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4.4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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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샘터... 4월호.

샘터의 표지그림이 참 마음에 든다. 매월 정해야 하는 특집 기사만큼이나 표지에도 얼마나 많은 고심이 들어갔을까? 패션지나 문학지가 아니어서 그런가, 매번 접하는 표지 그림은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마치 나 좀 보러와요 하고 손짓하는 꽃들같다. 짙은 꽃분홍색이 가슴을 설레가 한다.

 

봄은 봄인데, 왜이리 날이 추운지.. 아직도 겨울옷들이 옷장에 걸려있다.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라 하기에는 좀 길다. 낮과는 일교차도 커서 옷 입기 참 애매한 계절이다. 이 찬 바람이 멎고 나면 금방 여름이 올 것이다. 그래서일까? 짧은 봄을 어떻게 하면 잘 보고 즐길까 고민도 된다.

 

나는 먼 거리는 아니지만, 짧은 시간에 다녀올 수 있는 곳을 선호한다. 남들 다 있다는 운전면허도 없어서 애들 아빠가 쉬는 날이거나, 그렇지 않으면 대중교통에 의지해야해서 더 그러하다. 3월에는 계속 바깥 나들이를 했더니, 몸이 피곤한지 어제는 잠도 많이 오고. 아, 잠과 봄은 꼭 세트로 오더라.

 


이번 4월호에 나를 움직인 한마디에 이현세님의 글이 실렸다.

늘 나를 붙잡던 양인자님의 글은 이번호에선 나의 눈길을 슬쩍 비켜갔다. 요네하라 마리의 글을 대부분 다 읽어봤기 때문인지, 양인자님의 글보다는 나의 느낌이 더 강하게 남아있어서일 것이다.

 

"나는 영원히 싸우는 자유로운 의지이다."

만화가와 화가의 길을 두고 고민하던 그에게 이 글귀가 마음에 탁! 들어왔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스스로 운명을 결정하는 주체가 될 수 있었다고 한다.

나는 아직 내 마음을 움직인 글귀라고 내세울 만한 것이 없다. 아니, 글귀뿐만 아니라 뭔가 전환을 이루어줄 계기를 못 만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고보면 큰 굴곡없이, 변화없이 그렇게 살고 있는 내가 어쩌면 심심한 인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뭔가를 결정해야 하는 시기가 왔을 때, 나를 붙잡아 줄 것은 무엇일까? 괜시리 궁금해진다.



짧은 거리의 여행을 자주 하는 나에게 해남 땅끝마을은 좀 먼 곳이다. 십여년 전, 지금은 남편인 된 친구녀석이 밤 늦게 전화를 해서는 땅끝마을에 와 있다고 전했었다. 그때야 별 감흥이 있었겠나, "뭐한다고 그까지 갔노?? 툭! 한마디 던진 기억이 있다.

 

땅끝마을에도 봄이 왔다고 한다. 꽃망울들이 하나 둘 꽃을 피워내고 사람들을 유혹한다. 개인적으로는 매화를 그닥 좋아하지 않아서 매화축제하는 곳은 가본 적이 별로 없다. 부산 가까운 우너동에서도 지금은 매화축제가 한창이라는데..난 왜 그리 흐리멍청한 매화꽃 색이 싫을까? (사실, 매화꽃은 안좋아해도 매실은 좋아한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시기보다 축제를 피해 방문하면 더 좋다는 말이 이해가 된다. 가끔 꽃 축제를 가면 꽃보다 사람이 더 많은 것에 지쳐 돌아오곤 하니 꽃이 눈에 보일 리 없다. 농사에 방해되지 않는 시기라면 축제를 피해 이번에는 매화꽃 핀 곳도 들러볼까 싶다. 허드러진 벚꽃이 유혹하기 전에 ^^



샘터에는 여러가지 꼭지가 있지만 내 눈을 사로잡는 꼭지들은 늘 일정하다.

독자들이 보낸 글이나, 짧은 에세이가 대부분이지만, 이렇게 고정 연재되는 꼭지들은 늘 볼거리를 제공한다. 밥상 그림도 옛날 어렸을 때 우리집 밥상을 보는 느낌이 들어 한참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요즘도 저렇게 밥상을 차려놓고 사람을 기다리는 곳이 있을까?

