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4.3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4년 2월
평점 :
품절


샘터 3월호 표지의 개나리색이 참 화사하게 보인다.

금방이라도 봄이 올 것처럼.

 

특집 제목이 유달리 눈에 띄었던 것은 아마도, 얼마전에 지나간 내 생일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누구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날이지만, 누구에게는 아무 의미도 없는 날이기도 하다. 나 역시 전자가 아닌 후자인 경우.

 

얼마 전 서울에 갔을 때,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아이의 방학을 이용해 큰맘먹고 올라갔었다.) 대학로에서 연극을 보고, 시간을 잠깐 보내고 왔었다. 아무래도 이런 서울투어가 가능한 버스 정보는 알아두는 게 좋을 듯싶다.

서울 사람들은 잘 못 느끼겠지만, 서울에는 누릴 수 있는 문화시설과 공간이 정말 많다. 보고 싶고, 듣고 싶고, 알고 싶은 것,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것, 각종 전시와 공연들이 대부분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그래서 가끔 서울에 가게 되면, 왕복차비와 오고가는 시간을 계산해보면 서울에 도착해서는 쉴틈없이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 그럴 때 낯설고 복잡한(상대적으로) 교통과 환경은 봐야 할 것을 놓치게 만들고 들어야 할 것을 듣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어쨌든 좋은 정보인 것 같다.

 

며칠 전 우리 도서관에 왔던 녀석이 읽고 있던 책이 '나무도둑'이었는데 순간, 밤손이가 나오는 '나무도령'과 헷갈려서 실수를 할 뻔 했다. 옛 이야기는 여러가지 의미를 품고 있는 이야기들이다.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도 있다.

 

앞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이번 특집은 '생일'이다. 결혼 전에는 그냥 일상적인 것이어서, 그러니까 당연히 끓여주는 미역국과 팥밥을 먹을 수 있는 날이었던 생일이 결혼과 함께 내가 내 손으로 준비해서 먹어야하는 날이 되었다. 그러다보니 함께 사는 어른들, 남편, 아이의 생일밥은 챙기게 되지만 정작 나 자신의 생일밥은 차리지 않게 된다. 더군다나, 내 생일에 일주일쯤 앞서 시어머님 생신, 그 일주일 앞이 시아버님 생신이다보니, 아무래도 마지막인 그날은 챙기지 못하게 된다.

이 특집을 읽다보니 별의 별 사람들이 다 있구나 싶다. 생일이 누구에게나 기쁘고 즐거운 날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태어난 것만으로도 감사할 줄 알아야겠지. 그렇게 생각하려니 도 닦는 기분이 든다. --;;

 

반짓고리 상자를 보지 못한 지 꽤 되었다. 우리집에는 이것이 없다. 그러니까 나와 남편, 아이가 사는 이 집에 말이다. 예전에는 집집마다 있었던 저런 반짓고리. 구멍난 양말을 꿰매고, 단추를 달고, 고무줄을 넣던.

문득, 옛날 우리 엄마의 반짓고리를 떠올리게 한다.

 

통하였느냐를 읽다보면, 딱 나같은 사람을 위해 마련한 코너같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드라마도, 개그프로그램도 거의 보지 않는.

우리집 고정 채널은 뉴스프로그램이다. (--)

그래서 이런 유행어가 나오면 잠시 띵~!해질 때가 많다.

우리집 아이도 학교 친구들이 이런 유행어를 쓰는 것을 듣고 따라쓰기는 하지만. 정작 자신은 그 프로그램을 본 적이 없다. 나는 따라 쓸 나이가 아니라 그저 웃고 말지만, 솔직히 계속 듣다보면 짜증이 날 때도 있다. 유행어,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하게 사용하는 건 좋지만, 과한 사용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

내가 아는 어떤 회사에서는 칼퇴근 엄수를 지시한다. 퇴근시간 이후에 회사에 남아있으면 감점대상이다. 물론 야근이 꼭 필요한 날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근무 시간 내에 효율적인 업무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집에 와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거나, 여가생활을 보내며 충전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그 또한 쉽지 않은 일임을 잘 알고 있기에 현실과 이상은 차이가 난다.

