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사라진 세계에서
댄 야카리노 지음, 김경연 옮김 / 다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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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야카리노 작가의 그림책을 몇 권 읽었다. 가장 최근에 읽은 그림책이 [폭풍이 지나가고]였다. [나는 이야기입니다]도 꽤 인상깊었던 걸로 기억한다. 앞의 그림책을 떠올려보면 댄 야카리노 작품의 성향이 어느 정도 예상이 된다.


우리는 이미 그 세계를 향해 나아가고 있지 않은가. 우리의 지식과 정보, 감정과 생활사 등 모든 것을 후세대로 전달할 수 있는 매체이면서 보관이나 효율성에서도 뛰어난 책이지만, 책을 읽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소식은 자주 들려온다. 플로피디스크나 테이프(비디오테이프 포함) 등 자료가 남아 있어도 재생할 수 없는 것들을 생각해보면 된다. 그러나 디지털 세계로 나아가면서 우리는 많은 것을 디지털에 의존하고 있다. 


지금은 '읽기'라는 개념을 종이로 된 책뿐만 아니라 디지털로 표현된 내용 읽기까지로도 넓혀야한다는 의견도 많다. 문자로 표현된 것뿐만 아니라 이미지나 영상 또한 제대로 읽지 못하면 정보의 왜곡이나 오류가 빈번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결국은 이 모든 것이 사고력에서부터 오는 게 아닐까? 


창의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력뿐만 아니라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는 사고력도 필요하다. 디지털 자료들이 하이퍼링크로 이어져 자료를 찾거나 활용하기에 편리해졌다고는 하지만, 깊이 있는 탐색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거기에 나의 일거수 일투족이 모두 디지털화되어 (누군가에게) 공개되기도 하고, 나의 정보를 이용하여 (누군가는) 이익을 얻기도 한다.  


이 그림책은 마치 아주 먼 미래의 이야기를 꺼낸 듯하지만, 어쩌면 바로 지금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그림책 표지를 넘기면 비슷비슷한 사람들이 모두 똑같이 생긴 작은 기기를 하나씩 들고 있다. 이것은 휴대폰이나 (크기가 작아진) AI 비서일지도 모른다. 버스를 타거나 지하철을 타면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기도 하다. 굳이 대중교통이 아니더라도 카페에서도, 식당에서도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에도 주위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 오로지 손에 든 그것에만 집중하는 모습이 전혀 낯설지 않다. 


그림책의 마지막 장을 펼치면, 모두 똑같이 생겼던 사람들의 모습이 다양하게 바뀌었음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은 손 안에 든 기계가 아니라 책을 읽고 있는 아니나 가족을 바라보고 있다. 사람들의 시선이 향하는 곳이 바뀐 것이다. 주변을 살펴보고, 주위를 둘러보며, 생각을 하는 것. 작가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바로 이것이 아닐까? 


커다란 눈이 우리의 모든 생활을 통제하고 감시하는 상황. 하품을 하거나 자고 있거나 또는 기계를 들여다보고 있어도 눈은 우리가 가야할 곳으로 데려다 준다. 그리고 우리가 직접 해야 할 일을 대신 처리해주고 읽어야 할 것, 알아야 할 것, 배워야 할 것까지도 모두 커다란 눈이 정해준다. 이 눈은 아마도 AI 인공지능이 아닐까싶다. 내가 선택하거나 고르거나 하기 위해 고민할 필요가 없는 세상에서 나의 뇌와 몸은 특별한 노력이 없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요즘 챗GPT를 비롯하여 AI, 인공지능에 관한 책을 많이 읽었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어서 그런지 이 그림책의 내용이 섬뜩하게 느껴졌다. 아마도 나의 생활 중 많은 부분이 그림책과 같은 상황일 것이다. 