 

어울리지 않게 미술에 관심을 보이는 나를 두고 지인은 이렇게 말했다. 항상 관련서적들을 보시는데, 많이 아시나봐요.. 아, 모르니까 보지...--;; 사실 나는 그림이나 조각 자체보다는 그 뒷이야기에 끌린다. 결국은 이야기에 끌리는 것이다. 나는 예술작품을 어떻게 대해야 할 지도 잘 모르겠고, 저 작품이 왜 그렇게 유명한지, 때로는 왜 그렇게 비싼지 ^^ 이런 것도 잘 모른다. 다만 그 작품에 얽힌 이야기를 듣다보면 그것이 재미있어서 보게 된다.

 

샘터에도 그런 꼭지가 있다. 이번 호에서는 그림과 조각의 한판 승부라는 제목으로 찰스 1세의 3명 초상화가 나왔다. 찰스 1세? 음..얼마 전 읽었던 어린이용 판타지 소설에 찰스 1세 시절이 배경이었던 것 같다. 한 시대를 살아가는 예술가들과 후원자들의 관계를 읽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제는 빠지지 않고 챙겨 읽게 되는 샘터의 마지막 뒷면.

모험심이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조직을 결성하고 그 조직을 통해 원하는 바를 이루어가는 리처드 브랜슨 경의 이야기가 지금의 내 고민을 조금은 해결해 줄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 것 같다.

 

이 작은 책 한 권으로 나는 4월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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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의 기적 - 시각 장애 아이들의 마음으로 찍은 사진 여행 이야기
인사이트 캠페인을 만드는 사람들 지음 / 샘터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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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 아이들이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사진이 모여 한 권의 책이 되었다.

이런 시도가 가능했던 것은 무엇때문일까?

보이지도 않는데, 무엇을 어떻게 찍었다는 말일까?

나의 의문은 확인해보고 싶다는, 그들의 사진을 보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싶다는 생각을 하게 하였다.

 

 

인사이트캠페인.

나는 처음 들어보았다.

이 책을 보고서야 아, 이런 것도 있구나.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도 있구나.

이 아이들도 세상을 이렇게 아름답게 찍을 수 있구나.

흔한 인증샷이 아니라, 마음을, 생각을, 사랑을, 바램을 표현하는 이런 사진도 있구나.

나는 계속 혼잣말을 되내었다.


사진찍는 것을 좋아한다. 나도, 우리집 아이도.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나는 인증샷을 남기는 편이고, 우리집 아이는 자기가 기억하고 싶은 것만 찍는다.

내가 찍는 사진은 기록으로서의 가치도 그닥 없어보인다.

그저, 찍어야하기 때문에, 남한테 뭔가 보여주기 때문에 찍는다.

우리집 아이는, 자기가 기억하고 싶은 것만 찍는다.

적어도 지금은.



이 아이들은 무엇을 찍고 싶었을까?

보이지 않는 것을 찍고, 자신이 찍은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없지만, 이들은 찍는다.

왜냐하면,

이 아이들이 찍는 것은 자신들이 보고 싶은 것, 만지고 싶은 것, 알고 싶은 것들이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찍는 것 자체가 좋아서이다.

내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은 카메라라는 도구를 사용해 이미지를 저장한다.

그 이미지는 그래서,

우리에게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이들이 찍은 사진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함께 보고 함께 이야기 나눈다.

우리가 볼 수 없는 것을 이 아이들은 본다.

우리가 그저 껍데기에 지나지 않는 것을 찍는데 멀두할 때 아이들은 자신의 마음을 담아 찍는다. 그러니 그 사진에는 수많은 마음이 찍힌다.

이야기가 찍힌다.

오로지 감각에만 의존해야 하지만,

그 감각때문에 사진은 이야기가 된다.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과 글쓰기 수업을 할 때,

 무엇을 써야 할 지 모르는 아이들에게 눈을 감고 상상하게 한다.

소재를 던져주고, 그 소재를 중심으로 생각을 끄집어낼 수 있게 도와준다.