 

 

이번 3월호는 생각을 하게하는 내용이 많았던 것 같다.

이번 호의 주제나 이야기들이 나의 상황과 맞아떨어지는 것이 많았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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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4-02-28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나간 생일 늦게나마 축하합니다.
서울은 숲이 없기에
그나마 문화시설이라도 잔뜩 놓아서
사람들 마음을 달래야 하리라 생각해요.
서울에는 문화시설은 많지만
막상 느긋하게 쉴 공원이나 숲은
거의 찾아볼 수 없고, 찾아가기도 어려워요.

아아, 우리 집 아이들 구멍난 옷을
반짇고리 찾아서 기워야겠군요 @.@

하양물감 2014-02-28 14:43   좋아요 0 | URL
함께살기님... 숲이 없는 건 여기도 마찬가지랍니다...(^^)

그나마 문화시설도 있고, 바다도 있고, 숲도 있고, 볼거리, 놀거리 있는 곳은 해운대라는...뉴스에서 보이는 고층빌딩과 이국적인 풍경은 해운대지요. 부산 안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꿈꾸는섬 2014-02-28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양물감님 생일상은 다른 사람이 챙겨줘야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다른 식구들 생일상 차려주신만큼 하양물감님의 생일상은 다른 사람이 챙겨주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시어머니나 남편이 조금만 신경 써 주셨으면 좋았을텐데 말이죠.
저흰 제 생일엔 남편이 다른 건 안해도 미역국은 꼭 끓여주거든요. 그것만으로도 기분 좋더라구요.
지나간 생일말고 이제부터는 앞으로 다가올 생일엔 다른 식구분들이 챙겨주셨으면 좋겠네요.
누구나 저마다 특별하든 평범하든 우리 잘 살아가고 있는 것을 축하받을만하다고 생각해요.

하양물감님 축하드려요.^^

하양물감 2014-02-28 14:44   좋아요 0 | URL
고마워요^^
결혼 초기엔 그래도 시어머님이 부러 챙겨주시더니...언제부턴가 싹 잊어버리셨네요.... 시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내 생일 내가 챙겨먹기 참 거시기해요...

hnine 2014-02-28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까는 사진 자리가 엑스 표시로만 나타나고 사진이 안보여 궁금했는데 지금은 보이네요 ^^
월간 샘터는 제가 아주 오래 전에 정기구독하기도 했던 잡지여서 지금도 애정이 남아있어요. 제가 대학생때라서 지금은 고인이 되신 정채봉 작가님, 그리고 소설가 한강, 김윤덕 기자 등이 모두 편집자 칼럼에서 눈에 익은 이름들이었지요. 대학로 샘터 사옥도 기억나고요.
한솔이가 좀더 크면 엄마 생일을 절대 그냥 지나치지 않을거예요. 그리고 옆구리 찔러서라도 생일은 가족들 축하를 받으시면 좋겠어요.
겨울이 생일이시군요. 가까운데 계시면 케잌과 차라도 함께 하고 싶은, 제 마음이라도 전달합니다. 늦었지만 축하드려요.

하양물감 2014-02-28 14:46   좋아요 0 | URL
hnine님, 저도 샘터를 보면 그분들이 생각납니다...
참 오래된 잡지지요. 개인적으로, '샘터'와 '작은것이아름답다'를 즐겨보는 편이랍니다.

생일이란거 별것 아니다싶다가도 가끔 욱하고 올라올때가 있어요^^ 고마워요~
 
샘터 2014.3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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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3월호 표지의 개나리색이 참 화사하게 보인다.

금방이라도 봄이 올 것처럼.

 


특집 제목이 유달리 눈에 띄었던 것은 아마도, 얼마전에 지나간 내 생일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누구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날이지만, 누구에게는 아무 의미도 없는 날이기도 하다. 나 역시 전자가 아닌 후자인 경우.