그렇지만 세상에는 누군가는 거기에 의문을 품는 사람이 있다. 이 그림책에서는 빅스이다. 커다란 눈이 데려다주는 곳, 대신 정해주는 것과 같은 모든 것이 재미가 없다. 왜일까? 왜 나는 다른 아이들과 다르게 이 모든 것이 재미가 없을까를 생각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빅스는 세로운 세계를 발견하게 되고 그곳에서 지금의 우리가 무엇을 잃어버렸는지를 찾아낸다. 원래부터 커다란 눈의 감시와 통제 속에서 살지 않았다는 것을, 그리고 그곳에서 찾아낸 다양한 삶의 모습은 지금의 내가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직관적으로 그림책의 내용이 무엇인지 알 수 있으니 어린이가 읽어도 무방하다. 그림책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조금 더 생각하고 토론하기에는 청소년이 읽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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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질문이 돈이 되는 세상 - 이미 시작된 AI의 미래와 생존 전략
전상훈.최서연 지음 / 미디어숲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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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어디 가서 아는 척 좀 할려면 이거 모르고는 안될 것 같다. 불과 2~3년 전만 하더라도 4차 산업혁명때문에 이러니저러니 하더니 이제는 온통 챗GPT 이야기다. 회사에서도 직원들이 기본 개념 정도라도 알고 있어야한다고 하여 몇 권의 책을 읽고 있는 중이다.

오늘은 챗GPT 질문이 돈이 되는 세상이라는 책을 읽었다. 챗GPT 관련하여 많은 책이 나오고 있는데 '돈이 되는'이라는 카피가 좀 직설적이기는 하다. --> 관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이 부제는 핵심이 되기도 한다.

이 책은 서두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다.

"생성형 AI의 대표 아이콘이라 칭할 수 있는 챗GPT의 사용 방법을 알리는 단순한 사용서나 활용서가 아니다. 책GPT로 야기될 미래의 삶, 미래직업, 미래교육, 그리고 미래 사회의 변화를 속속들이 분석하여 그에 대응할 수 있는 생존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1 장 미래의 삶

2022년 12월 오픈AI에서 개발한 생성형 AI 챗GPT가 공개되었다. 이전에 AI라고 하면 알파고 정도로만 알고 있던 나는 챗GPT를 보고 깜짝 놀랐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바로 사용해보기 위해 이것저것 검색해보았다. 이전과 지금의 가장 큰 차이라면 바로 이것이 아닐까 싶다. 즉, 나와는 상관없고 사용할 일 없을 것 같던 AI를 직접 사용하게 되었다는 것 말이다.

오픈AI는 테슬라,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와 Y콤비네이터의 CEO인 샘 올트먼 등이 2015년에 공동 설립한 인공지능 연구소인데, 챗GPT를 전 세계 유저들에게 오픈하였다. 챗은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의미이고 GPT는 오픈AI가 개발한 언어 모델이다.

GPT는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의 약어로, 'Generative'는 답변을 생성하고, 'Pre-trained'는 사전에 학습된, 'Transformer'는 인공신경망 모델 중 하나로 자연어처리 분야에서 주로 사용되는 모델을 말한다. '트랜스포머 Transformer' 모델은 자연어 처리 분야NLP 에서 매우 유용하게 사용되며, 기계 번역, 챗봇, 감성 분석, 요약 등 다양한 자연어 처리 작업에 적용되고 있다. 빠른 처리 속도와 더 긴 문장을 더욱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것은 트랜스포머 모델의 셀프어텐션 메커니즘 Self-Attention Mechanism 덕분이다. 이 기술은 그동안 인공지능의 한계라 여겨지던 문장 내 단어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고, 이를 통해 문맥을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인공지능에 부여해 준다. 즉, 인공지능이 인간의 언어를 최대한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게 해 주는 아주 획기적인 기술 모델이다. 이를 통해서 챗GPT는 자연어 처리 및 생성에 강점을 보이며 그동안 인공지능이 보여 주지 못했던 이해력과 더욱 명확하고 논리적인 답변을 해 줄 수 있게 됐다.

P.20

다만 챗GPT는 최신 정보는 학습하지 않아서 잘 알지 못하지만 추론을 하여 알려주기도 한다. 학습한 정보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정보의 품질이 높으면 높을수록 추론의 정도도 그 정확도가 높아진다. 반대로 데이터가 부족하거나 양질의 정보가 아니면 제대로 된 답변을 얻을 수 없다.

