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 생명체를 찾아서 과학과 사회 2
프랑수아 롤랭 지음, 김성희 옮김 / 알마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얼마 전 읽은 추리소설에서 살인범이 살인을 저지르는 이유는 생명의 근원으로 인한 것이었다. 성경을 그대로 해석하자는 쪽에서는 세계와 생명체는 신이 6일 동안 창조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반면 다윈의 진화론을 믿는 과학자들은 생명의 근원이 외계에서 왔다는 외계 유입설의 증거를 찾고 있었다. 사실 보통 생각하기에 외계 생명체를 찾는다고 하면 팀 버튼의 영화 속에 나오는 화성인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이 책 '외계 생명체를 찾아서'에 따르면 과학자들이 찾고 있는 외계 생명체라는 것은 대부분 생명의 근원에 관한 것이라고 한다. 다윈의 진화론에 따르면 인간도 원시 박테리아에서 진화해 온 존재이다. 그렇다면 이어지는 질문이 나온다. 원시 박테리아는 어디에서 나왔느냐 하는 것이다. 신이 창조해 낸 것이라는 답을 그대로 수긍할 수 없는 과학자들의 입장에서는 지당한 의문점이다. 과학자들은 여러 가지 가설을 내놓다가 광활한 우주로 눈을 돌렸다.

저렇게 넓은 우주 어딘가라면 생명체가 있을 수 있고 그것이 지구에 와 생명의 근원이 되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더구나 우리가 아는 우주가 아니라 더 먼 우주 어딘가에 생명체가 있을 확률이 아예 없는 것이 아니니 그 가설을 증명하고 싶어 하는 것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많은 과학자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우주 어딘가에 있을 생명체의 흔적을 찾기 시작했다.

먼저 대상이 된 것은 지구와 유사한 상태인 화성이었다고 한다. 심지어 화성의 경우 어느 과학자가 선형으로 되어 있는 건축물을 보았다고 말함으로써 화성에 지적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이 제기 되었다. 이 가설로 인해서 많은 영화 속 이미지로 등장한 화성인이 나온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재미있는 점은 영화 속의 외계인은 기괴한 외모는 그렇다고 해도 대체로 인간과 비슷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상상력의 한계였는지 기술로 구현하는 문제 때문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어린 시절의 외계인은 대체로 비슷한 모양이라 이상한 생각이 들었었다. 허나 만약 실제로 외계 생명체가 있다면 중력이 강한 지역이라면 거북이 같이 단단한 껍질의 짧은 형태를 하고 있을 것이고 중력이 약한 지역이라면 식물처럼 기다랗고 가는 형태일 것이라고 한다. 기존의 외계인에 대한 생각과 비교해보면서 읽으니 꽤 재미있는 부분이었다.

이렇게 화성에 있을 지도 모를 지적 생명체에 대한 꿈이 부풀 무렵 화성 탐사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결과는 그런 건축물은 없다는 것이었다. 다만 생명체의 흔적이 있을 가능성은 있다고 한다. 생명체가 나타난다고 해도 그것이 지구의 생명의 근원인지는 알 수 없지만 꽤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과학자들은 끊임없이 외계에 생명체가 있지 않을까 하고 여러 시도를 해보았다. 어딘가에 있을 지적 생명체와의 교신을 시도한 것이 그 중 하나였는데 실제로 성과를 이룬 것은 없다고 한다.

어느 여학생이 들은 소리는 실제로는 중성자별을 발견한 것이었고 다른 과학자가 들었다는 소리도 별의 소리였다는 것이다. 직접적 교신이 실패하자 과학자들은 우주에 인류의 흔적을 두고 오는 방식으로 방법을 바꾸었다.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영상과 소리, 글을 두고 오기로 한 것이다. 달에는 물론이고 토성 탐사선에도 그런 메시지를 담은 매체를 실어 보냈다고 하니 좀 놀라웠다. 돌아오지 않을 편지를 보내는 사람들 같았던 것이다. 그것도 다른 사람들도 아니고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과학자들이 말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글을 읽고 납득이 갔다. 다른 생명체가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인류가 좀 더 겸허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영화 '우주전쟁' 같은 일은 바라지 않지만 다른 지적 생명체가 있지 않을까 해서 적어도 자신의 처신에 신경을 쓸 것이라는 말이었다. 하기야 우주만큼 인간을 미약한 존재로 느끼게 하는 곳도 많지 않을 것이다. 또한 확률적으로 지금도 우주 어딘가에 지적 생명체가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기는 하다. 그 생명체가 인류에게 호의적일지도 생명의 근원이었을지도 미지수지만 말이다. 지금도 과학자들은 외계 생명체에 대한 탐구를 계속하고 있다. 생명의 근원이 밝혀질 때까지 이어질 연구의 답이 어떤 것일지 혹시 올지도 모를 답신이 조금은 기대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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