그러나 쉽지 않다.

그렇지만, 이렇게 소리를 담고, 빛을 담고, 마음을 단는 아이들이 있다는 걸 알면 어떨까?

이 책을 보면서 나는 이 책에 있는 사진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나는 보이지만 볼 수 없는 것들을 얼마나 많이 담고 있는가?

 


 

 

 

 세상을 찍지만, 결국은 나 자신을 찍고 있다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그 사진을 통해 나를 드러낼 수 있다.

내가 알지 못하는 나를 발견하는 기쁨.

 

 

보고 싶은 게 얼마나 많을까?

얼마나 궁금하고, 얼마나 알고 싶을까?

그런 바람이 고스란히 담겨 전해지는 사진들이다.

 

 

사진을 찍는 일이 쓸데없고 쓸모없는 일이라 하여도,

찍는 이와 보는 이가 마음을 열고 대화할 수 있는 창이 되어준 것 같다.

그러니 이것이 어찌 쓸데없는 일이고, 쓸모없는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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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4-02-28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천에 '이상봉'이라는 분이 있어요. 이분은 <안녕 하세요!>라는 책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맹인학교 아이들과 '사진부'를 만들어서 오래도록 사진을 가르치고 찍는 일을 하셨지요. 나중에 이상봉 님이 쓴 책도 찾아서 함께 살펴보셔요. 그러면 '눈이 아닌 마음으로 보며 사진찍기'를 한결 널리 헤아려 보는 데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요.

하양물감 2014-02-28 14:47   좋아요 0 | URL
네 챙겨서 보겠습니다...^^;
 
샘터 2014.3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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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3월호 표지의 개나리색이 참 화사하게 보인다.

금방이라도 봄이 올 것처럼.

 

특집 제목이 유달리 눈에 띄었던 것은 아마도, 얼마전에 지나간 내 생일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누구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날이지만, 누구에게는 아무 의미도 없는 날이기도 하다. 나 역시 전자가 아닌 후자인 경우.

 

얼마 전 서울에 갔을 때,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아이의 방학을 이용해 큰맘먹고 올라갔었다.) 대학로에서 연극을 보고, 시간을 잠깐 보내고 왔었다. 아무래도 이런 서울투어가 가능한 버스 정보는 알아두는 게 좋을 듯싶다.

서울 사람들은 잘 못 느끼겠지만, 서울에는 누릴 수 있는 문화시설과 공간이 정말 많다. 보고 싶고, 듣고 싶고, 알고 싶은 것,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것, 각종 전시와 공연들이 대부분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그래서 가끔 서울에 가게 되면, 왕복차비와 오고가는 시간을 계산해보면 서울에 도착해서는 쉴틈없이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 그럴 때 낯설고 복잡한(상대적으로) 교통과 환경은 봐야 할 것을 놓치게 만들고 들어야 할 것을 듣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어쨌든 좋은 정보인 것 같다.

 

며칠 전 우리 도서관에 왔던 녀석이 읽고 있던 책이 '나무도둑'이었는데 순간, 밤손이가 나오는 '나무도령'과 헷갈려서 실수를 할 뻔 했다. 옛 이야기는 여러가지 의미를 품고 있는 이야기들이다.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도 있다.

 

앞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이번 특집은 '생일'이다. 결혼 전에는 그냥 일상적인 것이어서, 그러니까 당연히 끓여주는 미역국과 팥밥을 먹을 수 있는 날이었던 생일이 결혼과 함께 내가 내 손으로 준비해서 먹어야하는 날이 되었다. 그러다보니 함께 사는 어른들, 남편, 아이의 생일밥은 챙기게 되지만 정작 나 자신의 생일밥은 차리지 않게 된다. 더군다나, 내 생일에 일주일쯤 앞서 시어머님 생신, 그 일주일 앞이 시아버님 생신이다보니, 아무래도 마지막인 그날은 챙기지 못하게 된다.

