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문법 달인이 되는 법 - 완전개정판
이경수 지음 / 사람in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고등학교에 들어가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 중에 하나는 제2외국어를 선택하는 것이었다. 당시의 선택지는 세 가지로 일본어, 불어, 독일어였다. 거기에는 제한 조건이 달려 있었는데 문과는 일본어와 불어, 이과는 독일어였다. 이과인 경우 사실상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반면 문과였던 나는 일본어와 불어 중에 선택이 가능했다. 어느 쪽도 특별히 구미가 당기지 않았지만 불어가 어렵다고 투덜대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어서 별 고민도 없이 일어를 골랐다. 그때 일본어 공부란 내신과 수능에 들어가기 때문에 하는 것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런데 대학 신입생이 된 여름, 일어로 된 비디오 게임이 생겼다. 궁금한 마음에 땀을 뻘뻘 흘리며 일어로 된 게임을 해석하며 게임을 진행했다. 그러다보니 일어에 흥미가 생겼고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어졌다. 반 정도는 게임 탓이기도 했다. 역사를 기반으로 한 게임을 이해하기 쉽게 대학 교양수업으로 일본사, 일본문화 수업도 수강하게 되었다. 이후 소설, 드라마, 영화까지 보면서 일본에 대한 지식을 조금씩 쌓아갔다. 문제는 취미를 소화하기 위해서 무작위로 쌓은 지식이 부족한 일본어의 구멍을 메우고, 글을 읽는 것 자체는 한자를 읽을 수 있어서 대강 이해가 가능했다는 점에 있었다.

덕분에 구멍을 메우는 일을 소홀히 했더니 일본어 실력이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문법지식이나 일본어 실력의 기반이 되어야 할 지식은 수능을 준비하기 위해 쌓았던 기초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게 점점 갑갑했던 터라 이 책 <일본어 문법 달인이 되는 법>이 반가웠다. 이 책 <일본어 문법 달인이 되는 법>은 제목대로 달인이 되는 법이라기보다 밟고 올라갈 기반을 다지는 책에 가까웠다. 명사, 형용사, 동사 순으로 차근차근 기본을 '읽고' 지나가면 흩어졌던 지식의 파편이 모여드는 느낌이었다.

이어 두 번째로 MP3 파일로 된 강의를 '들으면서' 다시 읽으면 앞서 모아만 두었던 지식이 정돈되면서 쌓이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세 번째로 활용노트를 이용해서 문법 활용을 '쓰고' 그 답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나면 지식의 정돈이 끝나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그것으로 모든 간극이 메워지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일본어를 쓸 때, 특히 읽을 때 한자어와 한자어 사이를 대강 가늠할 것이 아니라 그 정확한 의미에 가깝게 이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일본어를 쓸 때 어떤 것이 거친 말투이고 경어인지를 대충은 알고 있으나 정확히는 구분하지 못했는데 각 장에서 예시가 나올 때 대부분 경어표현이 따라 나오고 마지막 장은 경어표현에 할애된 부분이 좋았다. 특히 '여러 가지 일을 도와주셔서 감사하다'는 일본어 경어표현은 틀리거나 과장되기 쉬웠는데 세 가지 예를 들어 실수 할 수 있는 점과 가장 나은 표현이 언급되어 있던 점이 마음에 들었다.

그 외에도 여성형 표현이나 수를 셀 때 헷갈릴 만한 부분을 다시 한 번 지적해 준 점, 다의적 의미로 쓰이는 동사들을 정리해 준 것, 틀리기 쉬운 유사 표현을 비교를 통해 재인식 시킨 것과 가끔 페이지 측면에 자투리 지식을 소개한 것처럼 궁금했으며 정리해두면 유용한 것들을 조목조목 지적해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이 책으로 반복학습을 하다보면 달인은 몰라도 수제자는 될 수 있겠다 싶을 정도로 알아두어야 할 것들을 한 권에 꾹꾹 담은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었다. 이렇게 반복하고 좀 더 많은 일본어를 접하다보면 언젠가 구멍을 전부 메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마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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