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비치 - 꿈꾸던 삶이 이루어지는 곳
앤디 앤드루스 지음, 강주헌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위가 아니고 아래를 보면서 살라지만 항상 만족할 줄 모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연봉의 만족도는 우습게도 친구들 사이에서 자신이 어느 위치에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한다. 적은 연봉이라도 자신이 어울리는 무리 속에서 높은 수준이라면 만족하지만 1억이 넘는 억대 연봉이라도 친구들이 그 배를 번다면 불만을 품게 된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학창 시절 들은 이야기 중에서 이런 것이 있었다. 남들이 보기에는 굉장히 부자인데도 항상 자기 집은 가난하다고 하는 사람이 있었다고 한다. 주변의 집은 대지만 1천평이 넘는데 자기 집만 1백평이라 동네에서 무시당한다는 것이다.

아직 이 한 몸 누일 땅조차 내 명의로 된 것이 없는 입장에서는 기막힌 이야기였다. 상대적 박탈감이 자신을 가난하게 한다면 만족이야말로 행복으로 가는 한 걸음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관점을 바꾸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흘러흘러 오렌지 비치까지 흘러들어온 사람들은 각자의 고통을 안고 있었다. 아름다운 마을, 평화로운 사람들이었지만 누군가는 밤중에 일어나 걱정거리에 분통을 터뜨리거나 눈물을 흘렸던 것이다. 주인공 앤디 역시 그랬다. 토굴 같은 임시 거처에서 자신의 불안한 미래에 불만만을 토했다. 그런 그 앞에 홀연히 존스가 나타난다.

노인임이 분명한 하얀 머리칼, 맑은 수정처럼 파란 눈, 나이도 인종도 짐작할 수 없는 까무잡잡한 피부를 가진 사람이었다. 그의 피부색은 묘해서 보는 관점에 따라 까맣게 그을린 백인, 흑인, 히스패닉, 동양인 등 어떤 인종으로도 보였다. 존스는 자신을 친구처럼 대하라면서 분노로 가득 찬 앤디의 마음을 움직인다. 그는 앤디에게 낡은 세 권의 책을 내민다. 역경을 딛고 성공을 이룬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앤디는 책을 읽고 조금씩 불만이 아니라 만족을 느낄 줄 알고 행복을 누릴 줄 아는 사람으로 변해간다. 그렇게 2백 권의 책이 모여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를 지은 지금의 앤디 앤드루스가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그를 변화시켰다는 존스의 이야기는 실제인지 아닌지도 모르겠지만 안에 들은 이야기는 무척 인상적이었다. 관점이 틀려서 싸우던 부부를 존스는 간단히 화해시킨다. 아내는 남편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면서 이혼을 요구한 상태인데도 그랬다. 존스는 두 사람이 서로를 사랑하지만 그 표현의 방식이 엇갈려 있기 때문에 전해지지 않은 것일 뿐이라고 답한다. 사람들이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은 네 가지가 있다고 한다. 행동과 배려로 사랑을 표현하는 것, 칭찬의 말을 빌리는 것, 스킨십을 통한 것, 같이 시간을 보내는 것을 중요시하는 것까지 천양지차라는 것이다. 그들이 표현하는 방식으로 사랑을 줘야 사랑받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즉, 상대의 관점으로 사랑해야 관계가 유지된다는 것이었다. 그런 식으로는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많이 놀랐다.

또한 사람들의 대부분의 불안과 걱정은 그 사람의 머릿속에서만 존재한고 한다. 걱정하지 말라고 해서 떨어질 걱정은 아니지만 걱정을 위한 걱정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걱정을 떨치기 위해서는 객관적인 관점이 필요하다. 자신의 걱정을 무시만 하려고 들면 그 걱정은 멀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더 집요하게 달라붙는다. 그런 걱정조차도 너무 똑똑해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고 존스는 말한다. 그러므로 논리적으로 판단해서 걱정을 떨치라는 것이다. 정말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만약 일어난다면 어떻게 대처할지 생각해보라는 것이다.

그 외에도 이제 자신이 늙어 쓸모가 없다고 느낀 여인에게 존스가 한 말이라든지 함께 늙어갈 수 있는 결혼 상대자를 고르는 법, 일에 있어서 사소함의 중요성처럼 인생 속에서 놓치기 쉬운 행복의 열쇠가 곳곳에 숨어 있었다. 처음 책을 집어 들어서는 디자인이 예쁘다는 생각을 했지만 이제는 안에 담긴 내용 쪽에 더 관심이 간다. 행복하게 산다는 것, 자신이 꿈꾸던 삶을 이룬다는 것 의외로 간단할 지도 모르겠다. 관점을 바꾸면 실패도 없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짓누르고 있던 실패도 고통도 실은 별 것 아닌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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