챗GPT의 발전은 미래의 일로만 상상하던 AI기술이 실제 기업에 적용되어 현실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책에서는 교통수단의 변화와 네옴을 통해 본 미래 도시를 소개한다. 저자들은 스마트시티의 자율주행차와 도심항공 모빌리티를 미래를 이끌 산업으로 보고 있다.

내가 이 책에서 관심 있게 눈여겨 본 대목은 '데이터 배당 시대로의 대전환'이라는 꼭지이다.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활용해 수익 창출을 증대하는 플랫폼 기업은 데이터 경제 시대의 최대 수혜 기업(P.56)이다. 플랫폼 기업의 독점적인 부의 편증을 보완하기 위해 재난기본소득, 혹은 보편적 기본소득을 국가적인 시스템으로 보고 있다. 기본소득은 [유토피아]의 저자 토마스 모어가 주장한 평등한 소득 분배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AI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에게 기본 소득을 지급하여 여가생활과 더 창의적인 일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인공지능이나 기계로 자동화가 이루어지면 실업자가 증가할 수 밖에 없다. 처음에는 기업의 이익도 증가하지만 소비의 여력이 사라지면 결국 가계도, 기업도, 국가도 붕괴될 수 있다. AI로 모든 일자리가 다 사라지지는 않지만 전체 총량으로 볼 때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다.

챗GPT가 빠르게 발전하면 결국 챗GPT를 운영할 수 있는 1%의 자본가나 핵심기술자와 이를 이용할 수 밖에 없는 99%의 사람들로 나뉜다. 플랫폼 기업은 이용자의 데이터로 성장하므로 이용자는 소비자이면서 생산자이다. 따라서 기업이 소비자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하여 창출한 수입을 이에 기여한 소비자들에게 나눠줘야 한다는 것이 데이터 배당이다. 챗GPT를 사용하면서 나와 나눈 대화와 그로부터 추출된 나의 잠재적인 성향까지도 데이터가 된다. 기업은 이 데이터를 수집, 저장, 분석 그리고 활용이라는 과정을 거치면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데 이 부가가치 창출의 시작점은 바로 원시데이터이다. 따라서 이는 원시데이터를 제공한 생산자(이면서 소비자)에게 배당을 지급해야 하는 근거가 된다.

물론 데이터 제공자의 관심이나 진실성과는 상관없는 거짓된 대화나 부적절한 질문, 비윤리적 질문 등 목표에 부합하지 않는 오류나 정보 오류로 인해 손해를 끼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저자는 원시데이터의 진실성을 매우 중요하게 본다.

2장 미래의 직업

2장에서는 GPT가 지식 기반의 일을 하는 지식 노동자들에게 큰 위기라고 평가하는 이유와 미래의 인재상에 대해 설명한다.

디지털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2000년대 초반부터 (그 이전자료까지도) 지식 노동자들이 다루는 지식과 이론들은 문서화로 잘 정리되어 인공지능이 학습할 수 있도록 디지털로 저장되어 있다. 지식 노동자들은 대개 컴퓨터와 인터넷을 이용하여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그들의 모든 활동은 데이터로 기록되며, 이 데이터는 AI의 지능을 향상시키고 활동 영역을 넓히는 데 기여한다. 비숙련된 지식 노동자들은 AI에 의해 일자리를 잃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P.72

마이크로소프트가 발표한 2025년과 그 이후에 점차 떠오를 것으로 본 10가지 직업군은 다음과 같다. 가상 공간 디자이너, 윤리 기술 변호사, 디지털 문화해설가, 프리랜스 바이오해커, 사물인터넷 데이터 크리에이티브, 우주 여행 가이드, 개인 콘텐츠 제작자, 생태복원 전략가, 지속 가능한 전략 혁신가, 인체 디자이너. 여기에 저자들은 2가지를 더 소개한다. 프롬프트 엔지니어와 AI아티스트가 그것이다.

세상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고, 더 이상 지금까지와 같이 살 수 없다면 나 역시도 준비를 해야한다. 챗GPT 등 AI의 기술력에 나의 어떤 능력을 융합할 수 있을까?