이 특집을 읽다보니 별의 별 사람들이 다 있구나 싶다. 생일이 누구에게나 기쁘고 즐거운 날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태어난 것만으로도 감사할 줄 알아야겠지. 그렇게 생각하려니 도 닦는 기분이 든다. --;;

 

반짓고리 상자를 보지 못한 지 꽤 되었다. 우리집에는 이것이 없다. 그러니까 나와 남편, 아이가 사는 이 집에 말이다. 예전에는 집집마다 있었던 저런 반짓고리. 구멍난 양말을 꿰매고, 단추를 달고, 고무줄을 넣던.

문득, 옛날 우리 엄마의 반짓고리를 떠올리게 한다.

 

통하였느냐를 읽다보면, 딱 나같은 사람을 위해 마련한 코너같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드라마도, 개그프로그램도 거의 보지 않는.

우리집 고정 채널은 뉴스프로그램이다. (--)

그래서 이런 유행어가 나오면 잠시 띵~!해질 때가 많다.

우리집 아이도 학교 친구들이 이런 유행어를 쓰는 것을 듣고 따라쓰기는 하지만. 정작 자신은 그 프로그램을 본 적이 없다. 나는 따라 쓸 나이가 아니라 그저 웃고 말지만, 솔직히 계속 듣다보면 짜증이 날 때도 있다. 유행어,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하게 사용하는 건 좋지만, 과한 사용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

내가 아는 어떤 회사에서는 칼퇴근 엄수를 지시한다. 퇴근시간 이후에 회사에 남아있으면 감점대상이다. 물론 야근이 꼭 필요한 날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근무 시간 내에 효율적인 업무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집에 와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거나, 여가생활을 보내며 충전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그 또한 쉽지 않은 일임을 잘 알고 있기에 현실과 이상은 차이가 난다.

 

 

이번 3월호는 생각을 하게하는 내용이 많았던 것 같다.

이번 호의 주제나 이야기들이 나의 상황과 맞아떨어지는 것이 많았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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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4-02-28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나간 생일 늦게나마 축하합니다.
서울은 숲이 없기에
그나마 문화시설이라도 잔뜩 놓아서
사람들 마음을 달래야 하리라 생각해요.
서울에는 문화시설은 많지만
막상 느긋하게 쉴 공원이나 숲은
거의 찾아볼 수 없고, 찾아가기도 어려워요.

아아, 우리 집 아이들 구멍난 옷을
반짇고리 찾아서 기워야겠군요 @.@

하양물감 2014-02-28 14:43   좋아요 0 | URL
함께살기님... 숲이 없는 건 여기도 마찬가지랍니다...(^^)

그나마 문화시설도 있고, 바다도 있고, 숲도 있고, 볼거리, 놀거리 있는 곳은 해운대라는...뉴스에서 보이는 고층빌딩과 이국적인 풍경은 해운대지요. 부산 안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꿈꾸는섬 2014-02-28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양물감님 생일상은 다른 사람이 챙겨줘야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다른 식구들 생일상 차려주신만큼 하양물감님의 생일상은 다른 사람이 챙겨주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시어머니나 남편이 조금만 신경 써 주셨으면 좋았을텐데 말이죠.
저흰 제 생일엔 남편이 다른 건 안해도 미역국은 꼭 끓여주거든요. 그것만으로도 기분 좋더라구요.
지나간 생일말고 이제부터는 앞으로 다가올 생일엔 다른 식구분들이 챙겨주셨으면 좋겠네요.
누구나 저마다 특별하든 평범하든 우리 잘 살아가고 있는 것을 축하받을만하다고 생각해요.

하양물감님 축하드려요.^^

하양물감 2014-02-28 14:44   좋아요 0 | URL
고마워요^^
결혼 초기엔 그래도 시어머님이 부러 챙겨주시더니...언제부턴가 싹 잊어버리셨네요.... 시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내 생일 내가 챙겨먹기 참 거시기해요...

hnine 2014-02-28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까는 사진 자리가 엑스 표시로만 나타나고 사진이 안보여 궁금했는데 지금은 보이네요 ^^
월간 샘터는 제가 아주 오래 전에 정기구독하기도 했던 잡지여서 지금도 애정이 남아있어요. 제가 대학생때라서 지금은 고인이 되신 정채봉 작가님, 그리고 소설가 한강, 김윤덕 기자 등이 모두 편집자 칼럼에서 눈에 익은 이름들이었지요. 대학로 샘터 사옥도 기억나고요.
한솔이가 좀더 크면 엄마 생일을 절대 그냥 지나치지 않을거예요. 그리고 옆구리 찔러서라도 생일은 가족들 축하를 받으시면 좋겠어요.
겨울이 생일이시군요. 가까운데 계시면 케잌과 차라도 함께 하고 싶은, 제 마음이라도 전달합니다. 늦었지만 축하드려요.

