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 아카데미 - 내가 선택한 금지된 사랑 뱀파이어 아카데미 시리즈 1
스콜피오 리첼 미드 지음, 전은지 옮김 / 글담노블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일반적으로 뱀파이어를 말할 때 그들은 죽은 자들이다. 영화에서처럼 신을 모독해서 저주를 받은 첫 뱀파이어는 다를 지도 모르지만 그들이 뱀파이어가 되는 과정은 다른 뱀파이어에게 물려서 숨이 멎기 전에 뱀파이어의 피를 마시는 거라고 한다. 인간에서 흡혈귀로 변하는 것이 보통인 것이다. 그들은 죽은 자들이여서 그런 지도 모르지만 관에서 자고 야행성이며 햇빛을 보면 타버리는 등의 제약조건이 걸려 있다. 마늘과 십자가는 나오는 이야기마다 약간씩 다르기는 하다.

그런데 살아있는 뱀파이어의 이야기라니 묘한 생각이 들었다. 혼혈 뱀파이어를 다룬 이야기의 경우에 임신부가 뱀파이어에게 물리고 그 과정에서 태어난 아이가 살아있다는 식으로 전개되기는 한다. 하지만 이 책 <뱀파이어 아카데미>의 뱀파이어는 말 그대로 다른 종인 살아있는 뱀파이어다. 그들은 흡혈귀라는 특성대로 피를 마시기는 하지만 햇빛에 노출된다고 해서 한 줌 재로 변해버리는 것도 아니고 평범하게 울고 웃으며 살아간다.

소설 속의 등장인물은 살아있는 뱀파이어, 죽은 뱀파이어와 하프 뱀파이어까지 세 종류로 구분된다. 2권에서는 어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1권에서는 인간은 그 틈바구니에 들어가지 않는다. 모로이라는 살아있는 뱀파이어는 왕족이라는 고풍스러운 체제를 가지고 있고 수호인에게 보호를 받는다. 그 이유는 모로이와 인간의 혼혈인 댐퍼, 하프 뱀파이어는 모로이를 제외하고는 아이를 갖지 못한다. 댐퍼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종을 지키기 위해서는 모로이를 보호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반면 죽은 뱀파이어이자 일반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뱀파이어인 형태인 스트리고이는 인간보다 모로이의 피를 먹이로 삼고 있었다. 모로이가 인간의 피를 지나치게 빨아서 죽거나 모로이가 자신이 가진 윤리의식과 마법력을 포기하고 태어나는 스트리고이는 자신의 불멸을 위해서 모로이의 피가 필요했던 것이다. 죽은 뱀파이어가 골칫거리가 된 가운데 살아있는 뱀파이어가 자신들끼리 혹은 인간과 아이를 낳고 댐퍼와 수호인 관계를 형성한다니 기묘한 기분을 불러 일으켰다.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로즈는 댐퍼고, 모로이 공주이자 소꿉친구인 리사를 보호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그들은 2년 전 아카데미에서 도망쳐서 인간 사회에 숨어들었었다. 알 수 없는 위협이 그들에게 닥쳐왔기 때문이며 그것은 리사가 가진 능력과 연관이 있었다. 이제 로즈는 학교 내 평판과 자신이 보호해야 하는 리사의 안전 사이에서 균형을 이뤄야 했다. 그 가운데 2년간 밀린 과정을 벌충해야 했고 훈련교관인 디미트리에게 끌리는 등 우여곡절이 많다.

사실 뱀파이어물은 <트와일라잇> 이전에도 이후에도 인기 있는 소재다. 사람들이 불멸을 탐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살아있고 죽는 뱀파이어와 수호인 관계가 잔소리쟁이 엄마 닭과 병아리의 그것처럼 느껴져서 이 소설에서는 그런 매력이 많이 반감된 느낌이었다. 기존의 탐미대상이었던 뱀파이어는 스트리고이라는 낯선 이름의 괴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뱀파이어와 그들을 보호하기 위한 수호인을 육성하는 아카데미, 같은 수호인이자 스승인 디미트리를 사랑하게 되어 일과 사랑 사이에서 고민하게 되는 주인공까지 흥밋거리는 많았다. 마지막 반전은 조금 약했지만 독특한 설정만으로도 눈길을 끄는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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