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초심 - 사장이라면 죽어도 잃지 말아야 할 첫 마음
홍의숙 지음 / 다산북스 / 2008년 6월
평점 :
무슨 일이든 시작은 어렵습니다. 그래서 어떤 일을 시작하려 할 때의 마음가짐은 대부분 특별합니다. 학교에 들어가는 첫 날, 사회에 나가 회사에 입사하는 첫 날, 자신의 사업을 시작하는 첫 날, 연애를 시작하는 첫 날, 결혼을 하게 된 첫 날에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지만 보통 한 가지 다짐을 합니다. 처음 시작할 때의 이 마음과 열정을 잊지 않겠다고 말입니다. 물론 고등학교 입학식 날 등교길에서 '언제 졸업하나'라고 해서 저를 경악시킨 친구도 있지만 처음을 여는 사람의 마음은 불안하면서도 설레고, 성공적인 결과를 얻겠다는 결의가 싹트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많이들 초심을 잊지 말라고 말하는 것이구요.
하지만 기류를 타고 화려하게 날고 있지만 실상은 죽은 새인 경우처럼 어느새 익숙해져 버린 상황이 초심을 잊게 합니다. 서툴지만 열정이 넘쳤던 처음과 달리 적은 노력으로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낼 수 있게 된 이후 편안함에 안주하게 되는 것이지요. 처음의 열정은 마음 속에 불씨만 남은 상태가 되어버린 셈입니다. 편안함과 익숙함의 재에 덮여버려서요.
여기에도 초심을 잊고 밑바닥으로 떨어지던 남자가 한 명 있습니다. 이 책 '초심'의 주인공인 최강민 입니다. 대학교 졸업 후 열심히 해보자는 마음 하나로 신문사 광고영업 일을 시작했고 구두가 닳도록 뛰어 인정받게 되었던 사람입니다. 한 달을 신었지만 몇 년을 신은 것 마냥 낡어버린 구두, 이것이 최강민의 초심의 상징이었습니다.
이후 광고영업을 하던 중 한 중소기업 사장이 최강민에게 스카우트 제의를 합니다. 금형을 자체제작해서 가전제품 케이스를 만드는 회사인 유진테크론에서 일해 볼 생각이 없냐는 것이었지요. 단, 1년간은 영업일을 하면서 회사 사정을 익히고 1년 후에는 어울릴 만한 곳으로 발령내주겠다는 조건이었습니다. 이 이야기가 소문이 나면서 주변에서는 모두 그를 말립니다. 그도 그럴 것이 최강민은 광고영업 쪽에서 꽤 인정을 받아 신문사 내에서도 유망한 인재로 기대 받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1년 수습 기간 후에 발령을 낸다는 조건이라니 불확실하기 그지없었으니까요.
허나 최강민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지금의 영업일에서 더 이상의 열정을 느낄 수 없었거든요. 졸업 후 무작정 취업을 하기는 했지만 기계 관련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마음속에서 계속 꿈틀대고 있었던 겁니다. 그 와중에 들어온 스카우트 제의, 최강민은 이를 받아들입니다. 불안정한 미래가 있을 수도 있지만 열정 하나를 가지고 이에 뛰어든 거지요. 즉, 초심을 잊지 않은 것이었지요. 그 탓이었을까요. 최강민은 회사에 들어간 이후에도 계속 승승장구합니다. 그러던 중 부딪히게 된 재난이 IMF사태였고, 이것은 또 다른 전환점이 됩니다. 최강민이 사장이 되어 회사를 맡게 된 겁니다. 이후 많은 일들이 있지만 그가 초심을 잊은 순간부터 추락이 시작됩니다. 그때 만나게 된 사람이 '코치'였구요. 최강민이 잃어버린 초심을 되찾고 다시 소중한 사실을 깨닫게 만드는 동반자였습니다.
사실 제목이 '초심'이기도 하고 '~해라'투의 자기계발서일 것으로 생각했지만 이 책 '초심'은 한 사람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최강민이 성공에서 추락한 시점에서 시작해서 초심을 잊지 않았던 때와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과거와 추락한 후 다시 잃어버린 초심을 되찾기 위한 과정 속의 현재를 번갈아 보여주는 식으로 구성되어 잇습니다. 그래서 이야기 형식이지만 뚜렷한 대비효과를 낳고, 그가 잊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합니다. 이어 코칭을 받는 상세한 과정이 나오는데요. 이 '코칭'이라는 것이 한편으로는 낯선 것이라 꽤나 신선했습니다. 잃어버린 초심을 되찾으면서 벌어지는 일들도 흥미로웠구요.
타성에 젖어 잃어버리게 되는 초심이라는 이름의 불씨를 되찾기 위한 과정을 보여주고,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하게 하는 책' 초심' 인상 깊게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