하양물감 2014-02-28 14:46   좋아요 0 | URL
hnine님, 저도 샘터를 보면 그분들이 생각납니다...
참 오래된 잡지지요. 개인적으로, '샘터'와 '작은것이아름답다'를 즐겨보는 편이랍니다.

생일이란거 별것 아니다싶다가도 가끔 욱하고 올라올때가 있어요^^ 고마워요~
 
샘터 2014.3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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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3월호 표지의 개나리색이 참 화사하게 보인다.

금방이라도 봄이 올 것처럼.

 


특집 제목이 유달리 눈에 띄었던 것은 아마도, 얼마전에 지나간 내 생일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누구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날이지만, 누구에게는 아무 의미도 없는 날이기도 하다. 나 역시 전자가 아닌 후자인 경우.



얼마 전 서울에 갔을 때,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아이의 방학을 이용해 큰맘먹고 올라갔었다.) 대학로에서 연극을 보고, 시간을 잠깐 보내고 왔었다. 아무래도 이런 서울투어가 가능한 버스 정보는 알아두는 게 좋을 듯싶다.

 

서울 사람들은 잘 못 느끼겠지만, 서울에는 누릴 수 있는 문화시설과 공간이 정말 많다. 보고 싶고, 듣고 싶고, 알고 싶은 것,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것, 각종 전시와 공연들이 대부분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그래서 가끔 서울에 가게 되면, 왕복차비와 오고가는 시간을 계산해보면 서울에 도착해서는 쉴틈없이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 그럴 때 낯설고 복잡한(상대적으로) 교통과 환경은 봐야 할 것을 놓치게 만들고 들어야 할 것을 듣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어쨌든 좋은 정보인 것 같다.



며칠 전 우리 도서관에 왔던 녀석이 읽고 있던 책이 '나무도둑'이었는데 순간, 밤손이가 나오는 '나무도령'과 헷갈려서 실수를 할 뻔 했다. 옛 이야기는 여러가지 의미를 품고 있는 이야기들이다.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도 있다.



앞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이번 특집은 '생일'이다. 결혼 전에는 그냥 일상적인 것이어서, 그러니까 당연히 끓여주는 미역국과 팥밥을 먹을 수 있는 날이었던 생일이 결혼과 함께 내가 내 손으로 준비해서 먹어야하는 날이 되었다. 그러다보니 함께 사는 어른들, 남편, 아이의 생일밥은 챙기게 되지만 정작 나 자신의 생일밥은 차리지 않게 된다. 더군다나, 내 생일에 일주일쯤 앞서 시어머님 생신, 그 일주일 앞이 시아버님 생신이다보니, 아무래도 마지막인 그날은 챙기지 못하게 된다.

이 특집을 읽다보니 별의 별 사람들이 다 있구나 싶다. 생일이 누구에게나 기쁘고 즐거운 날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태어난 것만으로도 감사할 줄 알아야겠지. 그렇게 생각하려니 도 닦는 기분이 든다. --;;

 

 


반짓고리 상자를 보지 못한 지 꽤 되었다. 우리집에는 이것이 없다. 그러니까 나와 남편, 아이가 사는 이 집에 말이다. 예전에는 집집마다 있었던 저런 반짓고리. 구멍난 양말을 꿰매고, 단추를 달고, 고무줄을 넣던.

문득, 옛날 우리 엄마의 반짓고리를 떠올리게 한다.



통하였느냐를 읽다보면, 딱 나같은 사람을 위해 마련한 코너같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드라마도, 개그프로그램도 거의 보지 않는.