얼마 전 서울에 갔을 때,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아이의 방학을 이용해 큰맘먹고 올라갔었다.) 대학로에서 연극을 보고, 시간을 잠깐 보내고 왔었다. 아무래도 이런 서울투어가 가능한 버스 정보는 알아두는 게 좋을 듯싶다.

 

서울 사람들은 잘 못 느끼겠지만, 서울에는 누릴 수 있는 문화시설과 공간이 정말 많다. 보고 싶고, 듣고 싶고, 알고 싶은 것,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것, 각종 전시와 공연들이 대부분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그래서 가끔 서울에 가게 되면, 왕복차비와 오고가는 시간을 계산해보면 서울에 도착해서는 쉴틈없이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 그럴 때 낯설고 복잡한(상대적으로) 교통과 환경은 봐야 할 것을 놓치게 만들고 들어야 할 것을 듣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어쨌든 좋은 정보인 것 같다.



며칠 전 우리 도서관에 왔던 녀석이 읽고 있던 책이 '나무도둑'이었는데 순간, 밤손이가 나오는 '나무도령'과 헷갈려서 실수를 할 뻔 했다. 옛 이야기는 여러가지 의미를 품고 있는 이야기들이다.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도 있다.



앞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이번 특집은 '생일'이다. 결혼 전에는 그냥 일상적인 것이어서, 그러니까 당연히 끓여주는 미역국과 팥밥을 먹을 수 있는 날이었던 생일이 결혼과 함께 내가 내 손으로 준비해서 먹어야하는 날이 되었다. 그러다보니 함께 사는 어른들, 남편, 아이의 생일밥은 챙기게 되지만 정작 나 자신의 생일밥은 차리지 않게 된다. 더군다나, 내 생일에 일주일쯤 앞서 시어머님 생신, 그 일주일 앞이 시아버님 생신이다보니, 아무래도 마지막인 그날은 챙기지 못하게 된다.

이 특집을 읽다보니 별의 별 사람들이 다 있구나 싶다. 생일이 누구에게나 기쁘고 즐거운 날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태어난 것만으로도 감사할 줄 알아야겠지. 그렇게 생각하려니 도 닦는 기분이 든다. --;;

 

 


반짓고리 상자를 보지 못한 지 꽤 되었다. 우리집에는 이것이 없다. 그러니까 나와 남편, 아이가 사는 이 집에 말이다. 예전에는 집집마다 있었던 저런 반짓고리. 구멍난 양말을 꿰매고, 단추를 달고, 고무줄을 넣던.

문득, 옛날 우리 엄마의 반짓고리를 떠올리게 한다.



통하였느냐를 읽다보면, 딱 나같은 사람을 위해 마련한 코너같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드라마도, 개그프로그램도 거의 보지 않는.

우리집 고정 채널은 뉴스프로그램이다. (--)

그래서 이런 유행어가 나오면 잠시 띵~!해질 때가 많다.

우리집 아이도 학교 친구들이 이런 유행어를 쓰는 것을 듣고 따라쓰기는 하지만. 정작 자신은 그 프로그램을 본 적이 없다. 나는 따라 쓸 나이가 아니라 그저 웃고 말지만, 솔직히 계속 듣다보면 짜증이 날 때도 있다. 유행어,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하게 사용하는 건 좋지만, 과한 사용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



내가 아는 어떤 회사에서는 칼퇴근 엄수를 지시한다. 퇴근시간 이후에 회사에 남아있으면 감점대상이다. 물론 야근이 꼭 필요한 날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근무 시간 내에 효율적인 업무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집에 와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거나, 여가생활을 보내며 충전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그 또한 쉽지 않은 일임을 잘 알고 있기에 현실과 이상은 차이가 난다.

 

이번 3월호는 생각을 하게 하는 내용이 많았던 것 같다.

