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중심의 경영
찰스 G. 코크 지음, 문진호 옮김 / 시아출판사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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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운영해 나가던 기업도 규모를 늘리면 삐거덕 거리는 일이 많다. 기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의 마음을 잊은 것일 수도 있지만 규모를 늘리다보면 그다지 경쟁력이 없는 분야도 생겨나기 마련이다. 거기에 규모가 늘어난다는 것은 그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것을 말한다. 어떤 기업이든 결국 사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같이 일하는 사람의 마음이 안 맞다보면 여러모로 문제가 발생한다.

비슷한 경우로 음식점이 장사가 잘 되서 가게를 확장했던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은 음식 맛도 서비스도 좋다는 평가를 받은 터라 가게를 늘리면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었다. 허나 그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가 버렸다. 서비스의 질은 떨어졌고 손님은 점점 줄어갔다. 그 이유는 가게를 확장하려 종업원을 늘렸던 것에 있었다. 관리를 편하게 하기 위해서 기존에 있던 종업원 중에서 상급자를 만들었는데 이것이 결과적으로 파벌을 형성했고 종업원끼리 편을 나누어 다투기 시작했던 것이다. 종업원이 다투는 가게에서 손님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리가 없었고 결과적으로 사업은 기울어만 갔다.

그런데 사업규모를 계속 늘리는데도 수익이 꾸준히 성장해나가는 기업이 있다면 그 기업은 뭔가 남다른 것이 있을 것이다. 바로 코크 인더스트리가 그런 기업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비상장기업이며 전 세계 육십 개국에 팔만여명의 직원이 일하는 기업. 2006년 매출액이 무려 구백억 달러이고 1967년 이후 이천 배 이상의 성장을 거듭하는 기업. 이쯤 되면 이 기업이 대체 무엇이 다르기에 이렇게 계속 성장을 해나가는지 알고 싶어진다. 저자 찰스 G. 코크는 그 비밀이 '시장 중심의 경영'에 있다고 밝히고 있다.

시장 중심의 경영은 시장원리에 맞춰 경영을 해나가는 것이다. 기업을 규제하는 법률이 많아서 불편해도 악법도 법이라고 생각하고 모든 일을 합법적인 절차를 통해 정직하게 수행해나간다. 그래서 문제될 소지가 줄어들고 기업의 신뢰도가 손상이 갈 일이 많지 않다. 게다가 억울한 일이 생기면 소송도 불사하고 싶은 마음도 생길 텐데 자신들 쪽에서는 소송을 제기하지 않아서 얻게 되는 이익에 비해서 쓰게 되는 에너지가 많은 일도 없다.

또한 전 직원의 동의를 백 퍼센트 얻어내서 만 퍼센트의 추종을 이끌어내도록 한다고 한다. 그리고 직원을 ABC 세 단계로 나누어 평가, 관리하는데 보통 어느 기업이나 A단계에 해당하는 우수 사원보다 B단계에 속하는 평균 수준의 사원들이 많다. 그래서 B단계에 있는 직원들이 기업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하면서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하는데 코크 인더스트리에서는 A단계인 우수 사원과 C단계에 있는 사원들에 더 신경을 기울인다. 우수한 사원은 더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중간단계에 있는 사원들이 A단계에 오를 수 있도록 격려한다. 또 C단계에 있는 사원들의 능력의 발전을 요구하고 성장을 도와서 B단계로 넘어갈 수 있도록 하고 그 요구에 부응하지 않으면 해고조치를 하는 것이다. 기업은 사람이 구성하는데 기회를 주었는데도 태만한 무능한 사원을 내버려둔다면 여러 모로 문제가 생길 텐데 그 점을 미리 막는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시장에 내놓는 제품의 끊임없는 발전을 추구하고 그 발전이 고객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하다보면 좀 더 나은 이익을 바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업을 확장하다보면 그다지 이윤이 나지 않는 분야가 나오는데 그럴 때는 그 분야를 과감하게 없애고 그런 경우가 나오지 않도록 신중하게 경영해나간다고 한다.

그 외에도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고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하고 개인은 물론 회사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도록 한다고 한다. 현상을 유지하려고만 하면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장에서 버티지 못할 텐데 고객의 정확한 욕구를 반영한 쇄신을 통해 변화를 계속 해나가니 시장에 적절하게 대응해나가게 되는 것이다.

시장이라는 말 자체는 낯선 것이 아닌데도 '시장 중심의 경영'은 꽤나 신선한 개념이었다. 익숙한데도 그것을 제대로 시행하는 기업을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편법을 추구하거나 근시안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기업처럼 말이다. 그래서 이 책 '시장 중심의 경영'에서 보이는 코크 인더스트리가 더 놀라웠다. 초반에 저자의 아버지가 혁신적인 기술로 기업을 성장시켜 나간 것에 이어 저자가 경영을 맡으면서 한층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시장 중심의 경영이란 것을 적절한 예와 함께 설명해주는 것이 좋았다. 이런 식으로 성장해나가는 기업이 좀 더 많았으면 하는 생각을 주는 '시장 중심의 경영' 인상적인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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