우리집 고정 채널은 뉴스프로그램이다. (--)

그래서 이런 유행어가 나오면 잠시 띵~!해질 때가 많다.

우리집 아이도 학교 친구들이 이런 유행어를 쓰는 것을 듣고 따라쓰기는 하지만. 정작 자신은 그 프로그램을 본 적이 없다. 나는 따라 쓸 나이가 아니라 그저 웃고 말지만, 솔직히 계속 듣다보면 짜증이 날 때도 있다. 유행어,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하게 사용하는 건 좋지만, 과한 사용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



내가 아는 어떤 회사에서는 칼퇴근 엄수를 지시한다. 퇴근시간 이후에 회사에 남아있으면 감점대상이다. 물론 야근이 꼭 필요한 날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근무 시간 내에 효율적인 업무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집에 와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거나, 여가생활을 보내며 충전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그 또한 쉽지 않은 일임을 잘 알고 있기에 현실과 이상은 차이가 난다.

 

이번 3월호는 생각을 하게 하는 내용이 많았던 것 같다.

이번 호의 주제나 이야기들이 나의 상황과 맞아떨어지는 것이 많았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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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 초등영재들의 수학공부법 - 수학동화로 원리 잡고 수학일기로 사고력 잡기
박정희 지음 / 상상너머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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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과 학습법을 다룬 책들이 제법 많다. 나도 이제는 초등학교 1학년을 보낸 아이의 학부모로서 조금씩 더 자세한 정보를 원하는 단계에 들어선 셈이다.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대치동', '영재'와 같은 단어는 이 분야에서 빼놓지 못할 필수단어처럼 보인다. 이 책의 제목도 그렇게해서 나온 것일듯.

 

내가 내 의지로 이 책을 읽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책의 제목보다는 부제에 관심이 갔기때문이다. 이렇게 멋진 부제가 제목이었다면, 사람들의 시선을 끌지 못했을까? 어쨌든, 대치동의 수학전문학원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저자가 우수한 수행능력을 보이는 아이들을 가르친 경험을 토대로 썼으니 제목과 내용이 따로 놀지는 않는다. 다만,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대치동'과 '영재'라는 단어를 의식하지 않으려고 했으며, 다행인지 이 책의 저자도 부제의 '수학동화'와 '수학일기'에 중점을 두고 써내려간 듯하다.

 

우리집 아이는 또래에 비해 책을 많이 읽는 편이고, 이해력도 빠른 편이다. 책의 재미를 알고 있으며 읽어내는 속도나 이해력 측면에서도 부족하지는 않은 편이다. 학교에 들어간 이후 이제 겨우 1년인데 아이 입에서 '나는 수학을 못한다'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아직 못한다고 평가하기에는 이른 시기인데, 그리고 실제로 그리 못하지도 않는데 왜 그런 말을 할까를 생각해보았다. 시작하기도 전에 '나는 못한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게 안타깝게 여겨졌다.

 

어떻게 하면 이런 생각을 하지 않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수학동화로 원리잡고 수학일기로 사고력잡기'라는 부제가 마음에 들어서이다. 우리집 아이는 책 읽기에 부담이 없는 편, 게다가 책 읽기를 좋아하고, 내용 이해도 빠른 편이라 잘하는 장점을 살려 어려워하는 수학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초등 입학을 앞둔 시점에서 '스팀'이니, '스토리텔링'이니 하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여겨지는 부분이다. 우리 아이에게 맞는 교육방식이 아닐까 여겨졌기 때문이다. 다만 교육현장에서 얼마만큼 그 부분을 잘 살려 교육을 할까 하는 부분은 여전히 의문이다.