첫번째는 자동화된 업무 처리이다. AI를 이용하여 회의록 작성, 문서 번역, 기획서 및 보고서 작성, 자동화된 고객 지원을 할 수 있어 업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단, 자동생성된 결과물에서 누락된 부분이나 오류 등은 없는지 검증하고 확인해 보는 절차가 필요하다.

두번째는 빅데이터 분석이다. AI 툴을 이용하여 대량의 데이터 분석으로 얻은 결과로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거나, 시장 동향을 파악하여 경영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단, 현재 일어나거나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내외적 요인에 대한 개인의 통찰력이 필요하다.

세번째는 예측 모델링이다. 고객의 행동 패턴이나 심리를 AI 예측 모델링을 사용하여 고객의 행동 패턴이나 심리를 분석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거나 비즈니스 모델을 찾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예측 모델링 값에 대한 기준 설정, 검증, 현실화 여부 판단 같은 능력이 필요한 만큼 현장 경험이 풍부한 사람에게 유용하다.

네번째는 교육 및 역량 개발이다. AI 분석을 바탕으로 맞춤형 직원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개인의 역량을 강화하고, AI와 협업 기반의 직무 역량을 보다 전문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단, 정량적 수치로 파악하기 어려운 정성적 측면에서는 업무 담당자의 인사이트 능력이 요구된다.

다섯번째는 광고 및 홍보 전략이다. AI를 이용한 광고 및 홍보용 영상 혹은 포스터를 제작할 때 스토리 구성과 대본 등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어서 시간과 노동력의 투입을 최소화할 수 있다. 새로운 콘텐츠를 기획하거나 아이디어 도출도 가능하지만, 소속 기관의 경영철학이나 내부 상황에 맞는 방향을 설정하는 등의 담당자 능력이 요구된다.

P.93-94

따라서 미래가 원하는 인재상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미래 직무 역량의 핵심 요소로 창의성, 융합, 트레일블레이저, 비전을 든다. 먼저 창의성 계발의 핵심은 질문이다. 대화형 AI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질문력이 필요하다. AI를 활용하기 위한 프롬프트뿐만 아니라 AI와 협업하거나 리딩하기 위해서 필요한 질문력이다. 평소 어떤 현상에 대해 의문을 갖고 비판적인 사고를 해왔다면 질문의 수준이 다를 것이다. 또한 챗GPT의 답변의 출처를 확인하거나 정보를 확인하는 능력도 다르다.

두번째는 업무를 통융합하는 능력이다. 다양한 경험을 쌓고 문제 해결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 전문가와 상호 소통해야 하며 꾸준한 학습이 필요하다.

세번째는 트레일블레이저가 되어야 한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선구자, 개척자이다. 경험은 지식 이상으로 중요하다. 직장인이라면 자신의 직무만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경험을 쌓아야 한다. 경험 속에서 배워야한다. 새로운 혁신은 내가 얼마나 많은 경험을 했고 새로운 도전을 준비했는가에 달려있다.

네번째는 비전이다. 열정을 가진 인간은 현재의 능력 이상을 발견하고 성장할 수 있다.

3장 미래교육

IB의 글랜빌은 말한다.

"AI가 버튼만 누르면 작문을 해 줄 수 있는 시대를 맞아, 우리는 학생들이 다른 기술들을 익히도록 해야 한다. 작문이 제대로 됐는지, 맥락을 놓치지는 않았는지, 편향된 데이터를 썼는지, 창의성이 부족한지 등을 이해하는 능력이 작문 자체보다 훨씬 중요해질 것이다.”

챗GPT 답변의 정확성을 꾀하기 위해 출처를 확인하고 다양한 형태의 질문과 답변에서 나오는 공통점과 상이점을 찾아내며 자신의 경험과 비교하여 새로운 질문을 만들어낼 인재를 키우는 교육과 평가 시스템의 기준이 만들어져야 한다.

