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 매니지먼트 - 빠르고 창의적인 문제해결
김성희.김승래.김영한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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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몇 년 전에 보았던 광고에서 이런 문구가 있었다. 모두가 '예'라고 할 때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 모두가 '아니오'라고 할 때 '예'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는 내용이었다. 그 광고가 어떤 것을 광고하기 만들어진 것인지 광고 모델이 누군지 조차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도 이 말이 강렬했던 터라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많은 사람들이 한 목소리로 하나의 주장을 내세우면 그 의견과 다른 의견을 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광고에서 나온 것 같이 회사에서 다른 사람이 모두 '예'라고 할 때 '아니오'라고 답하면 어떻게 될까. 아마 멋있고 능력있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듣는 게 아니라 눈치도 없는 사람이 될테고 그 의견은 묵살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많은 기업들은 아직 의사결정에 있어서는 평직원이 아니라 고위직에 있을 수록 발언권도 권한도 크기 때문이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어떤 주제를 맞춰 회의를 할 때 상사의 입맛에 맞는 의견을 내게 된다고 한다. 아니면 입을 다물고 가만히 나오는 의견에 묻어가던지 말이다. 그렇게해서 나오는 의견은 결국 상사의 마음에 든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그런 식으로 어떤 문제를 결정한다면 그것이 과연 시장에 맞는 것일까. 그렇지 않은 가능성이 크다. 끊임없이 고객의 취향을 분석하고 그에 맞는 것을 내놓으라고 하는데 한 사람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나 단 한 사람의 취향에 맞추어 내놓은 의견이 시장에 들어맞는 것이었다면 그것이 더 신기한 일이다.

예전에는 경영자가 낸 의견으로 무조건 확정한 후 그것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식의 경영이 들어맞는 일이 많았다. 그런 일이 가능했던 것은 정보의 독점이 있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떤 문제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가지고 있고 사전 정보가 어느 정도 있다면 상황에 대강은 들어맞는 의견을 내놓을 수 있기 마련이다. 허나 이제는 인터넷 사용이 보편화되고 지식의 편중이 그리 크지 않게 되었다. 인터넷에 접근이 불가능하지 않는 이상 말이다. 즉, 평직원과 고위직에 있는 간부 간의 가지고 있는 정보의 차이가 그리 크지 않아졌다는 것이다. 더구나 계속 밀려드는 새로운 정보의 경우에는 평직원인 젊은 사람들이 유리한 경우도 있다.

거기에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도 있고, 농담을 백 가지를 모아두면 한 가지 정도는 재밌는 것이 있듯이 일단 많은 양의 아이디어가 있으면 그 중에 시장 상황에 적합한 것, 사람들이 감탄할 만한 기발한 아이디어가 하나쯤은 있게 마련이다. 그것이 이 책 '위키 매니지먼트'가 강조하는 바다. 언제까지 제왕적 의사결정을 하면서 많은 두뇌들을 그저 예스맨으로만 활용할 것이냐고 묻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한 가지 주제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그 주제에 대해서 각각의 의견을 낸다면 좀 더 많은 아이디어 속에서 좋은 안을 선택할 수 있다. 물론 그 과정에서 각자의 의견을 존중해줘야 하고 어떤 사람이 의견을 말할 때 그 말을 끊거나 무시하면 안 될 것이다. 또 피라미드식으로 유지되는 기업이 아니라 거미줄 식으로 평형이 유지된다면 좀 더 효율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할 것이다.

밥에 뜸 들이는 것도 아니고 내리누르는 식으로 압력을 주면서 창의적인 의견을 기대하는 것은 사실 무리하다. 그런 생각에서 벗어나 개개인의 권한을 강화하고 여러 사람이 함께 문제 해결에 힘쓴다는 내용이라 꽤 마음에 들었다.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이 사람은 내가 보지 못했던 식으로 생각하는구나 하고 감탄하게 될 때가 많다. 그런 사람들이 기업 내에 많이 있을 테고, 아니 누구나가 그럴 테고 그런 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짜내는 창의적 문제해결안과 의견들이 도움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위키 매니지먼트'에 대한 개괄적인 내용은 물론이고 실제 적용할 수 있도록 위키 디시전의 5단계 과정을 설명해주고 자세하게 풀어준 점이 좋았다. 새로운 의사결정의 방향 '위키 매니지먼트' 인상 깊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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