이번 호의 주제나 이야기들이 나의 상황과 맞아떨어지는 것이 많았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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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 초등영재들의 수학공부법 - 수학동화로 원리 잡고 수학일기로 사고력 잡기
박정희 지음 / 상상너머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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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과 학습법을 다룬 책들이 제법 많다. 나도 이제는 초등학교 1학년을 보낸 아이의 학부모로서 조금씩 더 자세한 정보를 원하는 단계에 들어선 셈이다.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대치동', '영재'와 같은 단어는 이 분야에서 빼놓지 못할 필수단어처럼 보인다. 이 책의 제목도 그렇게해서 나온 것일듯.

 

내가 내 의지로 이 책을 읽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책의 제목보다는 부제에 관심이 갔기때문이다. 이렇게 멋진 부제가 제목이었다면, 사람들의 시선을 끌지 못했을까? 어쨌든, 대치동의 수학전문학원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저자가 우수한 수행능력을 보이는 아이들을 가르친 경험을 토대로 썼으니 제목과 내용이 따로 놀지는 않는다. 다만,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대치동'과 '영재'라는 단어를 의식하지 않으려고 했으며, 다행인지 이 책의 저자도 부제의 '수학동화'와 '수학일기'에 중점을 두고 써내려간 듯하다.

 

우리집 아이는 또래에 비해 책을 많이 읽는 편이고, 이해력도 빠른 편이다. 책의 재미를 알고 있으며 읽어내는 속도나 이해력 측면에서도 부족하지는 않은 편이다. 학교에 들어간 이후 이제 겨우 1년인데 아이 입에서 '나는 수학을 못한다'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아직 못한다고 평가하기에는 이른 시기인데, 그리고 실제로 그리 못하지도 않는데 왜 그런 말을 할까를 생각해보았다. 시작하기도 전에 '나는 못한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게 안타깝게 여겨졌다.

 

어떻게 하면 이런 생각을 하지 않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수학동화로 원리잡고 수학일기로 사고력잡기'라는 부제가 마음에 들어서이다. 우리집 아이는 책 읽기에 부담이 없는 편, 게다가 책 읽기를 좋아하고, 내용 이해도 빠른 편이라 잘하는 장점을 살려 어려워하는 수학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초등 입학을 앞둔 시점에서 '스팀'이니, '스토리텔링'이니 하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여겨지는 부분이다. 우리 아이에게 맞는 교육방식이 아닐까 여겨졌기 때문이다. 다만 교육현장에서 얼마만큼 그 부분을 잘 살려 교육을 할까 하는 부분은 여전히 의문이다.

 

수학문제집을 푸는 것만으로는 사고력을 강조하고 문제해결력을 중시하는 새로운 수학 교육 트렌드에 대처할 수 없다'(p.21) 

수학이 추상을 다루게 되면서 수학은 어려운 학문이 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언어를 배울 때 추상을 다루는 능력을 획득한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수학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추상을 다루는 능력을 수학에 적용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p.22) '

추상적인 개념이 등장하는 5학년부터는 문제를 이해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수학적추론을 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언어능력이 좋아서 문제를 잘 이해했더라도 수학적추론 능력이 떨어지면 스스로는 문제를 잘 풀었다고 생각하는데 답이 틀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게 나타난다. (p.23)

"수학을 잘하려면 일단 시간이 필요하다"

 

수학을 잘하려면 수학을 접하는 시간이 기본적으로 확보되어야 한다. 이것이 수학을 잘하는 불문율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그렇다고 초등학생 이하의 어린 아이들에게 하루에 몇 시간씩 수학문제집을 풀릴 수는 없지 않은가라고 말하며, 그 대안으로 수학동화책 읽기를 권한다.

 

나는 수학동화, 경제동화 등 동화 앞에 붙은 이러한 단어들에 거부감을 느껴왔다. 동화의 참맛을 알기도 전에 지식을 얻기 위한 도구가 되어버리는 게 아닌가하는 마음에서였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이러한 거부감이 조금씩 사라짐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아래의 내용 때문이다.

 

"읽는 능력이 먼저다"

 

최근 학교 교육에 도입된 스토리텔링 수학은 이야기를 통해 수학적 원리를 이해하게 하는 것이다. 단순히 문제를 푸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주어진 상황을 이해하고 추론해서 그 과정에서 논리적인 사고를 하는 것이 목적이다.

