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기술 - 2% 부족한 나를 위한
알렌 N. 와이너 지음, 이선희 옮김 / 시아출판사 / 200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길을 걷다보면 수많은 사람들과 마주치게 된다. 수많은 사람들, 수많은 생각, 수많은 개성. 세상에는 알기 어려운 것들이 많지만 그 중에서 사람은 특히 어렵다. 가장 아름다운 것도 사람이고 가장 추한 것도 사람이라지만, 사람으로 살아가다보면 말이 가장 잘 통하는 것도 말이 가장 안 통하는 것도 역시 사람이다. 영화 '코드명 J'처럼 머릿속에 저장장치가 있어서 내 생각은 이런 것이었다하고 그대로 전달할 수 없는 이상 말로 풀어낼 수 밖에 없는 것이 또한 현실이다.

그런데 자신이 가진 생각을 그대로 풀어 놓는 것이 또 왜 그렇게 어렵고 절대로 될 리 없는 이심전심을 바라는 사람은 왜 그렇게 많은지 답답할 때가 많다. 개인적으로 친한 사람의 경우에는 좀 더 터놓고 이야기를 하면 될 테지만 회사에서 제대로 소통하지 못한다면 앞날은 깜깜해질 것이다. 거기에 '당신, 말이 안 통하는 사람이구만'하는 소리까지 듣게 된다면 거의 치명타다.

이럴 때 읽으면 좋을 책이 바로 '소통기술'이다. 어디까지나 '2% 부족한 나를 위한'이라는 단서가 달려 있는데 그 사람에게 커뮤니케이션하는 방법을 알려 줄 수는 있어도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직무 경험이나 재능은 바꿀 수 없기 때문이란다. 하기야 책 한 권이 호박을 수박으로 변신 시킬 수는 없을 테니까.

저자는 많은 사람들에게 소통하는 법을 조언해 준 사람이다. 그래서 그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냈고 항목마다 적당한 사례가 소개되어 있다. 회사 내에서 분명 능력은 있지만 '말이 통하지 않아서 짜증스러운' 인물을 회사 측에서 저자의 조언을 듣도록 했다고 한다. 그 경험이 적절한 사례로 바뀌어 있고 책의 구성도 그에 맞게 세분화 되어 있다.

1장 신뢰하게 만드는 말과 행동에서 승진한 여성 니콜이 저지른 실수로 인해 그녀가 입은 타격과 신뢰를 얻으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가의 조언을, 2장 상대방의 눈높이에 맞춰 소통하는 법에서는 소통은 다른 사람과 하는 것이니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3장에서 9장은 유능하지만 눈치가 없거나, 말할 때 관리자다운 자세가 나오지 않거나, 경영자다운 품위가 부족해 보이거나, 독단적으로 보이거나, 사교성이나 활력이 부족하거나, 자주 화를 내서 곤란한 경우의 사례와 구체적 해결법을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이어 10장에서는 자신의 신뢰성을 평가하고 11장에서 소통에 도움이 되는 16가지 조언을 보여준다.

덕분에 처음부터 천천히 읽어내려 가면서 나였다면 어떻게 행동했을까를 여러모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기업문화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한 신입사원의 이야기였다. 기업마다 특유의 기업문화가 있고 회의를 할 때도 보통 그 순서에 맞게 넘어간다. 그런데 새로 들어온 신입사원이 그렇게 하는 것은 전혀 효율적이지 못하고 전에 자신이 다닌 회사에서는 그리 하지 않았다고 했다는 것이다. 개혁도 혁신도 나쁘지는 않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대응하는 신입사원이 그 회사 내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회사 내에서 누군가에게 질책을 할 때도 강하게 말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직접적인 발언을 피해서 우회적으로 비난을 하는 곳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어느 기업의 임원 이런 말을 하면서 저자에게 조언을 구했다. 관리직에 있는 어떤 사람이 여성적인 분위기의 우리 기업에 맞지 않는다. 이유인즉슨 그 회사에서는 질책을 할 때 부드럽게 돌려서 말하는 데 그 관리자는 직접적으로 지적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주위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저자가 그에게 조언을 하려하자 그 관리자는 이렇게 항변했다. 자신은 바로 그렇기 때문에 스카우트 되었고 스카우트 될 때 그 점을 잘 살려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체 분위기를 넘어선 것이라면 그건 과도한 개혁이 되어버린다. 같은 행동도 상대에 따라 회사의 분위기에 따라 적절하지 못한 행동이 될 수 있다 하니 흐름을 읽는 그리고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아는 소통기술이 필요하다 싶었다.

말은 해야 맛이라는 소리도 있지만 한 번 뱉은 말을 되돌리기 힘들다. 하나의 행동이 전체 신뢰성을 망가트릴 수 있으니 뛰어난 소통기술을 갖는다는 것이 더 절실하기도 하다. 그 와중에 읽게 된 이 책 '소통기술', 타인에게 신뢰를 얻는 다는 것과 적절한 행동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였다. 이 책을 읽는다고 호박이 수박이 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맛있는 호박요리는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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