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플랜 - 세계사를 지배해 온 슈퍼파워의 숨겨진 계획
짐 마스 지음, 전미영 옮김 / 이른아침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영화 '컨스피러시'에서는 강박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만 보였던 주인공이 가지고 있던 생각이 진짜라는 것이 증명된다. 하지만 보통의 음모론은 다소 괴짜인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으로 인식된다. 자신이 예전에 받은 마음의 상처를 뒤덮기 위해 외계인에게 납치되었다는 기억을 지어낸 남자의 이야기나 자신의 몸에 마이크로 칩이 이식되어 정부에서 자신을 통제한다는 망상처럼 쓴웃음이 나는 것이 대부분이다. 미국드라마 '본즈'의 주요인물 중 하나인 하진스도 크게 다르지 않아서 그는 늘상 음모론을 입에 달고 살지만 실제로 증명된 것은 없다.

하지만 정말 비밀의 역사가 없을까. 인간은 단 하나의 진리인 권력을 탐닉해왔다. 그 권력을 잡은 자들은 자신이 잡은 권력을 지키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은 역사상에도 버젓이 증명되어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끔찍한 것들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고 우리가 모를 어딘가에서 모든 역사가 만들어진다는 것도 딱히 없을 법하지는 않다. 인간이 상상하는 모든 것은 현실로 이루어진다는 말도 있는 것이다. 그런 비밀의 역사를 다룬 것이 이 책 '다크 플랜'이다. 권력을 잡은 자들이 계획된 역사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권력을 잡은 어둠의 세력은 보통 생각하는 정치인들이 아니라 비밀집단에 소속되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자들이다. 현재 정재계를 꽉 잡고 있는 집단부터 예전의 비밀단체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와 함께 관련된 역사를 다루고 있는데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도 꽤 되었다. 은행재벌 로스차일드 가문이라든지 모건, 록펠러 가문, CFR, 빌더버그 같은 들어본 집단부터 스컬&본즈처럼 다소 생경한 이름까지 다양하게 다루고 있었다. 그들의 이익이 첨예하게 얽히면서 현대사가 엮어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전쟁을 다룬 많은 서적들이 주장하는 것과 달리 전쟁이 그것 자체로의 생명력을 가지고 있거나 인간의 욕망의 특성상 끝이 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 전쟁을 통해 이익을 얻으려는 집단이 뒤에서 조종하고 있기 때문에 끝나지 않는다고 한다. 물론 그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비밀집단의 욕망에 의해서 전쟁이 일어나고 이어지는 것이니 인간의 욕망에 의해 전쟁이 계속 생긴다는 견해가 딱히 틀린 것이 아니기는 하다.

한편 베트남 전쟁, 한국 전쟁, 제2차 세계대전이 세계단일정부를 만들어내기 위한 계획의 일부였다는 부분에서는 오싹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일부러 갈등을 만들어 전쟁을 일으키고 폭격을 해달라는 제안을 거절하면서 상태를 유지하고 이익보다 전쟁비용이 더 들면 단호히 전쟁을 그만둔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모든 패배는 단 하나의 계획을 위한 포석이 된다고 한다. 계획상으로만 보면 나쁜 이야기는 아닐지도 모른다. 그들의 이익을 위한 적절한 방법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전쟁이 무슨 시뮬레이션 게임도 아니고 그 가운데 죽어가는 사람은 실제 사람이며 전쟁의 비용도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역겨운 이야기였다.

히틀러조차도 실은 로스차일드 가문의 숨겨진 아이일지도 모르고 비밀집단에서 그를 키우고 조종했다는 이야기에는 묘한 기분이 들었다. 거기에 막달라 마리아가 죄인이 아니라 결혼을 앞둔 처녀였을 뿐인데 오역으로 인해 죄인으로 분류되고 당시의 위정자들의 오만한 생각으로 인해 매춘부로 규정되었다는 부분은 좀 신기한 생각이 들었다. 예수와 막달라 마리아가 부부였고 그 사이에 아이가 있었으며 후에 프랑크 족과 결혼해 메로빙거 왕조를 세웠다는 것이다. 걸림돌이 될 거라고 생각한 권력자들이 전부 삭제한 역사라고 한다. 흥미로운 이야기이기는 했다.

하지만 모든 음모론이 그렇듯이 어디까지가 맞는 이야기는 알 수 없다. 증명되지 않은 역사이기 때문이다. 역사는 결국 승자의 것이고 그 승자가 정보를 조작한다면 언제까지고 그림자 속의 역사일 것이다. 그들이 필요에 의해 드러내지 않는 한 말이다. 그나마 예전 프리메이슨에 대한 책을 출판하려했던 남자가 살해되고 책도 간신히 출판되었던 것을 생각하면 자유로운 시대가 되기는 한 것 같다. 계획된 역사에 대해 주장하는 책이 버젓이 나와 있으니 말이다. 허나 이 자유가 혹시 누군가가 잠시 풀어 놓은 자루 속에 들어온 공기 같은 것일까 봐 슬며시 불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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