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8년차. 아이는 6살. 내 나이는 마흔. 아, 나도 신혼처럼 살고싶다.
냉장고 하나 바꾸는데도 기분이 이렇게 달라지는구나. 집이 넓어서 이것저것 옮기지않고도 냉장고 하나가 턱 하니 들어올 수 있었다면 이런 기분 안느꼈을수도 있겠다. 20년 넘은 작고 오래된 냉장고를 빼고 새 냉장고를 들아는데 거의 이사수준으로 옮기고 치우고..전쟁이다.
이것저것 옮기다보니 새 텔레비전도 사고싶고, 도배도 하고 싶고, 서랍장도 사고 싶다. 한솔이는제방이라고 찜해놓은 곳에 엄마 책이 가득 들어찬 걸 보고 불만이 가득. 얼른 치워 줄게.
시어머니 쓰던 냉장고와 서랍장, 시동생 쓰던 텔레비전, 결혼 전에 쓰던 책장서랍과 작은 책장, 이 모든 것들이 20년에서 15년된 것들이다. 이런 살림살이를 들고 시작한 내 신혼이었기에 나이 마흔이 되어서야 내 살림살이를 하나씩 장만한다. 새것을 보면 욕심이 생기는 것일까? 싹 다 바꾸고 싶다. 한솔이방도 만들어주고싶고. 어제 내내 치우고 새벽부터 또 치우고. 냉장고가 11시에 온다니까 그때부턴 정리를 해야하겠지?
버리려고 내놓은 책들을 보니 마음이 짠하다. 밤에 볼 땐 도무지 쓸 수 없을것같던 책도 아침에 보니 쓸만하다. 몇 권 다시 챙겨들어왔다. 내려놓아야하는데 자꾸 짊어지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