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초 - 순식간에 원하는 결과를 끌어내는 결정적 행동의 비밀
리처드 와이즈먼 지음, 이충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시간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처럼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 흘러간다. 기다리는 사람이 오지 않아 무료하게 약속장소에서 시간을 보낼 때면 1분 1초가 길기만 하다. 반면 즐겁게 시간을 보내다보면 해가 넘어가는 것조차 모를 때가 있다. 사람들이 살면서 가볍게 흘려보내거나 정말 가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1분, 그 1분 안에 활용 가능한 심리학 비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이 책 <59초>다. <괴짜심리학>의 저자 리처드 와이즈먼의 신작인데 제목만큼 강렬한 책이라고 할 수는 없다.

허나 1분도 안 걸리고 꽤나 유용한 심리학 비법이 나열되는 것을 보는 것은 흥미롭기도 하고 사용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책 자체는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의 경우 호감의 심리학이라면 2장은 목표달성, 3장은 창조성, 4장은 유혹, 5장은 안티-스트레스, 6장은 관계유지, 7장은 순간적인 결정, 8장은 아이 교육, 9장은 상대방을 읽는 법, 10장은 행복이다. 각기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비법들이 서너 개씩 들어 있으며 그에 해당하는 근거와 관련된 이야기를 전해주니 신빙성도 있는 편이다.

그 중 몇 가지 이색적인 것의 예를 들자면 1장에서 잃어버린 지갑을 돌아오게 하는 비법과 5장에서 운동 안하고 효과 보기가 있었다. 잃어버린 지갑의 경우 들어 있는 돈보다 지갑 자체나 지갑 안에 들은 신분증 때문에 더 곤란한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누군가 잃어버린 지갑을 주워서 우체통에 넣어주면 좋겠지만 요행에 기대하기는 어려울 때가 많다. 그럴 때는 밝고 귀엽게 웃고 있는 어린 아기의 사진을 넣어두면 좋다고 한다. 지갑 여러 개를 일부러 잃어버리고 지갑 회수율을 조사한 결과 어린 아기 사진이 회수율이 가장 높았다는 것이다.

창조성을 높이거나 스트레스를 줄이는데 녹색 식물이 효과가 좋은 것은 인간 안에 숨어 있는 원시 본능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어린 아기를 보면 무심결에 호감을 느끼고 보호하도록 되어 있어 지갑을 돌려줄 확률이 올라간다는 것이다. 다른 방법으로는 그 지갑은 누군가 한 번 잃어버린 지갑이고 자신은 그것을 돌려주려 하는데 그 일이 아주 보람차다는 쪽지가 들어 있으면 회수율이 오른다고 한다. 하지만 언제 잃어버릴지 모르는 상황에, 자신의 지갑에다가 이미 누군가 잃어버린 지갑을 가지고 있다는 내용의 쪽지를 붙이고 다니는 것도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면에서 어린 아기의 사진은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자신의 아기가 아니라 해도 말이다.

또한 5장의 운동 안하고 효과 보기는 플라시보를 활용한 방법이었다. 플라시보 효과는 설탕으로 이루어진 약을 진짜 약으로 알고 먹어도 효과가 나타난다는 위약 효과를 말한다. 반대로 평소의 움직임을 표로 만들어 벽에다 걸어두면 사람은 그제서야 자신의 활동량이 꽤 많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고 한다. 그것만으로도 살이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은 생각도 안했던 평소의 행동이 칼로리 소비가 많다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살이 빠진다니 신기한 생각이 들었다. 운동을 안 하고 효과를 볼 수 있다니 지나치게 날로 먹는 것 같지만 나쁜 기분은 아니었다.

이처럼 이 책 <59초>에는 생활 속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간단한 심리학이 담겨 있다. 다만 방관자 효과나 작은 부탁을 하고 큰 부탁을 이어서 하면 거절하기가 어렵다는 것 같은 내용은 다른 심리학서에서도 본 적이 있는 내용이라 흥미가 덜한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당장 써도 될 만한 내용들부터 해서 손가락 길이를 통한 성격진단법처럼 흥미 위주로 읽기 좋은 내용들이 고루 섞여 있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제목만큼 강렬한 내용은 아니었지만 옹기종기 모여 있는 아이디어 보따리를 풀어낸 것 같아서 마음에 들었다. 더불어 지갑에 넣고 다닐 아기 사진도 구하고 싶은 마음을 자아낼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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