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오밥나무와 여우원숭이 - 어린왕자의 바오밥나무가 꿈을 키우는 섬, 마다가스카르
김준희 지음 / 솔지미디어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다른 나라로 여행을 떠날 때는 여러 가지를 기대하게 되는게 보통입니다. 일단 같은 아시아권에 속하더라도 다른 문화를 접하게 되는 터라 다른 문화권의 경우 생각지도 못했던 점과 마주하게 됩니다. 전혀 다른 이국적인 풍경, 건물, 사람들을 마주하게 되고 그 속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든지 현지사람들이나 같은 처지인 여행자와 교류의 즐거움을 맛볼 수도 있습니다. 사실 전혀 다른 환경인터라 말도 통하지 않는 상황에 처하게 되고 삶의 기반이 되는 집이나 지인들이 없기 때문에 여행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다 보면 사람은 변화를 꿈꾸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행은 비용이 꽤 들기는 하지만 안전한 일탈인 셈입니다. 고생스러울 수도 있지만 새로운 경험을 가득 쌓고 돌아오면 되니까 말입니다. 그런데 여행지에 대해 사전지식이 없다면 어떨까요. 여행지에 대해서 아는 게 없다는 것은 그만큼 예상외의 상황에 자주 부딪혀야 된다는 것을 의미하고 모험을 즐기는 대담한 사람이라도 그런 상황은 꽤 스트레스가 될 겁니다. 잘 모르는 곳에서 제한된 시간과 비용내에서 잘 논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기에 일 관계상 반드시 가야 하는 것도 아닌데 사전 정보가 거의 없는 여행지로의 여행을 고집하게 된다는 것은 그만큼 그 여행지가 매력적이라는 것을 의미할 겁니다.

이 책 '바오밥나무와 여우원숭이'는 마다가스카르 여행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마다가스카르는 세계에서 4번째로 큰 섬이면서 아프리카 지역에 속해 있습니다. 하지만 아프리카 대륙에서 떨어져 나온 지 오래인 섬이라 아프리카로 분류하기에는 좀 묘한 느낌이라고 합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 지역이 혼재된 듯한 곳이며 큰 섬만의 독특한 환경이 형성되어서 대륙에서 보기 힘든 동식물이 있다는 겁니다.

멸종되어 버린 피그미 하마 같은 것은 빼고서라도 책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거대한 바오밥 나무가 자라는 곳이니까요. 바오밥나무는 크기가 거대하기도 하지만 형태가 마치 뿌리가 하늘을 향하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이라 보는 사람을 압도하는 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바오밥나무를 신이나 악마가 멀쩡한 나무를 뽑은 후 뒤집어 심은 것이라는 말도 있다고 합니다. 다른 것을 다 빼고서 바오밥나무 하나만으로도 마다가스카르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났습니다.

이 책의 지은이 역시도 마다가스카르에 대한 막연한 매력 때문에 여행에 나섰다고 합니다. 소설 '어린 왕자' 속의 바오밥 나무를 실제로 보고 싶었던 겁니다. 그런데 마다가스카르 자체가 우리나라에 그다지 알려진 여행지가 아니라 사전정보가 거의 없어서 어려운 점이 많았다고 합니다. 여행서라고는 '론리 플래닛' 영문판 밖에 찾지 못했고 말입니다. 허나 그런 상태에서 무조건 부딪혔기 때문에 이 마다가스카르 여행기는 독특한 느낌이 잘 살아 있습니다.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낯선 환경과 언어 때문에 불안감을 드러내지만 이 책의 저자야 말로 사전정보가 거의 없이 떠난 터라 그런 불안감이 글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습니다.

가서 보니 치안이 오히려 우리나라보다 좋은 정도인 마다가스카르의 치안을 걱정하기도 하고, 주로 쓰는 언어에 대한 정보도 뚜렷이 없어서 필수 단어조차 익히지 않고 가기도 하고 말입니다. 마다가스카르는 예전에는 내전도 있고 치안이 안 좋았지만 현 대통령이 들어오면서 치안도 많이 좋아졌고 전에 프랑스령이었기 때문에 주로 사용하는 언어는 불어와 현지민이 쓰는 말라가시어라고 합니다.

사전정보가 없이 떠났지만 좋은 기후와 다정한 사람들을 만나고, 여행 중에 만나는 같은 처지의 여행객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이런 저런 정보를 모으기도 하고 여행의 즐거움이 가득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사실 저자도 세밀한 정보를 알고 간 여행은 아니기 때문에 마다가스카르의 모든 것을 담고 있지는 못합니다. 비용문제가 있기도 했고 해서 주로 남부를 살짝 살짝 훑었다는 느낌이 큰 편입니다.

제목대로 바오밥나무와 여우원숭이를 보기 위한 여행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거대한 바오밥나무를 찍은 다양한 사진과 여행 도중에 만나게 된 사람들과의 이야기 덕분에 꽤나 재밌게 볼 수 있었습니다. 사진이 풍성하고 낯선 여행지에 대한 흥분과 불안, 즐거움이 담긴 글이 좋았구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땅이지만 바오밥나무만으로도 꼭 가보고 싶은 섬 마다가스카르를 다룬 여행기 '바오밥나무와 여우원숭이' 재밌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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