 

기본적으로 줄거리조차 이해가 되지 않는 아이들은 스토리텔링을 통한 원리적 접근을 할 수가 없다. 그럼 그런 아이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지식이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은 순수 창작동화들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야 한다. 글을 통해 상황을 이해하고 공감을 할 수 있을 때까지 창작동화를 먼저 읽어야 한다. (p.32~33)

내가 저자의 주장에 공감하게 된 것은 바로 저것때문이다. 읽기 능력이 있는 아이들이라면 이제 수학의 재미를 알게 해주는 것이 좋다. 그런 점에서 저자는 수학동화를 추천한다. 글을 쓰는 저자에 의해 재미있게 각색된 내용은 수학이라는 학문의 지루한 내용을 흥미있게 접근할 수 있게 도와주는 셈이다. 거기에 차분하게 글을 읽고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그 환경에는 부모가 자리한다.

 

저자는 왜 수학동화와 수학일기에서 답을 찾게 되었을까? 저자는 "수학동화를 읽고 수학일기를 쓰는 것이 아이들의 언어적 능력을 수학에 적용시키는 최선의 훈련"(p.51)이라고 하였다. 재미있는 수학동화를 통해 흥미를 높이고, 책을 통해서 풍부한 배경지식을 쌓고, 수학일기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수학적 사고력을 기르는 것. 그것이 저자가 주장하는 바이다.

 

저자의 말에 공감을 하였지만 어떤 동화를 어떻게 읽혀야 하는지, 수학일기는 도대체 어떻게 쓰는지 궁금하다. 책의 뒷부분은 저자가 직접 가르친 아이들이 읽은 동화와, 아이들이 직접 쓴 수학일기를 샘플로 보여준다. 수학일기는 잘 쓴 것과, 조금은 부족하지만 나름대로 의미있는 것들을 보여준다. 솔직히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수학동화를 함께 읽는 것 정도에서 그칠 것 같다. 수학일기 쓰기의 첫 단계까지는 잘 따라갈 듯도 싶다. 문제는 아이가 쓴 수학일기에 코멘트를 달아주고, 격려를 해주는 방법인데, 이것은 내가 더 공부해야 할 일이다.

 

일단은 저자가 추천한 도서로 아이와 함께 수학동화 읽기를 시작해보고자 한다. 함께 읽고 함께 이야기나누다보면 앞으로 우리(아이와 나)가 해야 할 것에 대해 알게 되겠지. 저자는 좋은 선생님을 만나지 못한다면, 차라리 부모가 낫다고 하였다. 무작정 학원으로, 무작정 문제집 풀기로 수학에 대한 거부감을 증폭시키기보다는 옆에서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아이가 수학이라는 학문을 재미있다고 여길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낫다는 말일 것이다. 재미가 있으면 궁금증이 생기고 궁금증이 생기면 알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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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가루 백년 식당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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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눈이 잘 내리지 않는 부산에서도 눈이 하루종일 내렸다. 그럼에도 쌓이지는 않았지만.. 눈이 날리는 걸 보면서 이 책 [쓰가루 백년 식당]을 보니 표지 그림이 마치 눈 쌓인 나무 같다. 벚꽃이 흩날릴 땐 벚꽃비보다는 벚꽃눈이 날린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다.

 

쓰가루 백년 식당의 가장 큰 행사는 바로 벚꽃축제가 열리는 기간에 열린다. 일본의 벚꽃놀이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것 같다. 이제 우리 나라에서도 봄이 되면 벚꽃축제라는 이름으로 많은 행사가 열리긴 하지만, 일본에서 벚꽃축제란, 사람들에게 추억은 물론이고 현재진행형의 기억을 남기는 듯하다.

 

그동안 매스컴이나 기타 자료를 통해 일본에는 백년 이상 된 가게들이 여전히 성업중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우리 나라가 상업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자신이 한 고생을 자식에게는 물려주지 않겠다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에 대를 이어 물려주는 곳이 그리 많지는 않은 것 같다. 그래도 요즘은 가게마다 원조니, 몇대째니 하는 간판을 거는 걸 보면 자본주의 세상에서 '돈'이 주는 가치가 얼마나 달라졌는가를 보여준다.