P.136

AI와 차별화되는 인간의 상상력을 키우는 데는 사색, 토론, 휴식이 필요하다. 사색이란 주어진 문제나 상황을 깊이 생각하고 분석하는 것으로 데이터와 정보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능력이다. 챗GPT는 모든 문제에 대해 완벽한 해결책을 제공할 수 없다. 챗GPT가 학습한 데이터가 제한적이고 데이터의 편향성과 문맥에 대한 이해 부족 등에 의한 오류도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챗GPT의 답변을 분석하고, 문제의 복잡성을 이해하며, 다양한 정보와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결론을 도출하려면 인문학적 사색이 반드시 필요하다. 인문학적 사고의 핵심은 토론을 통해서 각자의 의견이 다른 것을 확인하고 그중에서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확인하는 절차이므로 챗GPT와 토론은 서로 보완적인 역할을 한다. 기억과 암기를 넘어서는 고난이도의 사고를 해야 한다면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므로 휴식은 필수이다.

4장 미래의 사회

챗GPT는 다양한 주제에 대한 답을 내놓을 수 있으나 개인의 판단력이 많이 필요한 분야는 사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사용자는 챗GPT의 답변을 항상 검토해야 한다. 비판적 사고능력은 아직까지는 인간 고유의 영역이다. 챗GPT가 제공하는 정보가 가치있다고 하더라도 그 정보가 필요한지 분별하거나 판단하는 것은 사람의 몫이다.

깊은 사색, 독서, 활기찬 토론에서 얻은 논리성, 비평력, 창의성을 오랫동안 빌드업 해 온 사람에게는 챗GPT라는 신종 무기가 삶의 무기가 된다. (P.197)

챗GPT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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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연금술사 - 생각하는 대로 해내는
미야자키 신지 지음, 박수현 옮김 / 밀리언서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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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소비자에서 시간생산자로

꿈에 조금씩 가까워진다

어렸을 때는 하루가 그렇게 길더니, 나이가 들면서부터 점점 하루가 짧아지고 한달이 금새 지나가고 어느새 1년이 지나 또 한살 먹었음에 깜짝 놀라곤 한다. 책에서는 "어릴 때의 1년은 변화가 풍부하지만, 어른이 되고 나서 1년은 변화가 적어서 눈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버린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시간을 늘리고 싶은 사람은 목표를 향해 노력하고 성장하면 된다. 그러면 변화무쌍한 날을 보낼 수 있으니 시간이 늘어난 것처럼, 천천히 흐르는 것처럼 느껴진다.

시간을 잘 쓰기 위해서는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시간을 잘 쓰자'는 결심을 하고 훈련하지 않으면 시간을 잘 쓸 수 없다.(p.22)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먼저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하고 싶은 일은 자연스럽게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찾아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하고 싶은 일'만 해서는 먹고 살기가 힘들다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일만 했을 때 수입이 부족할 수는 있지만 먹고 살 수는 있다. 그러므로 이것을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는 이유로 삼아서는 안된다.

도쿄대학 명예교수 다케우치 히토시는 '지적엥겔계수'라는 지표를 주장했다. '지적 엥겔지수'란 '하기 싫지만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을 하는데 필요한 시간이 '하루 24시간에서 수면 시간을 뺀 시간'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지적 엥겔지수가 낮을수록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시간이 늘어난다. '지적 엥겔지수'를 조금씩 낮추는 노력을 한다면 언젠가 하고 싶은 일을 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한다. 지적 엥겔지수를 낮췄다면 그 다음에는 '꿈의 시간 지수'를 높여야 한다. '꿈의 시간 지수'란 자신의 자유시간 중 '꿈의 시간'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또 자투리 시간은 어떤가? 자투리 시간은 의외로 많이 생기지만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자투리시간을 활용하지 않는 사람은 그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지만, 꿈을 실현하는 사람은 그 시간에 한걸음 더 꿈에 다가간다. 자투리 시간을 활용할 때는 미리 자투리시간을 활용할 준비를 해두고 각각의 자투리시간에 적합한 일을 해야 한다. 자투리 시간 역시 철저히 계획하고 구조화해야 하는 것이다.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문제없는 시간'에는 가치 있는 일을 한다. 무언가를 개선하료는 마음이 있으면 해야 할 일을 발견하기 마련이다. '할 일이 없다', '지금 이대로도 충분하다', '이렇게 해 와도 지금까지 별 문제 없었다'는 것은 그저 해야 할 일을 찾을 생각이 없다는 뜻이다. (p.91)

