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만만 심리학 - 정말 궁금한 사람의 심리를 읽는 90가지 테크닉
시부야 쇼조 지음, 김경인 옮김 / 리더북스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자신의 말을 제대로 들어주지 않는다며 누군가 화를 낼 때는 정말 '말'만 들었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사람이 의사소통을 할 때 말의 비율은 그리 높지 않다. 오히려 표정, 행동 같이 비언어적 부분을 읽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이 항상 쉽다면 의사소통으로 고민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사람의 마음속에 숨은 진의를 읽을 수 있다면 사람과의 관계도 한층 편해질 지도 모른다. 그 사람의 숨은 의도를 알기에 원치 않는 경우에는 확실히 거부할 수 있고 뜻이 맞는 경우 친해지기도 쉬울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 <야심만만 심리학>은 사람들이 무표정이나 거짓 감정 표시로 숨기는 '숨은 진의'를 읽어낸다. 아무리 희대의 거짓말쟁이라도 자신의 몸 전체를 적절히 제어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한 예로 극도로 초조해지면 다리를 떨게 되는 경우가 많다. 자신도 모르게 하게 되는 행동이며 긴장감을 털어 내려는 행동일 것이다. 이럴 때 자신이 긴장했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다면 크게 심호흡을 해서 긴장을 가라앉히려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자신이 아닌 상대가 다리를 떨고 있다면 그 사람이 긴장을 풀 수 있게 배려해준다면 대화가 좀 더 쉽게 진행될 터다.

비슷한 경우로 상사나 대화상대자가 팔짱을 끼고 있거나 다리를 오므리고 있다면 대화가 잘 진행되지 않을 확률이 크다. 방어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에게 열심히 설명을 해서 호응을 받아도 제안은 결국 거부되는 경우가 많다. 그 사람은 상대의 제안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반대로 다리를 넓게 벌리고 앉은 사람이나 양팔을 벌려 상대를 맞는 사람과는 이야기가 잘 진행될 확률이 크다. 우수한 판매자가 손님을 양팔 벌려 맞는 데에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상대는 나를 비추는 거울이니 그 쪽에서 편하게 받아주면 이쪽에서도 그러기 쉽다.

이처럼 쉽게 알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야구와 축구를 좋아하는 것으로 성격을 분석하는 것처럼 특이한 것도 있었다. 야구는 공격과 수비가 번갈아 진행된다. 공격하는 측만 득점 기회가 있고 수비는 공격을 막기만 해야 한다. 그래서 축구에 비해 감독의 지시가 충실히 이행된다. 야구의 1번과 2번 타자는 감독이 내린 작전을 수행하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될 정도인 것이다. 반면 축구는 공을 가지고 있는 쪽이 공격을 하지만 딱히 정해진 것도 아니고 공격과 수비의 전환이 빠르다. 경기 진행도 감독보다는 선수의 재량에 달린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야구는 농경민족의, 축구는 수렵민족의 운동이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야구와 축구를 골고루 좋아한다면 균형 잡힌 성격이고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은 안정지향적,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은 모험심이 강하다 할 수 있다고 한다.

거기에 윗사람의 지시에 하나하나 반박하는 사람은 성격이 강한 사람으로 생각되기 쉽지만 실상은 자신의 약한 성격을 숨기기 위한 것이므로 성격이 약한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화려한 옷을 입은 사람의 외견만 판단해 밝고 발랄한 사람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내향적이라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싶은 욕구를 그렇게 표출하기도 한다는 것과 같은 맥락이었다. 대머리도 그냥 놔두거나 아예 미는 사람은 현실 순응형이라 대하기 편하지만 바코드 머리라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덮는 사람은 자신의 잃어버린 젊음을 어떻게든 붙잡아 두려는 것이라고 한다.

사람의 말, 표정, 행동은 다양한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그 진짜 숨은 진의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자신의 본심을 숨기려 거짓말을 하고 무표정을 가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사람의 본심은 목 밑에서만 드러나는 것인지도 모른다. 호응해주고 있지만 상대에게 향하고 있지 않은 발, 마주치지 않는 시선처럼 말이다. 물 밑에서 움직이는 백조의 다리는 보는 편이 나은가 그렇지 않은가는 개인의 판단에 달린 것이지만 최소한 자신이 무심결에 한 행동들이 심상을 그대로 내보이고 있음을 알 수는 있었다. 알 수 있으니 덮기도 용이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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