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조론 - 시대를 초월한 인생 지침서 6 시대를 초월한 인생 지침서 6
새뮤얼 스마일즈 지음, 북타임 편집부 옮김 / 북타임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유난히 졸리고, 온갖 것들이 재미있는 시기가 있다. 텔레비전의 가장 지루한 프로그램조차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되고 하루 종일 자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때가 말이다. 바로 학창시절 시험공부를 하는 기간이었다. 긴장감이 높아져 외우는 것도 집중도 평소보다 잘 되지만 그렇게 매일은 살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드는 회색의 기간이다. 그 때가 되면 교과서가 아닌 그 어떤 책이든 그렇게 유혹적일 수가 없다. 그래서 시험만 끝나면 부족한 잠을 채우고 읽고 싶었던 책을 마구 읽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막상 시험이 끝나면 딱히 졸리지도 않고 시험공부 기간에 골라 놓은 책도 읽고 싶지가 않다. 휴식을 빙자해서 대충 시간을 보내다 보면 어쩐지 허전하다. 그 때마다 드는 생각은 시험공부 기간인 것처럼 그대로 공부를 하면 어떨까 하는 것이었다. 전력질주를 하던 자전거 페달에서 발은 떼었지만 아직 관성에 의해 달려가는 자전거 위에 있는 것 같은 감각을 맛볼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정작 실천에 옮기는 않아 번번이 자전거는 쓰러지고 말았지만 말이다.

달인이 되는 것, 성공에 이르는 비밀은 거기 있었는지도 모른다. 자전거 페달에서 발을 떼지 않는 것 말이다. 자기계발서의 고전인 <자조론>에서는 성공의 열쇠가 '지속력'에 있다고 말한다. 행운조차도 성실하고 묵묵히 자기 일을 해나가는 사람만이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나의 일에 집중해서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대학시절 학장님은 한 가지 일을 꾸준히 10년 동안 한다면 그 분야에서 달인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곤 하셨다. 하루 1시간이 10년 동안 쌓인다면 그 분야에서 유일무이한 존재까지는 아니라도 '달인'의 이름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나태함이 발목을 잡는다. 알면서도 못하는 것이다. 누구나 술, 담배, 간식거리가 건강에 그다지 좋지 않고 야채와 운동이 몸에 좋다는 것을 안다. 그럼에도 슬며시 달콤한 악습에 손을 뻗게 된다. 그렇기에 사람이 존중받는 것은 그 외모나 재산처럼 외형적인 것이 아닌 강인한 의지, 성실함처럼 내재된 가치에 있다고 말하는 스코틀랜드의 시인 로버트 번스의 말이 쓰라렸다. 자신을 반성하게 된 것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뻔한 말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뻔한 것들을 역사 속의 위인들의 일화를 들어 설명하니 움찔하게 되었다. 분명한 눈 앞의 증거가 연이어 이어졌기 때문이다. 또한 '자조 정신'을 강조하는 것 이외에 사람의 인격을 가늠하는 척도는 약자에게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말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강자에게 굽실되는 것은 쉽지만 약자에게 진정한 배려를 보이는 것이야말로 어렵기 때문이다.

성실하고 검박한 태도로 승리를 쌓아나간 웰링턴 장군, 사소한 것에 조차 완벽함을 추구해 미의 완성을 이룬 미켈란젤로의 이야기처럼 재미있으면서도 반성하게 하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 것이 좋았다. '스마일즈의 4대 복음'이라 불릴 정도의 자기계발서의 고전임에도 불구하고 일찍 읽어보지 못했던 것이 아쉬울 뿐이었다. 다시 생각해보면 뻔할 지도 모르지만 그 안에 숨어 있는 지혜를 간과하기는 어려웠다. 지속력과 배려가 인생의 숨은 나침반이 되어 준다면 이번 기회에 그것을 잡아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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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06 17: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에이안 2009-07-07 15:30   좋아요 0 | URL
저는 뉴스 보는 것을 별로 즐기지 않는데 뉴스까지 재미있더군요...^^; 책도 평소에 안 좋아하던 분야까지 전부 탐나구요. 시험기간이 특수상황이긴 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