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특별한 소방관 - 희망 가계부 프로젝트
제윤경 지음 / 이콘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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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책을 쓴 저자의 전작들 그러니까, [아버지의 가계부], [불행한 재테크 행복한 가계부], [부자들의 행복한 가계부]를 모두 읽고 이 책을 읽게 되었다는 점을 밝힌다. 결론은, 앞의 책 세권을 통해 가계부 쓰기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고 실천 중이라면 이 책은 읽을 필요가 없다고 말할 수 있다. 한마디로 앞의 세 권의 책을 요약 정리한 책이며, <시스템 가계부>(에듀머니)의 활용법이라고도 할 수 있다.

만약, 저자의 다른 책을 읽어보지 않았다면, 공감을 많이 할 수 있고 가계부 쓰기를 실천해보고자 하는 생각이 드는 책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앞의 세 책으로 충분했다는 생각이 든다. 굳이 이 책이 왜 나왔는지에 대해서는 조금 의문이다. 그러니까 앞의 책들과 비교하여 전혀 새로운 내용도 없고 오히려 훨씬 가벼워졌다.

나는, 저자의 다른 책을 남편의 추천으로 읽어보게 되었다. 그래서 어느 정도 자극을 받았다. 그래서 이 책도 즐거운 마음을 펼쳤으나, 기대이하이다. 저자의 책을 한권이라도 읽은 적이 있는 독자들에게는 비추천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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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로 이루어진 세상
장미셸 코르티.에두아르 키에를릭 지음, 안수연.박인규 옮김 / 에코리브르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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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의도적으로 과학책 몇 권은 꼭 읽으려고 한다. 사실, 학생시절에는 생물을 제외한 화학이나 물리, 지구과학 같은 과목을 좋아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로 과학을 안다고는 할 수 없었다. 그래서, 1년에 한 두권쯤의 과학 서적은 꼭 읽어보는 편이다.

때로는 지인의 서재에서, 때로는 사회적 이슈에 의해 선택하기는 하지만, 에코리브로의 수학으로 이루어진 세상과 화학으로 이루어진 세상, 그리고 지금 읽은 물리로 이루어진 세상의 경우는 자발적인 선택으로 읽은 책이다.

일단은, 복잡한 공식 없이 서술된 형태라는 것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공식, 은 계산을 통해 정답을 이끌어내기는 하지만, 왜 그런 공식이 나오게 되었는지, 실제 이러한 공식들은 어떤 분야에서 활용이 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기 힘들다. 그래서 이 시리즈의 책들이 나의 관심을 끌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도 쉬운 책은 아니다. 공식 없이 어떤 현상이나 작용을 풀어서 설명하고 있어서 처음에는 쉽게 여겨졌지만 결코 만만치 않은 책이었다. 그러나 적어도, 과학이 생활 속에서 어떻게 이용되고 있는지를 알게 해준다.

냉장고에 꼭 필요한 아주 효과적인 냉매라는 '냉각혼합물'은, 때마침 고장난 냉장고 때문에 속이 상해있던 터(그 유명한 지x냉장고 as신청했더니 일주일 뒤에 방문하겠단다.)라 꼼꼼하게 읽어보았다. 그렇다고 우리집 고장난 냉장고를 내가 고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하하하.

'검은 색 옷을 입는 베두인족'은, 나의 궁금증을 말끔히 해소해 준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음음. 체형상 밝은 색 보다는 어두운 색 옷이 많은 나로서는 여름에도 검은 색 옷을 입으면서도 온도를 낮출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 이야기라고나 할까?

'집안에서 일어나는 방전'과 '수분흡착기'는 생활 속 물리이야기이다. 올림픽이 오늘 개막한다고 하는데 엄청난 불꽃놀이가 예정되어 있다하니 '하늘을 수놓은 300개의 불꽃'을 통해 알게 된 불꽃놀이의 원리와 '더 빨리 더 높이 더 힘차게'를 통해 육상 경기 세계 신기록의 비밀, '경이로운 활쏘기 기술'도 관심있게 읽혀진다.