조급할수록 시간에 쫓긴다고 한다. 최선을 다하는데 전념한다면 그 결과에 상관없이 그것으로 충분하다. 지나간 일로 시간을 허비하지 말자 그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다. 남을 위해 내 노력과 시간을 쓰지 말라. 이 말은 무조건 거절하라는 말은 아니다. 나만 할 수 있는 일이고 15분 안에 끝낼 수 있는 일이라면 해주어도 된다. 무상으로 뭔가를 요청하는 사람에게는 거절해도 된다. 무산으로 부탁하는 자체가 진심으로 요청하려는 생각이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논쟁을 피하는 것도 시간관리이다. 또 상대를 배려하면 에 시간이 줄어든다. 핵심은 적당히 거절하는 것이다. 상대의 체면을 깎거나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잘 처신해야 한다.

저자는 시간도, 노력도 돈으로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런 문장은 우리 정서에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돈을 내고 배움으로써, 쓸데없는 노력을 줄이고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 또한 지식을 흡수하는 능력이 뛰어나면 시간 낭비가 없다. 잘 모른다고 생각되더라도 '아직 이 분야에 미숙할 뿐 나도 하면 잘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자.

시간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혹시 나에게 해당하는 경우가 있다면 저자의 조언에 따라보라. 때로는 '다 알고 있'다는 자만이 '하지 않을'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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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이 데굴데굴 그림사전 너머학교 톡톡 지식그림책 10
레나 회베리 지음, 신동경 옮김 / 너머학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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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닭장에서 시작되었다. 시골로 이사를 간 후 닭을 키우고 싶었지만 7년이나 지난 뒤에야 닭을 키우게 되었다. 암탉 네 마리와 수탉 한 마리로 시작한 후 운 좋게도 병아리가 알에서 깨는 모습도 보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알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다. 이 그림책은 알에 대해 궁금한 모든 것을 알려준다. 


알은 세계 곳곳의 신화에도 등장한다. 예전 사람들은 알이 마법의 힘을 가지고 있다고 믿었다. 10월의 두 번째 금요일이 세계 알의 날이라고 한다. 알의 모양은 예술가와 연구가, 발명가에게 영감을 주었다. 의약품이 되기도 하고, 예술 작품으로 태어나기도 하고, 달걀로 색깔을 입히기도 하고 음식을 만들기도 한다. 그러고보면 알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고 많이 접할 수 있다.   


닭은 태어난 뒤 4개월에서 6개월 사이에 알을 낳기 시작한다. 건강하고 행복한 닭은 10~15년을 산다고 한다. 닭은 낮이 길어져야 알을 낳기 시작하는데 공장형 양계장에서는 한 해 내내 불을 밝혀 쉬지 않고 달걀을 낳게 한다. 그러면 이 닭은 한 살쯤에 도살된다고 한다. 15년까지도 살 수 있는 닭이 1년이 지난 후에 도살된다는 사실은 끔찍하다. 그 1년마저도 내내 알을 낳다 죽어야 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닭을 통해 알 낳기와 알 품기를 설명한다. 병아리는 어떻게 알 속에서 숨 쉴까? 노른자와 흰자, 껍데기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지식정보그림책이지만 내용의 수준이 높다. 


모든 새는 알을 낳는다. 세상에서 가장 큰 새인 타조는 알도 세상에서 가장 크다고 한다. 그래서 타조알 노른자는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에서도 가장 큰 세포이다. 익히려면 1시간이나 걸린다고 한다. 모든 새가 알을 품지는 않는다. 정글에 사는 무덥새는 식물 찌꺼기를 덮어서 무덤처럼 만들어 온도를 조절한다. 새와 관련 있는 다양한 단어들을 알아보면 생물학적 지식에 조금씩 가까워진다. 


새 뿐만 아니라 곤충도 알을 낳는다. 거미도 알을 낳으며 뱀과 도마뱀, 개구리, 거북, 악어가 낳은 알도 살펴본다. 포유류도 알을 낳을까? 포유류는 알이 아니라 새끼를 낳는데 오리너구리와 가시두더지는 알을 낳기도 한다. 물 속의 알, 공룡알을 살펴보고 나면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 알이 있는지 알게 된다. 이런 과학적 상식과 지식, 정보들 외에도 역사 속 알, 예술 속 알, 요리가 된 알 등 알에 대한 모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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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우연 - 제13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청소년 63
김수빈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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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초록한 표지가 싱그럽다. (그것과는 별개로 요즘 책 표지 디자인은 뭔가 새로운 느낌이 별로 없다. 한동안 초록색 표지가 넘쳐나더니...좀 아쉬운 마음이 든다). 


