 것 같다. 마침 한솔이가 얼마 전에 에코센터에 가서 철새에 대해 보고 왔기 때문에 연관지어 이야기를 나누어 볼 수 있었다. 철새는 따뜻한 곳을 찾아 갔다가 다시 이곳으로 돌아온다고, 그러니 애너벨도 다시 프레드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두발로 서 있는 할머니를 보면서 프레드는 애너벨을 생각한다. 애너벨은 네발 동물이 뛰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프레드를 생각한다. 프레드와 애너벨은 서로의 다른 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그것이 그들을 갈라놓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특징으로 각인되고, 그리움의 단서가 된다. 다르다는 것은 틀린 게 아니라고 우리들은 늘 말하면서도 그것으로 서로간의 벽을 만들곤 한다.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프레드는 할머니의 도움을 받아 편지를 쓰고, 에너벨은 프레드에게 선물을 보낸다. 서로에게 마음을 전달하는 방법 역시 다르다. 그러나 그것을 받았을 때의 감동은 방법의 차이와는 상관없이 진하게 여겨지는 법이다. 작가는 고양이와 거위의 다른 점을 여러 면에서 표현해놓고 있다.





그러나 이들에게 중요한 건 '둘이 함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만난 프레드와 애너벨은 그들의 우정을 또다시 키워나갈 것이다. 잠시 헤어져 있어야 하지만, 그것은 둘 사이의 우정을 더욱 돈독하게 해줄 것이고.

 

한솔이가 프레드처럼 편지를 써보겠다고 해서, 써보라고 했다. 아직 띄어쓰기와 맞춤법은 잘 맞지 않지만, 혼자서 쓴 두 개의 편지를 나에게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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