이렇게 나의 관심과 생활과 아주 밀접한 부분에 있어서는, 나의 독해력(?)도 아주 제대로 힘을 발휘해주었지만 나머지 부분은 사실 좀 헤맸다.

책을 다 읽은 지금 수학도 그렇고 화학도, 물리도 왜 배우는 지를 몰르겠다고 투덜되던 학창시절의 내 모습이 떠오른다. 이렇게 생활 속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과학의 힘을 알고 나면 어느 정도 동기 부여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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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8-08-08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물을 '제외한' 과학 과목은 좋아하셨다구요~
사실 중고등학교 때 생물 좋아하는 사람이 특이한거죠. 저도 생물 선생님때문에 좋아했지 뭐, 과목이 그닥 끌렸던건 아니었던 것 같아요 ^^
이런 책들은 기획의도와 내용은 참 좋은데 번역 과정을 거치면서 내용이 변질되는 경우가 종종 있더군요.

세실 2008-08-12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의도적으로 과학책을 멀리 합니다. 학창시절에도 고전했습니다. ㅎㅎ
그러면서도 우리 애들에게는 이과적인 성향을 기대하고 있네요.
 
마법의 원 올 에이지 클래식
수산나 타마로 지음, 김혜란 옮김 / 보물창고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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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법의 원’을 다 읽고 책장을 덮은 지도 며칠이 지났지만, 무슨 얘기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를 고민했다. 한마디로 ‘마법의 원’은 ‘사랑’이다. ‘사랑’은 모든 것을 포함한다. 현대 사회의 문제들은 대부분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감싸 안을 수 있고,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은 마치 종교와도 같은 힘을 발휘한다.

마법의 원 안에 존재하는 것들은 서로를 사랑하고 이해하며 조화롭게 살아간다. 그런데 마법의 원 밖으로만 나서면 팔라치치아 일당들이 지배하고 있는 세상을 만나게 된다. 마법의 원 안에 존재하고 있는 생명체들은 마법의 원 밖으로 나갈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런데, 외부의 힘, 즉 팔라치치아 일당이 마법의 원을 불도저로 밀어버리게 되자 현실의 세계로 나오게 된다. 늘 “왜?”라는 질문을 달고 다니던 아이 ‘릭’은 스스로를 늑대라고 생각한다. 인간들의 세상으로 나온 릭은 트리폰조라는 정치인의 정치적 야욕에 의해 인간교육을 받는다. 이 소설은 전체적인 내용으로 보자면, 비인간화 된 세상, 환경파괴적인 세상, 텔레비전의 노예가 되어버린 세상을 풍자하고 비판하지만, 나는 자꾸 다른 생각이 든다.

마법의 원 안에서 살고 있는 존재들은 자기들만의 안락함을 누리고 산다. 어찌 보면 그들은 선택받은 존재들인 것이다. 현실 속의 아이들은 텔레비전의 노예가 되어 쇠뇌당한 채 살아가지만, 마법의 원 안의 ‘릭’은 버려진 아이지만 늑대개의 극진한 사랑을 받으며 자랐고, 우르슐라를 통해 교육을 받았다. 자기 스스로 늑대라고 생각하지만, 가장 인간다운 아이로 자란 것이다. 어찌 보면 그는 선택받은 삶을 살았다. 팔라치치아 일당들이 불도저로 밀어버린 후 그 속에서 살아남은 ‘릭’이 우연히 트리폰조와 팔라치치아 일당의 음모를 알아차리고 고양이 도도아줌마와 치폴리니 아줌마의 도움으로 세상을 구하게 된다. ‘릭’은 세상을 구하고자 하는 영웅은 아니었다. 결과적으로는 팔라치치아 일당들에 의해 세뇌당하고 인간성을 잃은 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자연 속에서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되찾게 되었지만. 아마도 그래서 내가 이 책을 다 읽고 나서도 망설였던 것 같다. 나는 이 세상을 뒤엎을 영웅을 기다리고 있었나보다.