 

수학문제집을 푸는 것만으로는 사고력을 강조하고 문제해결력을 중시하는 새로운 수학 교육 트렌드에 대처할 수 없다'(p.21) 

수학이 추상을 다루게 되면서 수학은 어려운 학문이 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언어를 배울 때 추상을 다루는 능력을 획득한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수학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추상을 다루는 능력을 수학에 적용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p.22) '

추상적인 개념이 등장하는 5학년부터는 문제를 이해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수학적추론을 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언어능력이 좋아서 문제를 잘 이해했더라도 수학적추론 능력이 떨어지면 스스로는 문제를 잘 풀었다고 생각하는데 답이 틀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게 나타난다. (p.23)

"수학을 잘하려면 일단 시간이 필요하다"

 

수학을 잘하려면 수학을 접하는 시간이 기본적으로 확보되어야 한다. 이것이 수학을 잘하는 불문율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그렇다고 초등학생 이하의 어린 아이들에게 하루에 몇 시간씩 수학문제집을 풀릴 수는 없지 않은가라고 말하며, 그 대안으로 수학동화책 읽기를 권한다.

 

나는 수학동화, 경제동화 등 동화 앞에 붙은 이러한 단어들에 거부감을 느껴왔다. 동화의 참맛을 알기도 전에 지식을 얻기 위한 도구가 되어버리는 게 아닌가하는 마음에서였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이러한 거부감이 조금씩 사라짐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아래의 내용 때문이다.

 

"읽는 능력이 먼저다"

 

최근 학교 교육에 도입된 스토리텔링 수학은 이야기를 통해 수학적 원리를 이해하게 하는 것이다. 단순히 문제를 푸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주어진 상황을 이해하고 추론해서 그 과정에서 논리적인 사고를 하는 것이 목적이다.

 

기본적으로 줄거리조차 이해가 되지 않는 아이들은 스토리텔링을 통한 원리적 접근을 할 수가 없다. 그럼 그런 아이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지식이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은 순수 창작동화들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야 한다. 글을 통해 상황을 이해하고 공감을 할 수 있을 때까지 창작동화를 먼저 읽어야 한다. (p.32~33)

내가 저자의 주장에 공감하게 된 것은 바로 저것때문이다. 읽기 능력이 있는 아이들이라면 이제 수학의 재미를 알게 해주는 것이 좋다. 그런 점에서 저자는 수학동화를 추천한다. 글을 쓰는 저자에 의해 재미있게 각색된 내용은 수학이라는 학문의 지루한 내용을 흥미있게 접근할 수 있게 도와주는 셈이다. 거기에 차분하게 글을 읽고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그 환경에는 부모가 자리한다.

 

저자는 왜 수학동화와 수학일기에서 답을 찾게 되었을까? 저자는 "수학동화를 읽고 수학일기를 쓰는 것이 아이들의 언어적 능력을 수학에 적용시키는 최선의 훈련"(p.51)이라고 하였다. 재미있는 수학동화를 통해 흥미를 높이고, 책을 통해서 풍부한 배경지식을 쌓고, 수학일기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수학적 사고력을 기르는 것. 그것이 저자가 주장하는 바이다.

 

저자의 말에 공감을 하였지만 어떤 동화를 어떻게 읽혀야 하는지, 수학일기는 도대체 어떻게 쓰는지 궁금하다. 책의 뒷부분은 저자가 직접 가르친 아이들이 읽은 동화와, 아이들이 직접 쓴 수학일기를 샘플로 보여준다. 수학일기는 잘 쓴 것과, 조금은 부족하지만 나름대로 의미있는 것들을 보여준다. 솔직히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수학동화를 함께 읽는 것 정도에서 그칠 것 같다. 수학일기 쓰기의 첫 단계까지는 잘 따라갈 듯도 싶다. 문제는 아이가 쓴 수학일기에 코멘트를 달아주고, 격려를 해주는 방법인데, 이것은 내가 더 공부해야 할 일이다.

 

일단은 저자가 추천한 도서로 아이와 함께 수학동화 읽기를 시작해보고자 한다. 함께 읽고 함께 이야기나누다보면 앞으로 우리(아이와 나)가 해야 할 것에 대해 알게 되겠지. 저자는 좋은 선생님을 만나지 못한다면, 차라리 부모가 낫다고 하였다. 무작정 학원으로, 무작정 문제집 풀기로 수학에 대한 거부감을 증폭시키기보다는 옆에서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아이가 수학이라는 학문을 재미있다고 여길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낫다는 말일 것이다. 재미가 있으면 궁금증이 생기고 궁금증이 생기면 알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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