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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년 금융재벌 로스차일드 가문 (무선)
프레더릭 모턴 지음, 이은종 옮김 / 주영사 / 2008년 7월
평점 :
알렉산더 대왕에게 햇빛이나 가리지 말라고 말할 수 있는 인생을 살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에서는 권력을 얻으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 하고 중국에서는 돈을 얻으려면 권력이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돈은 결국 어느 측면에서나 필요한 것이 되어 버렸습니다. 돈이 없는 것은 불편할 뿐이라고도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없다는 것은 너무 많은 제약을 말합니다. 풍토병의 일종인 말라리아만 해도 그렇습니다. 말라리아가 기후와 관련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말라리아의 감염 여부는 돈과 큰 관련이 있습니다. 모기장이 있다면 말라리아에 걸릴 확률도 늘어날 테고 같은 병에 걸린다고 해도 돈이 있어서 평소의 영양상태가 좋다면 살아날 확률도 올라갑니다. 치료비가 있느냐 없느냐로 사람의 생사가 바뀔 수 있으니 사람이 돈에 쩔쩔매게 되는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그런데 그 돈을 250년간 휘어잡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한때 유대인으로 멸시를 받고 지정 구역에서 살아야 했던 사람들이지만 현재는 귀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가문 '로스차일드 가문' 입니다. 얼마 전 읽은 책에서는 세계의 모든 일의 뒤에는 로스차일드 가문이 있다고 단언하기도 했습니다. 그 책은 음모론이 많이 섞인 책이어서 전부는 그렇다고 할 수 없지만 250년간 세계의 돈줄을 묶어놓은 로스차일드 가문이 세계의 실세인 것만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이 책 '250년 금융재벌 로스차일드 가문'은 제목에서 보여 주듯이 로스차일드 가문을 다루고 있습니다. 일개 화폐상이었던 가난한 유대인 상인이 어떻게 250년을 버틴 금융재벌 로스차일드 가문을 만들 수 있었는가를 시작으로 지금까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새로 창업한 많은 기업이 10년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는 상황에서 250년간을 굳건히 세계 최고 금융재벌로 버티고 있는 가문이라는 것 만으로도 놀라운 터라 로스차일드 가문의 이야기는 흥미를 끄는 점이 많았습니다.
로스차일드 가문을 재벌로 만든 마이어 암셸 로스차일드는 평범한 일생을 보낼 수도 있었습니다. 온화한 학자 타입의 이 소년은 부모를 일찍 잃게 되는데 친척의 도움으로 다른 지역의 금융업자 밑에 있게 됩니다. 그가 그 곳에 머물렀다면 그는 평범한 일생을 보냈을 겁니다. 하지만 그는 그 곳을 떠나서 고향으로 돌아옵니다. 유대인이 사는 곳을 정해놓고 차별을 하는 지역으로 말입니다. 초반에 그는 그다지 가진 것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익보다 미래를 추구했고 그가 의미심장하게 웃는 이유를 아는 사람들은 없었습니다. 지속적으로 고위직에 있는 사람들에게 접근하고 그 사람들에게 유리한 조건을 제시해서 그는 권력에 접근하기 시작합니다.
그것은 점차 효과를 발휘해서 세계를 대상으로 대부업을 하던 군주 빌헴름 9세의 어용상인이 되게 됩니다. 이 일 자체는 군주에게는 그리 큰 의미가 없었지만 로스차일드에게는 큰 의미였습니다. 상징뿐인 지위로 인해서 여행하기가 수월해졌고 결혼도 쉽게 성사될 수 있었습니다. 조용히 차분하게 권력의 핵심에 접근한 로스차일드는 점차 빌헬름 9세의 재산을 관리하는 일을 하게 됩니다.
이와 더불어 성장한 아들들이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재산과 지위를 올리는 역할을 담당하게 됩니다. 첫째 암셸은 프랑크푸르트에 아버지와 함께 남지만 셋째 나탄은 영국에, 막내 제임스는 프랑스에, 살로몬은 오스트리아, 카를은 이탈리아로 향합니다. 흩어진 나라의 권력과 밀접한 연관을 갖으면서 이익을 추구하던 로스차일드 가문은 나폴레옹이 나타나면서 다른 국면을 맞습니다.
이어 워털루 전투로 큰 이익을 얻어서 재벌에 올라서고, 그들을 귀족으로 인정하지 않았던 사람들도 돈으로 무릎을 꿇게 만듭니다. 그 과정이 소상히 적혀 있는데 이야기 책 같기도 하면서 놀라게 하는 부분도 많아서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번영, 쇠퇴, 다시 번영을 거듭하고 있는 로스차일드 가문의 이야기 '250년 금융재벌 로스차일드 가문' 한 가문이 이런 식으로 버텨 올 수 있었다는 것이 너무나 놀라워서 읽으면 읽을수록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철저하게 남계 위주로 운영되는 가족 기업이며 가문 내의 결속을 이용하고 어버이가 다음 세대의 앞길을 여는 씨앗이 되는 형태라 감탄 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영웅도 보통 한 세대에서 끝나는 것이 보통인데 계속 이어져 올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기 때문입니다. 모르고 있던 로스차일드 가문의 역사와 그들이 번영할 수 있었던 비밀 '250년 금융재벌 로스차일드 가문' 인상 깊게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