 

쓰가루 백년 식당의 비결은, 맛있는 국물과 음식을 손님에게 팔겠다는 생각, 그것이 아닌가 싶다. 데쓰오가 아들 유이치에게 식당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는 건, 아들이 자신처럼 고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지만, 어쩌면, 이 식당을 물려받아 운영하는 데 있어서 마음가짐을 다시 하라는 뜻도 있었던 것 같다. 선대가 물려주신 식당을 그 명성만 믿고 안이하게 운영을 하다가는 망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가게를 이어온 그들만의 정신, 돈을 벌겠다는 장삿속이 아니라 뼈속까지 손님을 생각하는 마음, 좋은 음식을 만들겠다는 마음이 없다면 의미가 없는 것이리라.

 

유이치는 쓰가루를 떠나 도쿄에서 풍선아트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살아가는 청년이다. 그의 모습은 현재의 우리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제대로 된 취업을 하지 못한 채 시간을 보내며, 자기보다 어린 후배들이 차고 올라가는 모습을 바라보아야 하는 청년이다. 그에게 꿈이 없었을까? 그의 꿈은 아버지의 가게를 물려받아 일본최고의 가게로 만드는 것이었다. 도시로, 도시로 떠나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한 채 방황하는 청년들이 어디 한둘이겠나? 풍선아트를 하는 것은 정식직장이기부다 아르바이트에 불과하다. 그가 우연히 만난 나나미는 같은 고향 사람이면서 사진작가라는 자신의 꿈을 찾아 노력하고 있는 여성이다.

 

유이치와 나나미의 관계는 현실 속의 우리 모습을 보는 것 같다. 그들의 만남과 대조적으로 식당의 창업자인 겐지와 도요의 관계가 펼쳐진다. 겐지는 발가락이 없는 장애를 갖고 태어났지만,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가는 인물이다. 그에게는 그를 늘 특별한 장애가 있는 사람이 아니라 남들과 다른 사람으로 인정하고 응원해준 어머니가 있었다. 또한 겐지 주변에는 멋진 친구들이 함께 했다. 겐지가 도요와 결혼을 하고, 식당을 차리고 하는 과정에서 친구들의 역할은 크다. 주변에 어떤 사람을 두는가 하는 것은 자신의 몫이며, 그들에 의해 성장할 수 있는 것도 자신의 몫이다. 겐지가 도요를 만나 사랑을 이루는 것도 그러하다. 용기있는 자가 성취한다.

 

유이치와 나나미의 관계는 현대 젊은이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자신이 정작 하고 싶은 일을 모른 채 아르바이트로 살아가던 유이치에게 나나미는 자신의 꿈을 좇아 노력하는 여성이다. 그들이 서로에게 호감을 가지고 꿈을 이루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읽으면서 내내 나의 모습을 생각하게 되었고, 아직도 이루지 못한 나의 꿈은 무엇일까 고민하게 되었다. 괜찮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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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4-02-11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루지 못한 꿈이라면
곧 이룰 꿈이 될 테지요.
벚꽃이 눈처럼 날리는 일본처럼
한국에서도 매화꽃이 눈처럼 날리는
봄이 코앞이네요.

하양물감 2014-02-12 06:39   좋아요 0 | URL
네 그렇네요. 봄을 앞두고 계속 눈이 내리니 그것도 걱정입니다.
 