게다가 나는 트리폰조와 팔라치치아 일당들의 모습에서 현 정치인들의 모습을 발견했던 것이다. 국민들의 눈과 귀를 막고, 그것도 모자라 입도 막으려고 발버둥치는 정치인들의 모습이 자꾸 겹쳐지는 것이었다. 결국은 그들도 트리폰조와 팔라치치아 일당들이 자신의 수에 넘어갔듯이 그렇게 쓰러질 날이 올 것이다. 어린 아이(릭)와, 고양이 한 마리(도도)와 아줌마(폴리치니)의 힘은 강하지도, 크지도 않았다. 그러나 그 작은 힘들이 모여서 큰 힘이 되었던 것을 기억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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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 카프카 대표 단편선 클래식 보물창고 8
프란츠 카프카 지음, 이옥용 옮김 / 보물창고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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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의 변신은, 참으로 오랜만에 다시 읽어본다. 보통 어떤 책을 다시 읽을 일이 많지는 않다. 어떤 계기가 주어지거나, 엄청난 감동을 얻었을 때가 그렇다. 내가 청소년 소설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 바로 올 에이지 클래식 시리즈의 책들 때문이었는데, 이번에 카프카의 변신을 다시 읽게 되었다.

교과서를 통해 만나는 한국 근현대 단편소설처럼, 다시 읽을 필요를 못 느낄 만큼 그 내용을 다 알고 있는 소설 중에 하나가 [변신]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새로운 느낌을 받았다. 그것은, 같은 소설임에도 내가 처한 환경과 상황에 따라 달리 읽히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레고르 잠자는, 집안을 위해 희생하면서 살아 온 인물이다. 대부분의 가장들이 그러하듯 그레고르 역시 자신의 희생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살아왔다. 늙으신 부모를 대신해 가정경제를 책임져야 하고, 형제자매의 학업과 독립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도우는 것에 대해 불평불만을 해본 적도 없다. 우리 시대의 가장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다. 뿐만 아니라 가끔 느껴지는 나의 모습이기도 하다.

문득, 책을 읽다 나 자신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요즘 시대는 예전과는 달리 한 사람의 희생을 요구하지 않는 분위기다. 자기계발은, 현재의 업무에 국한되어 있지 않으며 의무에서 벗어나 한 개인으로서의 권리와 행복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분위기가 그렇다고 해서 덥석 편승하기도 꺼려지는 게 사실이다. 혹여 의무를 소홀히 한 채 이기적인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기 쉽기 때문이다.

그레고르의 변신은 ‘벌레’라는 형태로 표현되었다. 우리가 흔히 밥만 축내고 보탬이 되지 않는 인물을 ‘식충이’라 표현하듯, 아주 하찮은 인물을 ‘벌레’만도 못하다고 말하듯, ‘벌레’는 바로 인간 이하의 대상으로 지칭된다. 지금까지 가족과 가정을 위해 헌신한 결과치고는 너무 잔혹하다.

그레고르는 벌레로서 삶을 마감하게 되었지만, 가족들은 또 다른 삶을 이어갈 것이다. 끔찍하지만 이것이 현실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는 ‘변신’외에도 많은 단편들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나는, 카프카의 다른 단편은 거의 읽어보지 못했는데, 이 책을 통해 읽어보게 되어 참 좋았다. ‘포세이돈’이나 ‘바다요정들의 침묵’, ‘법 앞에서’ 같은 단편들이 마음에 들었다.

