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에서 만납시다
지그 지글러 지음, 이은정 옮김 / 산수야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어떤 학교에 새로 선생님이 두 명 부임해왔다. 그런데 그 선생님 중 한 명에게 다른 선생님이 이렇게 귀뜸해주었다. '선생님이 이번 맞게 된 아이들은 전부 천재에요. 어떤 것을 가르쳐주어도 능히 소화해낸다니까요. 배우는 것도 전부 빠르고 잘 이해하고 따라오더군요. 단지 아이들이 너무 똑똑해서 선생님한테 장난을 치려고 하는 경향이 있어요. 혹은 게으름을 부리는 아이도 있을 수 있어요. 알면서도 모른다고 하거나 너무 어려워서 못 따라가겠다고 할 지도 몰라요. 하지만 이런 이야기들 전부 무시해버리세요. 그 아이들은 천재니까 선생님이 잘 가르쳐주시면 전부 소화해낼 수 있어요. 잘못을 하면 혼내고 잘하면 칭찬을 아끼지 말고 가르쳐주세요. 선생님은 잘 하실 수 있으세요.'라고 말이다.

반면 다른 선생님에게는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이 맞게 된 반 아이들은 전부 평범한 아이들이에요. 그저 보통으로 하시면 되요.'라고 말이다. 이 말을 듣고 아이들을 가르친 두 선생님, 그렇게 일 년이 흘렀고 천재로 구성된 반 아이들의 진도가 평범한 반 아이들의 진도보다 일 년 이상 앞서 있었다.

하지만 진실은 어떨까. 두 반의 아이들은 모두 평범한 아이들이었고 천재라고 부를 만한 지능을 가진 아이들은 없었다. 다만 선생님이 아이들을 천재라고 생각했고 그렇게 대했으며 가르쳤다. 그것이 차이를 만든 것이다. 사람에게는 저마다의 재능이 숨어있다. 어디까지나 '숨어' 있어서 그 사람이 그것을 찾아내지 못한 다면 '평범'한 일생을 보내게 되는 것이다. 아인슈타인 마저 자신의 두뇌에서 10%이상을 사용하지 못했다. 그럼 나머지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숨은 잠재력은 어느 정도일까 하는 의문이 남는다. 어머니가 자식을 구하기 위해 무거운 자동차를 던져버릴 괴력은 어디서 나올까. 단지 숨어 있어서 찾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평범한 아이들이 천재로 변모했던 것처럼 말이다.

위의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이 책 '정상에서 만납시다'에서 등장하는 이야기이다. 제목부터가 '정상에서 만납시다'라서 어떤 내용일까 꽤나 궁금했었다. 내용은 그 제목에서 보여주듯이 자신이 만들어낸 밑바닥에서 정상으로 올라가도록 하나하나 조언을 해주는 것이었다. 저자 지그 지글러는 원래 세일즈맨이었다고 한다. 마침 1만 달러가 필요했고 1만 달러를 연봉으로 주는 세일즈맨을 모집하기에 그 일에 뛰어든 것이었다. 열정만 있을 뿐 어떤 기술도 지식도 없었던 터라 처음 그는 실패를 거듭한다. 본인은 농담조로 많은 것을 팔았다고 말하는데 '돈이 너무 없어서 아이 병원비를 내려고 세간을 팔았다'는 부분이 있었다. 그야말로 인생이 바닥을 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바닥에 떨어지면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하던가. 그런 세일즈맨 생활 2년을 보내고 교육을 받으러 갔을 때 강연자가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당신은 낭비를 하고 있군요.'라고. 지그 지글러는 이 말을 듣고 흠칫 놀랐다. 자신이 세일즈의 재능이 없으니 그만 두라고 말하는 건 줄 알았던 것이다. 하지만 강연자는 이어서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당신의 재능을 낭비하고 있어요. 내가 보기에 당신은 뛰어난 세일즈맨입니다. 그것을 제대로 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뿐이에요.'라고 말이다. 이 갑작스런 칭찬에 지그 지글러는 놀랐지만 매우 기뻤다. 여기서부터 그의 인생이 전환되었으면 일 년이 지나지 않아서 그는 미국 내 세일즈맨 중에서 판매 2위에 올랐다고 한다.

이 책의 저자 지그 지글러 자신이 실패를 해봤기 때문에 나쁜 사고방식이 어떤 것인지 잘 지적해주고 그 부분을 바꿔서 성공으로의 계단을 오르라고 말해준다. 그 과정은 여섯 단계로 구성되어 있는데 자기이미지, 대인관계, 목표, 자세, 일, 욕망으로 이루어져 있다. 다양한 예문과 재치 있는 저자의 글을 따라 가보면 자신의 사고가 어떻게 굳어 있었는지 알아볼 수 있고 책 자체도 재미있어서 읽는 재미가 꽤 있었다. 오백페이지가 넘는 자기계발서를 재밌게 읽을 수 있고 생활의 변화를 생각해보게 되었다면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좋은 구절이 많기 때문에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975년에 초판이 발행되고 아직까지 팔리고 있다는 것이 능히 이해가 갈 정도였다. 자신의 한정된 시간을 그리고 재능을 낭비하고 있다면 읽어볼 필요가 있는 책 '정상에서 만납시다' 정말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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