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n Walk 문워크 - 마이클 잭슨 자서전
마이클 잭슨 지음 / 미르북스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잊을래야 잊혀지지 않는 것이 스타의 숙명인지 오늘 아침에도 마이클 잭슨에 대한 뉴스가 텔레비전을 장식했다. 마이클 잭슨이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것은 많이 알려진 사실이지만 그 이유가 아버지가 지나치게 엄격했다는 것을 넘어선 이유였다는 것이 뉴스의 내용이었다. 친구에게 한 육성 녹음에서 마이클 잭슨은 아버지가 자식들을 쇠사슬로 때렸다고 말하고 있었다. 아연해하는 것도 잠시 다음 사건소식으로 넘어가면서 마이클 잭슨에 대해 떠올렸던 생각은 서서히 지워졌다.

마이클 잭슨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은 중학생 무렵이라서 사실 그에 대한 것은 자세히 몰랐다. 어느 날 텔레비전을 켜니 영화가 하고 있었고 웬 잘생긴 백인 남자가 춤을 추면서 노래를 하고 있었다. 아마도 <문워커>일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정확하게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때부터 마이클 잭슨에 대해 약간은 관심이 생겼다. 그가 흑인이라는 것도 그 이후에나 알았다. 이후 뮤직 비디오에서 보게 된 마이클 잭슨은 그저 유명한 연예인이었고 수많은 스캔들 속에서 몰락한 가수였다.

하지만 그의 노래에서 만큼은 주변의 변하는 평가와 아무 관계없이 그저 푹 빠질 수 있었다. 대학생 시절 MP3 플레이어를 가득 채우고 있던 노래는 마이클 잭슨의 것이었다. 그의 전성기는 20년 정도 지나 있었고 마이클 잭슨에게 가지고 있는 것은 막연한 호감뿐이었지만 <빌리 진>이나 <맨 인 더 미러>를 등하굣길에 숱하게 반복해서 들었다. 그러면서 빌리 진이라는 인물이 혹시 실존하는 것일지 빌리 진이 가진 아이는 자신의 아이가 아니라고 하는 가사가 그와 관계가 있는 것일지 조금은 관심을 갖기도 했다.

이 책 <문워크>는 마이클 잭슨 본인이 서른 살에 쓴 자서전이다. 마이클 잭슨이 이 책을 낸 이후 20년 가까이가 지났으니 지금과는 한참 다른 이야기기도 하다. 덕분에 사람들이 궁금해 하고 그를 몰락으로 이끌었던 스캔들에 대한 내용은 없다. 하지만 읽으면서 내내 머릿속에 그의 노래를 울리게 하는 내용은 가득하다. 음악 속에 자란 어린 시절, 아버지의 기타를 서로 치고 싶어서 안달했던 형제들의 이야기, 그들의 재능을 알아본 아버지가 매니저를 자청하면서 여기저기 쇼에 참가하게 했던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마이클 잭슨은 어린 나이에 데뷔했고 성인이 되어서까지 최정상의 자리에서 계속 군림했다. 그러나 그의 글을 읽고 있노라면 그의 인생에서 특별한 변화는 없었다. 어린 시절 노래를 하고 춤을 배우는 어린 마이클에서 성인이 되어 <스릴러>나 <배드>앨범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모든 힘을 다하는 그의 마음은 항상 같았다. 그의 말에 따르면 움직이면 춤을 출 수 있고 입을 열면 노래가 흘러나오는 재능이 자신에게 있었다고 한다. 다이애너 로스와 함께 공연한 영화 <더 위즈>에서는 마이클 잭슨이 한 번 보기만 하면 안무를 익혀서 같이 공연하는 배우들을 곤란하게 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그는 열정에 사로잡혀 계속 노래하고 춤췄으며 항상 그 자리에 있었다. 자신을 향해 열광하는 사람들을 피해 호텔방에 숨어 있으며 갑갑하기도 하고 친한 사람들에게 작은 장난을 치면서 즐거워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을 지배하는 음악 속에 한없이 즐거워했고 오로지 진지하게 음악에 몰두했던 것이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스타 마이클 잭슨이 아니라 음악인 마이클 잭슨이 보였다. 빌리 진은 실존 인물이 아니지만 자신의 아이를 가졌다고 주장하는 이상한 여자들은 있었다는 이야기처럼 신변잡기적 이야기도 있었지만 그가 자신의 생을 받아들이는 태도는 <스릴러>가 큰 인기를 끌고 나서도 변하는 것은 없었다. 그는 한결같이 진정한 예술가였다. 그것이 지금 그를 '전설이 되었다' 하게 만드는 힘이고 그의 죽음에 탄식하게 되는 이유일 것이다. 그의 노래는 남았지만 앞으로 새로운 노래는 더해지지 않을 것을 생각하면 한없이 아쉽기만 하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2-08-16 03:3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