카프카의 ‘변신’을 처음 접하는 사람도, 다시 읽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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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의 법칙 메타포 9
낸시 월린 지음, 황윤영 옮김 / 메타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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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살 매슈가, 아홉살 동생 에미에게 쓰는 편지글의 형식을 띄고 있는 소설이다. 한편으로는 가까운 사람으로부터의 폭력에 노출되어 있는 아이들, 혹은 그런 아이들의 주변인으로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보내는 편지이기도 하다.

매슈는, '이 세상에는 우리에게 해를 끼치려는 사람들이 있음'을 알게 되었고, 그리고 그런 사람들은 우리가 모르는 사람들만이 아니라 '우리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한 채 내둘려지는 폭력, 그리고, 그저 남의 일-혹은 남의 집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고통스러운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엄마 몰래 쿠키 하나를 먹었다고 목에 식칼을 들이대는 엄마의 모습은 극단적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또, 아이들을 자동차에 태우고 광란의 질주를 하나는 엄마, 바닷가 바위 위에서 아이를 거꾸로 든 채 위험한 놀이(?)를 하는 엄마, 화장실을 사용못하게 하거나, 집안에 가둬놓는 엄마, 아이들은 원하지도 않는 엄마만의 재미를 위한 많은 행동들을 참고 견디는 것만이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사회복지사에게 털어놓을 수도, 주위 사람들(아빠나, 이모를 포함하여)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은 것은, 아니 그러지 못한 것은 그 결과를 뻔히 짐작가능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 결과 더 나빠지리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아동학대의 많은 부분이 가장 가까운 사람, 즉 부모들에게서 일어난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가장 사랑하고 보호해 줘야 할 부모들이 '다 너를 위해서, 다 너를 사랑하기때문에'라는 말로 아이들을 향한 폭력의 칼을 휘두른다. 나는 이 폭력의 칼이 비단 니키(매슈의 엄마)의 행동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회적 제도(또는 교육제도)에 의해 과도한 경쟁으로 내몰린 아이들의 모습이 겹쳐 떠올랐다. 니키의 폭력과 모습은 다르지만, 우리는 또다른 사회적 폭력을 아이들에게 휘두르고 있는 것이다. 그런 아이들은 어른들을 믿지 않는다. 도움의 손길을 줄 수 있는 어른들은 주위에 없다고 믿어버린 아이들이 살나남기 위해서 "엄마 마음대로 하세요."라며 엄마의 기분을 맞추고, 수많은 변명거리를 만들어 자기 자신을 보호하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

매슈가 에미에게 쓴 편지에는 이런 글도 있다. "모든 인간의 본능과 책임은 먼저 자신을 돌보는 것이라는 데에 다들 동의하는 것 같더라고. 사람은 자기를 방어할 권리가 있어. 사람은 생존할 권리가 있지. 하지만 어째서 다른 사람이 생존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법칙은 없는 것처럼 보일까? 그것이 위험을 무릅쓸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아고 말해 주는 법칙은 왜 없는 걸까?"(p.112)라고.

매슈와 캘리는 엄마의 폭력에 대처하고 피할 수 있는 자기 나름의 방법을 터득하여 살아간다. 그러나 아직 아기인 에미가 자신을 방어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기에 에미를 보호하는데도 힘을 쓴다. 매슈와 캘리가 어른들로부터 실낱같은 희망을 본 것은 머독 아저씨의 행동을 통해서였다. 우연히 가게에서 보게 된 머독 아저씨는 자신들을 이해할 것 같았다. 아이들이 원한 것은 상황을 크게 바꿔놓을 수 있는 영웅이 아니라 작은 관심을 보여주고 행동할 수 있는 사람. 그러니까 '부탁했을 때 나서서 우리를 도와주는 어른'이면 충분했던 것이다. 그런 일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머독'이라고 생각했다.

이 책을 다 읽은 후 내게는, '뭔가 도움이 될 일을 해야한다고 생각만 하느라 세월을 보내지 않고, 행동할 거'라는 매슈의 말이 가슴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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