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징 - 지그 지글러가 들려주는 세일즈 클로징의 비밀
지그 지글러 지음, 장인선 옮김 / 산수야 / 2007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많이 세일즈 기술을 사용한다. 다만 본인이 깨닫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세일즈의 기술은 단순히 판매의 기술이라기보다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신념을 설득하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회사에는 자신이 가진 능력과 시간을 팔아야 그에 해당하는 임금을 받을 수 있으니 결국 자본가가 아닌 많은 임금 노동자는 전부 세일즈맨인 셈이다. 지나친 확대해석일 수도 있지만 무언가를 팔면서 평생을 살아야 한다면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항상 '난 안돼'라고 말하는 것보다 '나는 뭐든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살 수 있는 편이 좋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 '클로징'은 아주 유용한 편이다. 일단 두툼한 편이라 선뜻 책을 펼치기 어렵게 하는 면이 있지만 이 책의 저자 지그 지글러가 쓴 다른 책 '정상에서 만납시다'와 마찬가지로 첫 장을 펼친다면 다음 장을 넘기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특히 자신의 경험담을 재미있게 설명하고 그런 세일즈의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여러 가지 전략을 자세히 설명해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실은 주로 세일즈 클로징을 설명하기 위한 책이니 책의 독자층이 상당히 분명한 책이라서 전혀 관심 없는 내용이 나오지 않을까 긴장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제일 처음 마주하게 된 내용은 저자 지그 지글러의 아내가 원하는 집을 사기 위해서 남편을 설득한 내용이었다. 지그 지글러 본인이 세일즈맨의 최고로 우뚝 선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그의 아내는 그가 생각지도 않았던 수준의 집을 사게 만든 것이다. 지그 지글러와 아내는 집을 사기로 했다고 한다. 처음 그는 집을 살 최고가를 미리 제시 했는데 그의 아내는 집은 정말 중요한 것이고 가능하면 좋은 집에서 살고 싶지 않느냐면서 그 예산안에서 2만 달러를 높였다. 당시로는 2만 달러가 꽤나 큰돈이었는데 그녀는 거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의도적으로 과소비를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녀는 집을 보러가서 자신이 정말 원하는 꿈의 집을 발견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 집의 가격은 처음 예산안에서 2만 달러를 붙인 것을 넘은 가격이었다. 무려 1만 8천 달러를 말이다. 이 가격을 들은 지그 지글러는 단호히 안 된다고 말했다. 그만한 집을 살 수는 없다면서 말이다. 물론 그는 슈퍼 세일즈맨이라는 말도 모자라는 사람이니 돈이 없지는 않았지만 그 집은 너무 과했던 것이다. 거기에 그는 이미 2만 달러를 양보한 상황이었는데 초과부담 1만 8천 달러는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이런 그의 반응에 그의 아내는 조용히 물러섰다. 하지만 이렇게 덧붙였다. 사지 않아도 좋으니 한 번 보러만 가자고 말이다. 그녀가 평생을 꿈꿔왔던 집을 발견했고, 사달라는 것도 아니고 단지 한 번 같이 보러가자는데 그는 그 부탁을 거절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단지 보러가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아내는 동의했고 두 사람은 집을 보러갔다. 그 집은 지그 지글러 역시 평생을 원해왔던 집이었다. 그는 수영장을 갖고 싶었는데 그 집에는 수영장은 물론이고 벽난로, 서재까지 완벽했다. 거기에 그의 아내가 그가 그 집의 소파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스포츠 경기를 보는 것을 상상해보라면서 그의 상상력을 부추겼다. 이제 그도 그 집이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집은 너무 비쌌고 예산안을 지나치게 넘은 것이었다. 그의 아내는 더 이상 그를 조르지 않고 이렇게 말했다. 할 수 없으니 더 싼 집을 보러가자고 말이다. 이 말은 그의 자존심을 자극했지만 지그 지글러 본인이 명색이 프로 세일즈맨이니 그녀의 도발에 넘어가지 않고 버텼다.

그런데 숙소에 와서 그의 아내가 이렇게 물었다. 추가 비용이 1만 8천 달러인데 달라스에서 30년을 살 것이 아니냐고 말이다. 그가 그렇다고 하자 그러면 이 비용을 30년으로 나누면 하루에 얼마를 부담해야 하느냐고 재차 물었다. 그는 1달러 70센트라고 말했고 그의 아내는 '정말 행복한' 아내를 위해 하루에 1달러 70센트도 낼 수 없느냐고 말했다. 이쯤 되자 지그 지글러도 백기를 들 수밖에 없었다. 이 경험담에서 세일즈맨이 아니라 집안의 경영자인 그녀의 아내가 어떻게 세일즈 기술을 효과적으로 사용해서 자신의 목적을 달성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녀는 그녀의 고객인 남편이 비용을 부담할 수 있음을 확신했고 고객이 내야할 돈을 작게 쪼개서 부담을 최소화시켰다. 또한 갖고 싶다는 숨은 욕망을 자극했다. 충분한 사전정보가 있었으니 가능했던 것이다. 어떤 것을 팔려고 하면 가격이 보통 문제가 된다. 그렇기에 고객에게 그 가격을 넘는 가치를 확신시키고 논리가 아니라 감정에 호소하라고 한다.

이것 외에도 수많은 세일즈 기술이 다양한 일화와 섞여 있어서 감탄하면서 읽었다. 이런 식으로 접근을 해온 다면 정말 부담할 수 없는 경우가 아니고서는 살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저자가 평생을 세일즈를 해왔으며 강연가로도 유명한 사람이라 이 책 역시 사람의 마음을 끄는 점을 잘 살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풍부한 사례, 재치 있게 난관을 헤쳐나간 저자의 경험담이 섞여 있는 책 '클로징' 매우 재밌게 읽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세일즈맨 뿐 아니라 다른 사람도 여러 가지 상황에서 설득의 기술로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 유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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