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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발견 심리학 - 일.연애.인간관계의 성공을 위한
사이토 이사무 지음, 윤성규 옮김 / 지식여행 / 200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다른 동물에 비해 인간은 표정이 다양하다. 얼굴에 수많은 근육이 숨어 있고 그에 따라 다양한 표정을 짓는다. 사이코패스에게는 단순히 일그러진 얼굴로 보여 구분이 가지 않는다지만 그 표정은 행복, 분노, 슬픔 등 다양한 감정을 드러낸다. 그런데 문제는 표정이 그 사람의 감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란 점이다. 사람은 사회성을 발달시키고 다양한 표정만큼 자신의 마음을 감추는 기술을 습득했다. 얼굴에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는 솔직한 삶을 살 수 있다면 좋겠지만 집단으로 생활을 하다보면 싫은 일을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넘길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한 것이다.
덕분에 지긋지긋하게 싫은 사람 앞에서 태연히 웃고 있거나 슬픔을 무표정으로 감추는 일이 있어서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없을 때가 많다. 말 한 마디에 상대는 상처를 입고 적의를 품지만 그 사람이 태연하게 웃고 있어서 상처를 준 당사자는 그 사람이 자신에게 적의를 품었는지 알 수 없다. 그렇기에 더욱 더 궁금한 사람의 심리를 이 책 <자기발견 심리학>에서 읽어주고 있다. 행복하면 행복한 표정을 기분이 나쁘면 기분이 나쁜 표정을 짓는 고양이와 달리 사람은 기분이 나빠도 웃고 있어서 속마음을 알기 어려울 때가 있다.
하지만 사람이 감정을 숨기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고 한다. 거짓말을 하는 것 역시 굉장한 힘이 들어가는 일이고 감정을 속이는 일 역시 그렇다. 거짓말을 했을 경우 사람들은 통념과 달리 고개를 돌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상대를 빤히 보게 된다. 상대가 자신의 거짓말을 믿고 속아 넘어가는지 확인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입으로는 그렇다고 하면서 동작으로는 고개를 젓는다면 사실은 아니라는 것이 진심이라고 한다. 말과 행동이 자신도 모르게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의 감정도 역시 그렇다. 얼굴은 웃고 있지만 주먹을 꽉 쥐고 탁자를 내려치는 동작을 하고 있다면 그 사람의 진심을 다시 읽어봐야 한다고 한다. 그저 박자를 맞추기 위한 습관일수도 있지만 누르지 못한 감정이 표정을 감추느라 전념한 사이에 새어나온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감정을 제어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고 얼굴이 아닌 동작을 보면 상대방의 진의를 좀 더 쉽게 판단할 수 있다. 한 예로 두 남녀가 앉아 있고 남자 쪽은 여자를 향해 최대한 몸을 내밀고 있는 반면 여자는 곧은 자세로 앉아 있으나 의자에 최대한 깊숙이 앉아 있다면 어느 쪽이 그 관계에 더 안달하고 있는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거짓말을 판단할 때 화면으로 상대를 볼 수 있는 경우와 소리만 들을 수 있는 경우에 소리만 듣는 쪽이 거짓말인지를 쉽게 판단하고 감정을 읽을 때도 얼굴보다 그 사람의 몸동작을 읽는 쪽이 진짜 속마음을 읽어내기 쉽다. 이런 다른 사람의 마음을 판단하는 것부터 사람의 마음이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고 또 변화하는지에 대한 다양한 내용이 숨어 있는 것도 좋았다. 첫인상에 그 사람에 대한 인상이 좌우되는 것,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주변에서 반대할 때 사랑이 더 깊어지는 것, 유독 자신에게만 독특하게 구는 사람에게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하는 터라 좀 더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서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자신의 심리적 약점을 되짚어 볼 수 있었다. 유독 손을 자주 씻는 이유가 모든 일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숨어 있다거나 실언을 하게 되는 경우가 무의식중에 본심을 끄집어내기 때문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터라 움찔하게 될 때가 많았다. 광기와 멀쩡함은 종이 한 장 차이지만 기왕이면 건강한 심리 상태를 유지하고 싶고, 다른 사람들이 혹은 자신이 무심결에 흘리는 본심을 읽어내는 데에 상당히 도움이 될 것 같은 책이었다. 결국 사람만큼 알기 쉽기도 어렵기도 한 생물도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