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테크 - 하루를 행복하게 사는 기술
최문열 지음 / 미디어락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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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람뿐만이 아니라 살아있는 것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시간이다. 물론 살아있는 동안 시간은 자신이 요령껏 사용가능한 자산이지만 동시에 쉽게 흘러가버리는 것이기도 하다. 아직까지는 시간을 멈추지도 거스를 수도 없는 상태니 시간의 가치는 꽤 큰 셈이다. 하지만 시간의 가치를 알았을 때는 많은 시간을 낭비해버린 경우가 많다. 거기에 시간의 가치를 알고도 멍하니 시간을 보내다보면 또 그 사실을 후회하게 된다.

사람은 길어야 백 년을 산다. 더 오래 살 수 있다면 좋겠지만 자신이 가진 시간을 쓸모없이 써서야 긴 시간을 보낸다 해도 큰 의미가 없는 셈이다. 시간은 꽤나 희한한 것이다. 인간이 그렇게 느끼는 것이겠지만 쓸 때에 따라 길기도 하고 짧기도 하다. 시험이나 중요한 일을 앞둔 시간은 어찌나 빨리 가는지 오싹할 정도다. 싫거나 어렵다고 생각하는 일일수록 빨리 다가오고 즐거운 일은 순식간에 사라져 간다. 어렸을 때의 하루는 길기만 했는데 어른이 된 이후의 하루는 지겹지만 잘도 흘러간다. 하기야 시간은 똑같은 속도로 흘러가고 있는데 어렸을 때는 모든 것이 신기해서 하나하나에 반응하느라 길게 느끼는 것이고 어른이 된 이후에는 신기한 것이 많이 사라지고 무뎌져서 자극에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같은 시간을 보내도 빨리 흐른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어렸을 때보다 어른이 된 이후에 시간의 낭비가 더 큰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어른의 입장에서는 아이였을 때는 그저 뛰어 놀고 공부하는 것 외에 주요한 일이 없었을 것 같지만 어렸을 때는 하루가 길고 즐거운 것인 반면 중요한 일이 많은 것 같은 어른이 된 이후에는 어느 사이에 한 주가 흘러가버리고 그 안에 기억에 남을 만한 즐거운 일은 거의 없다. 그나마 학생 신분에 있을 때는 의무가 적어서 덜하지만 취업이 되고 난 이후의 시간은 붕 뜬 것이나 마찬가지다. 우리나라가 술을 권하는 사회라지만 그 이전에 일중독을 강요하는 사회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아플 때 출근을 한다고 해도 일의 능률이 오를리가 없는데 아플 때도 무조건 출근해야 하고 특별한 할 일이 없이 보내면서도 야근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할 일이 있거나 일이 즐거워서가 아니라 단지 상사의 눈치를 보느라 말이다.

덕분에 회사에서는 경주마처럼 모든 에너지를 소모하며 내달리다가 집에 들어오면 멍하니 시간을 흘려 보내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다음날 회사에 출근을 해야 하니 자야 하고 생활이 일의 위주로 흘러간다. 자본주의 사회에 사는 이상 자신의 노동력을 파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일이고 일하는 것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일에서 자아를 실현한다거나 삶의 보람을 찾기는 커녕 오로지 먹고 살기 위해 일을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런 생활에 자신을 위한 시간 같은 것은 대체로 없다. 오직 일만을 위해 살다가 그 일을 할 수 없게 된 상황이 오면 더 난감해지는 것이다.

얼마 전 혼자서 시간을 보내보라는 말을 하는 책에서조차 직장생활에 보람이나 의욕은 없이 월급을 마약이라고 비유하며 그저 다닌다는 표현이 쓰여 있었다. 일중독 공화국이라고 불려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나라에서 일도 그저 시간을 보내는 정도로 하고 그 외의 시간도 그 일로 인해서 멍하니 보낸다면 그것이야말로 생의 모욕이라고 할 정도다. 이 책 '하루테크'에서 말하는 것이 바로 그 점이다. 앞으로의 인생을 위해 재테크는 끊임없이 하면서 왜 정작 중요한 자신의 시간은 그저 낭비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행복하고 의미 있는 하루하루가 모인다면 분명 그 사람의 인생은 한결 즐거운 것일 것이다.

그 점을 말하기 위해 현대 사회의 직장인의 생활을 파고들고 있다. 명확한 목표도 없이 일만 하고 나머지 시간은 날려버리는 삶 말이다. 저자는 인생을 행복하게 보내기 위해서도 하루테크는 반드시 필요하다 주장하고 그에 따른 방안도 내놓고 있다. 과시를 위한 자기계발이 아니라 진정 자신을 위한 자기계발을 하고 자신만을 위한 취미를 만들라고 한다. 후에 자신의 일에 도움이 될 만한 어학공부도 좋지만 즐거움을 얻고 다음날의 활력을 재충전하기 위한 취미도 괜찮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하루를 냉정하게 분석해서 어떤 일에 얼마나 에너지가 소모되고 에너지가 충전되는 일은 어떤 일이 있는지 알아내라고 한다. 그에 따라서 하루의 에너지 계획을 세우라는 것이다. 완급도 조절하지 않고 경주마처럼 내달려서 집에 돌아오면 쓰러져 버릴 것이 아니라 의미 있는 하루를 보냈다고 말할 수 있는 하루의 에너지 계획표를 세우라고 한다. 그에 따라 하루를 보내면 직장에서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방전할 일도 없고 자신의 하루는 물론이고 직장에서의 일도 좀 더 효율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매번 바쁘다 시간이 없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는 사람일수록 시간을 낭비하거나 에너지를 조절하지 않고 하루를 보낼 확률이 높다. 그저 단 하루일 수도 있지만 사람의 일생은 그 하루에서 시작된다. 많은 자기계발서에서 말하듯이 행복하기 위해 살지 말고 지금 당장 행복해지라는데 하루를 의미 없이 흘려버려서야 의미 있는 일생을 보내기는 점점 어려워진다. 한 권의 책이 생활의 전반을 뒤흔들어 놓을 수는 없겠지만 무의미하게 낭비되는 시간의 중요성을 지적하고 자신의 에너지를 완급을 조절해 사용하라는 조언은 꽤 인상적이었다. 자신의 시간 사용 계획을 돌아보게 하는 책 '하루테크' 읽어볼 만한 책이었다. 적어도 이 책을 읽은 시간은 낭비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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