5월 들어 확실히 짙은 초록이 많아졌다. 5월은 푸르구나... 아이들도 청소년도 딱 그 시기의 풋풋함과 푸르름을 안고 있는 듯하다. 난 꽤 열려있는 어른이라 자부하고 있었는데 이 또한 나의 오만이었음을 요즘 자주 느낀다.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고(오히려 앞서가려고) 열심히 쫓아다녔지만 확실히 낄 수 없는 세대의 차이는 있었다. 청소년 소설을 읽다 보면 요즘 아이들의 생각을 읽거나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것들을 살짝 엿볼 수 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어린이용 도서를 제법 많이 읽었지만, 아이가 청소년이 되면서는 많이 읽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나는 고등학생이 된 딸아이에게 책을 권하기 전에 먼저 읽어보는 편이다. 그래야 아이의 생각을 물어볼 수도 있고 같이 주제를 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문학동네 청소년문학상 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어쩌면 내 마음은 동경에 가까운 건지도 모른다. 고백 같은 건 생각해 본 적도 없고 정후가 나를 좋아해 주길 바라지도 않는다. 만약 내가 공주님이 되길 꿈꾸는 일곱 살짜리 어린애였다면 일말의 기대 정도는 가졌을 수도 있다. 그러나 열일곱의 나는 그렇지 않다. 정후는 내가 손만 뻗으면 닿는 거리에 있지만, 우리는 서로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 정후는 '모두의 한정후'이고 나는 그냥 1학년 9반 25번이니까. 이건 괜한 자기비하도 아니고 자존감 부족도 아니다. 나는 내가 조금 시시하고 재미없긴 하지만,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이제 더는 공주님이 되길 꿈꾸지 않는, 아주 보통의 고등학생일 뿐이다. p.20


보통의 고등학생. "조금 시시하고 재미없긴 하지만,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하는 이수현이라는 아이가 주인공이다. 수현이는 자기가 생각하는 만큼 그렇게 이도 저도 아닌 아이는 아니었다. 자기 스스로는 앞서서 행동하지 못하고 용기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친구의 아픔을 모른체 하지 않는 따뜻한 아이였다. 


혼자있고 싶으면 적당히 거리를 두면될텐데, 굳이 반감을 사는 행동까지 하는 것이 신기했다. 어떻게 보면 그건 고요 같은 아이들이 가진 특권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니까 외국 드라마에 나오는 시니컬한 여자 주인공처럼 점심시간에 혼자 밥을 먹어도 초라함이나 쓸쓸함이 느껴지지 않는 아이들, 외로워 보이기는커녕 오히려 혼자인 모습이 더 특별하고 멋지게 보이는 아이들. p.22


고요가 여자아이들 사이에서 따돌림 아닌 따돌림을 받고 있다. 아이들은 어쩌면 미워서가 아니라 나와 다르다는 느낌, 뭔가 특별한 것 같다는 걸 인정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컸을 수도 있다. 거부당한 자존심과 마음의 상처가 암묵적인 동의를 이끌어낸다. 정후나 우연이, 그리고 수현이가 고요의 책상을 미리 치우거나 신경을 쓰기는 하지만 아이들이 그러한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공론화하지는 않는다. 그저 고요가 혼자 있거나 더 큰 싸움으로 번지지 않도록 배려할 뿐이다. 