산신령 학교 1 - 꼬마 산신령들 샘터어린이문고 43
류은 지음, 안재선 그림 / 샘터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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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신령학교를 펼치자, 학교사람들 소개가 나온다. 산신령 가문 중 가장 역사가 오래 되고, 대대로 훌륭한 산신령이 많이 나온 집안에서 태어난 꼬마 산신령 귀선, 스스로 태어난 고아 산신령 장군, 선녀와 나무꾼 사이에서 태어난 두레, 빼빼 마른 모습때문에 빼빼라고 불리는 빼빼, 눈도 얼굴도 몸도 둥그스름해서 동글이라고 불리는 동굴이, 환웅과 웅녀 사이에서 태어난 단군교장선생님, 부엌에 사는 조왕할머니, 가장 무섭고 엄한 변신술선생님, 그리고 식물학선생님까지. 이 캐릭터들을 보는 순간, 나는 한솔이가 보는 애니메이션 '꼬마신선 타오'가 생각났다.

 

아마도 꼬마신선 타오를 본 사람이라면 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캐릭터를 대치해보자면, 귀선은 슈잉, 장군은 타오, 두레는 샤오밍, 빼빼는 홀펭, 동글이는 똥펭, 단군교장선생님은 대신선 라오, 조왕할머니는 부엉할머니 등등. 게다가 신선학교와 산신령학교니 많은 부분이 겹쳐진다.

 

그렇다면,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가는가하는 데서 차이를 찾아야 할 터이다. 가장 큰 차이라면, 꼬마신선 타오가 중국을 배경으로 하고 이름도 그런 느낌이라면 산신령학교는 우리 나라를 무대로, 우리의 옛 이야기와 설화를 담고 있다는 점이다. 연오랑 세오녀가 나온다던가, 선녀와 나무꾼의 딸이 나온다는 식으로.

1권에서는 당연히 이 이야기를 끌고 갈 인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귀선이가 달봉이가 된 사연, 꼬마 산신령들이 학교 생활을 하는 동안 만나게 될 선생님들, 그리고 연오랑 세오녀를 통해 한국만이 아니라 이웃나라인 일본까지 진출한다. 연오랑 세오녀가 있는 일본에서의 모습은 앞으로의 이야기 전개를 위해 이야기를 아껴둔 것 같기도 하다. (아, 만약 그 이야기가 계속 나오지 않는다면, 이 에피소드는 정말 뜬금없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벌거숭이(산삼)와 도깨비들의 등장 등 이야기 곳곳에 관심을 끄는 캐릭터들이 존재한다. 변신술을 통해 힘겨루기를 했던 꼬마산신령들의 이야기는 막힘없이 술술 익히는 장점도 있다. 빼빼와 동굴이의 역할은 달봉이, 장군, 두레에 비해 미미하다. 그렇지만, 학교라는 공간에서 그들이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할지도 궁금하게 만든다. 자신의 능력과 힘이 아니라 선대의 배경으로 큰소리쳤던 달봉이가 친구들을 만나 어떻게 변화할지, 가진 것 없는 장군이가 산신령학교에서 어떻게 자신만의 장점을 키워갈지, 인간과 선녀 사이에서 태어나 산신령학교에 간 두레가 그 이질감을 어떻게 극복해갈지도 기대하게 만드는 책이다.

 

이들의 모습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모습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이 우리나라의 전래동화나 설화를 충분히 잘 녹여내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고, 이웃나라와의 관계도 억지스럽지 않게 풀어갔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그리고 등장인물들이 쑥쑥 성장해가는 모습을 긍정적으로 그려나갔으면 한다.

 

아이는 책을 재미있어했다. 내용이 조금 익숙해서이기도 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타오이야기랑 비슷해서이기도 하다. 익숙한 것은 아이를 이야기에 쉽게 몰입될 수 있게 만든다. 그러나 그 익숙함이 익숙함에 그치지 않고 반짝이는 에피소드로 생명을 얻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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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4-02-04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스로 태어난 아이가 '고아'라고 나온다면...
좀 거석하네요.

우리 옛이야기도 무척 넓고 깊으니
하양물감 님 말씀처럼
그 넓고 깊은 품을 고이 안아서
아이들이 즐겁게 누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하양물감 2014-02-04 20:34   좋아요 0 | URL
아, 고아라는 단어가 느낌이 그렇긴한데요. 어쨌든 부모가 없다는 의미로 사용된 것 같아요. 자연에서 스스로 태어난 아이거든요.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