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초등영재들의 수학공부법 - 수학동화로 원리 잡고 수학일기로 사고력 잡기
박정희 지음 / 상상너머 / 2014년 1월
평점 :
품절


자녀교육과 학습법을 다룬 책들이 제법 많다. 나도 이제는 초등학교 1학년을 보낸 아이의 학부모로서 조금씩 더 자세한 정보를 원하는 단계에 들어선 셈이다.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대치동', '영재'와 같은 단어는 이 분야에서 빼놓지 못할 필수단어처럼 보인다. 이 책의 제목도 그렇게해서 나온 것일듯.

 

내가 내 의지로 이 책을 읽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책의 제목보다는 부제에 관심이 갔기때문이다. 이렇게 멋진 부제가 제목이었다면, 사람들의 시선을 끌지 못했을까? 어쨌든, 대치동의 수학전문학원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저자가 우수한 수행능력을 보이는 아이들을 가르친 경험을 토대로 썼으니 제목과 내용이 따로 놀지는 않는다. 다만,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대치동'과 '영재'라는 단어를 의식하지 않으려고 했으며, 다행인지 이 책의 저자도 부제의 '수학동화'와 '수학일기'에 중점을 두고 써내려간 듯하다.

 

우리집 아이는 또래에 비해 책을 많이 읽는 편이고, 이해력도 빠른 편이다. 책의 재미를 알고 있으며 읽어내는 속도나 이해력 측면에서도 부족하지는 않은 편이다. 학교에 들어간 이후 이제 겨우 1년인데 아이 입에서 '나는 수학을 못한다'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아직 못한다고 평가하기에는 이른 시기인데, 그리고 실제로 그리 못하지도 않는데 왜 그런 말을 할까를 생각해보았다. 시작하기도 전에 '나는 못한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게 안타깝게 여겨졌다.

 

어떻게 하면 이런 생각을 하지 않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수학동화로 원리잡고 수학일기로 사고력잡기'라는 부제가 마음에 들어서이다. 우리집 아이는 책 읽기에 부담이 없는 편, 게다가 책 읽기를 좋아하고, 내용 이해도 빠른 편이라 잘하는 장점을 살려 어려워하는 수학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초등 입학을 앞둔 시점에서 '스팀'이니, '스토리텔링'이니 하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여겨지는 부분이다. 우리 아이에게 맞는 교육방식이 아닐까 여겨졌기 때문이다. 다만 교육현장에서 얼마만큼 그 부분을 잘 살려 교육을 할까 하는 부분은 여전히 의문이다.

 

수학문제집을 푸는 것만으로는 사고력을 강조하고 문제해결력을 중시하는 새로운 수학 교육 트렌드에 대처할 수 없다'(p.21) 

수학이 추상을 다루게 되면서 수학은 어려운 학문이 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언어를 배울 때 추상을 다루는 능력을 획득한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수학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추상을 다루는 능력을 수학에 적용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p.22) '

추상적인 개념이 등장하는 5학년부터는 문제를 이해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수학적추론을 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언어능력이 좋아서 문제를 잘 이해했더라도 수학적추론 능력이 떨어지면 스스로는 문제를 잘 풀었다고 생각하는데 답이 틀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게 나타난다. (p.23)

"수학을 잘하려면 일단 시간이 필요하다"

 

수학을 잘하려면 수학을 접하는 시간이 기본적으로 확보되어야 한다. 이것이 수학을 잘하는 불문율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그렇다고 초등학생 이하의 어린 아이들에게 하루에 몇 시간씩 수학문제집을 풀릴 수는 없지 않은가라고 말하며, 그 대안으로 수학동화책 읽기를 권한다.

 

나는 수학동화, 경제동화 등 동화 앞에 붙은 이러한 단어들에 거부감을 느껴왔다. 동화의 참맛을 알기도 전에 지식을 얻기 위한 도구가 되어버리는 게 아닌가하는 마음에서였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이러한 거부감이 조금씩 사라짐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아래의 내용 때문이다.

 

"읽는 능력이 먼저다"

 

최근 학교 교육에 도입된 스토리텔링 수학은 이야기를 통해 수학적 원리를 이해하게 하는 것이다. 단순히 문제를 푸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주어진 상황을 이해하고 추론해서 그 과정에서 논리적인 사고를 하는 것이 목적이다.

 

기본적으로 줄거리조차 이해가 되지 않는 아이들은 스토리텔링을 통한 원리적 접근을 할 수가 없다. 그럼 그런 아이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지식이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은 순수 창작동화들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야 한다. 글을 통해 상황을 이해하고 공감을 할 수 있을 때까지 창작동화를 먼저 읽어야 한다. (p.32~33)

내가 저자의 주장에 공감하게 된 것은 바로 저것때문이다. 읽기 능력이 있는 아이들이라면 이제 수학의 재미를 알게 해주는 것이 좋다. 그런 점에서 저자는 수학동화를 추천한다. 글을 쓰는 저자에 의해 재미있게 각색된 내용은 수학이라는 학문의 지루한 내용을 흥미있게 접근할 수 있게 도와주는 셈이다. 거기에 차분하게 글을 읽고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그 환경에는 부모가 자리한다.

 

저자는 왜 수학동화와 수학일기에서 답을 찾게 되었을까? 저자는 "수학동화를 읽고 수학일기를 쓰는 것이 아이들의 언어적 능력을 수학에 적용시키는 최선의 훈련"(p.51)이라고 하였다. 재미있는 수학동화를 통해 흥미를 높이고, 책을 통해서 풍부한 배경지식을 쌓고, 수학일기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수학적 사고력을 기르는 것. 그것이 저자가 주장하는 바이다.

 

저자의 말에 공감을 하였지만 어떤 동화를 어떻게 읽혀야 하는지, 수학일기는 도대체 어떻게 쓰는지 궁금하다. 책의 뒷부분은 저자가 직접 가르친 아이들이 읽은 동화와, 아이들이 직접 쓴 수학일기를 샘플로 보여준다. 수학일기는 잘 쓴 것과, 조금은 부족하지만 나름대로 의미있는 것들을 보여준다. 솔직히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수학동화를 함께 읽는 것 정도에서 그칠 것 같다. 수학일기 쓰기의 첫 단계까지는 잘 따라갈 듯도 싶다. 문제는 아이가 쓴 수학일기에 코멘트를 달아주고, 격려를 해주는 방법인데, 이것은 내가 더 공부해야 할 일이다.

 

일단은 저자가 추천한 도서로 아이와 함께 수학동화 읽기를 시작해보고자 한다. 함께 읽고 함께 이야기나누다보면 앞으로 우리(아이와 나)가 해야 할 것에 대해 알게 되겠지. 저자는 좋은 선생님을 만나지 못한다면, 차라리 부모가 낫다고 하였다. 무작정 학원으로, 무작정 문제집 풀기로 수학에 대한 거부감을 증폭시키기보다는 옆에서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아이가 수학이라는 학문을 재미있다고 여길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낫다는 말일 것이다. 재미가 있으면 궁금증이 생기고 궁금증이 생기면 알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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