오늘 일을 장난이라고 해도 되는 걸까. 이건 명백한 괴롭힘이었다. 아이들은 고요가 먼저 미움받을 행동을 했다고 말한다. 미움받을 행동을 하면 괴롭혀도 괜찮을 걸까. 그럴만한 이유가 있으면 괴롭힐 권리가 주어지는 걸까. p.59


MARE TRANQUILLITATIS : 고요의 바다를 뜻하는 라틴어


수현이는 우연이가 보던 인터넷 아이디를 떠올리며 영어 단어를 쳐보다가 자동완성단어에서 고요의 바다를 찾는다. 고요의 바다는 달의 수많은 바다들 가운데 하나로 1969년 7월 20일, 달에 도착한 닐 암스트롱이 인류의 첫발을 내디딘 곳었다. 고요의 바다는 누구의 계정일까? 미술 시간에 달의 뒷면을 그렸던 이우연이 고요의 바다일까? 달이 그려진 이어폰 케이스를 선물한 고요가 고요의 바다일까? 


나는 고요의 바다에 팔로우 요청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내가 이수현이라는 게 드러나지 않는 공간에서라면 두려울 것도 겁이 날 것도 없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마음껏 손을 뻗을 수 있다. 설령 거절을 당할 지라도 전혀 상처 받지 않는다. p.70


마치 달의 뒷면과도 같은 인터넷 공간. 보장된 익명성은 그 누군가로부터 거절당할 위험도 마음의 상처를 입을 일도 없을 것 같다. 아이들은 현실에서의 자신과는 다른 모습으로 인터넷 공간에서 새로운 자신을 창조한다. 


그렇게 수현이는 the_eagle_has_landed. 달 착륙선 이글이 무사히 착륙했을 때 닐 암스트롱이 인류에게 전했던 말, 저 문장을 계정 아이디로 만들고 고요의 기지에 무사히 안착한다. 


그곳에서 발견한 또 하나의 계정 moon_of_michael_collins, 아폴로라는 이름의 검은 고양이 사진이 있는 계정이다. 아폴로 뒤로 보이는 익숙한 공원 풍경은 수현이의 집에서 5분 거리에 있는 달빛공원. 수현이는 마이클 콜린스가 아폴로 11호의 조종사였다는 것을 알아낸다. 


아폴로 11호의 탑승자는 닐 암스트롱, 버즈 올드린, 그리고 마이클 콜린스까지 모두 세 사람이었다. 그러나 앞의 두 사람과는 달리 마이클 콜린스는 달에 착륙하지 못했다. 사령선의 조종사였던 마이클 콜린스는 암스트롱과 올드린이 달에 발자국을 남기는 동안 우주선에 홀로 남아 달의 궤도를 비행했다. 그는 48분 동안 지구와도 교신이 끊긴 채, 오롯이 혼자서 달의 뒷면을 바라보았다고 한다. 달을 눈앞에 두고도 발을 내디딜 수 없었던 마이클 콜린스. p.78


어쩌면 이 소설 속 아이들은 모두 달에 도착하지 못한 채 달의 뒷면만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 모두 달을 향해 날아가고 있지만, 대부분은 달에 발자국을 남길 수 없다. 아이들은 현실 속의 자신을 숨긴 채 익명의 공간에서 우정을 쌓는다. 현실에서는 서로가 서로를 대면대면하게 바라보는 관계지만, 익명의 공간에서는 그들 사이에 벽이란 없다. 진짜 나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나의 속마음을 드러내보여도 상처입지 않을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가 아무리 친해지고 좋은 친구라 생각해도 만나지는 말자고 한다. 


우연이가 사라진 날 우연이의 흔적을 근거로 해서 수현이가 해운대 바닷가로 찾아간다. 아이들은 학교라는 공간에서 점점 진짜 자신을 드러내놓지 않고 혼자만의 세계로 침잠해들어가는 것 같다. 몸으로 부딪히며 서로를 알아가던 때와 다르다. 아이들은 드러내보이고 싶지 않은 것도 많고 더이상 자신의 삶에 끼어들지 않기를 바라며 밀어낸다. 하지만 그들도 어느 순간 "나는 네가 궁금해졌어"라고 마음을 전하게 된다. 


수현이는 친구의 마음을 살피기도 하고, 부당한 것에 용기내어 나서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도 안타까워한다. 수현이 친구 지아는 수현이와 찰떡이다. 둘 사이의 우정은 마치 어렸을 때 내 친구들을 보는 느낌이다. 수현이와 지아 사이의 우정처럼 고요와 우연이 그리고 반 친구들 모두 그런 관계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며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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