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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역사에서 길을 찾다 - 손무에서 벤자민 프랭클린까지 역사를 이끈 19인의 리더십
다니엘 딜, 마크 P. 도넬리 지음, 김수영 옮김 / 큰나무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역사를 돌이켜 보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소리를 여러 번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말을 들을 때도 그냥 그렇구나 하고 흘려 듣고 막상 당면한 문제에 연결해서 도움을 받을 생각을 해 본 적은 없습니다. 역사라고 하면 책으로 읽거나 시험을 위해 공부해야 하는 정도로만 생각해왔구요.
이 책 '경영, 역사에서 길을 찾다.'는 많이 듣게 되는 그 말을 실제 실행에 옮기게 도와주는 책 입니다. 기본적으로 경영자에게 하는 조언이라서 이 책이 과연 경영자가 아닌 사람에게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읽다보니 유명한 글을 인용한 부분도 많아서 읽는 재미도 있고 경영자가 아니라도 기억해두면 쓸모 있을 부분이 많습니다. 하기야 회사를 경영하는 것도 경영자지만 한 가정을 부양하는 가장이나 주부도 어떤 의미로는 경영자니까요.
이 책은 역사에서 길을 찾는다는 제목처럼 위인들의 글이나 말을 모아서 그 부분에서 조언을 하는 방식으로 전개됩니다. 책에서 다루는 인물은 19명으로 손자병법으로 유명한 손무부터 조금은 생소한 여성 기업가 릴리언 버넌까지 여러 명을 다루고 있습니다.
여성이 적극적으로 사회에 진출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기에 남성 위인 일색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가능한 비율을 맞춰보려고 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처음 듣게 되는 여성기업가들이나 당대의 예언자로 이름을 날린 수녀님까지 등장하네요. 여성 위인 중에 기존에 알고 있던 인물은 엘리자베스 1세 뿐이었구요. 그래서 더 호기심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어떤 인물인데 19명 안에 들어갔고 어떤 조언을 할 지 궁금했거든요.
내용은, 예를 들어 마키아벨리에 대한 부분이라면 먼저 마키아벨리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을 합니다. 이 부분이 또 재밌더군요. 아는 사람도 알지 못하는 사람도 있어서 아는 사람의 경우에는 기억을 되살리게 도와주고, 알지 못하는 경우에는 이런 사람이었구나 하고 대략적으로 생각해볼 기회를 주어서요. 그리고 군주론의 부분 부분을 인용하고 그 밑에 저자가 덧붙이고 싶은 혹은 이 부분에 해당되는 조언에 대해서 말합니다. 또 글은 효율적 관리자되기, 중간 경영진 선택하기, 중간 경영진 다루기, 직원들 다루기, 경쟁자 다루기의 항목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해당되는 주제에 따라 임의적으로 분류하고 구성을 새로 한 것이더군요.
덕분에 조언은 이해하기 쉬워졌지만 그 점이 아쉽기도 했습니다. 손무의 경우 손자병법, 마키아벨리의 경우 군주론, 엘리자베스 1세의 경우 글과 연설문을 인용했기 때문에 그 내용 자체가 상당히 흥미로웠거든요. 조언을 하기 위해 인용한 것인데 그게 또 상당히 흥미를 끄는 글들이 이어서 읽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유명 인물들의 유명한 글이라 흥미로운 점이 많았지만 가장 이색적이었던 것은 유명 인물의 글이 아니라 해적법전 조항이었습니다. 흔히 무법자의 이미지를 생각하게 하는 해적들의 법에 교전 중 사지가 잘린 사람에게는 보상을 한다는 조항이 있더군요. 건강보험과 상해에 대한 부분이랄까요. 그리고 '정숙한 여성을 만났을 때 그녀의 동의 없이 몸을 만지려 하는 자는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라는 조항이 가장 신선했습니다. 해적에 대해서 예상 못한 면모라서요.
그 외에는 홍보로 유명했다는 여성 사업가 헬레나 루빈스타인의 홍보방식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녀는 '천국에서 보내다'라는 이름의 향수를 출시하면서 뉴욕 5번가에 수백 개의 풍선을 떨어뜨렸다고 합니다. 그 풍선에는 천국에서 당신에게 보내는 선물이라는 쪽지와 함께 향수 샘플이 매달려 있었구요. '홍보는 반드시 전력투구해야 하는 분야다' 라는 그녀의 말과 같이 적힌 이 내용 때문에 왜 그녀가 화장품 업계에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는지 알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제를 지나치지 않은 오늘이 없듯이 과거가 없이 성장할 수 있는 경우는 없습니다. 새로운 것을 추구할 때 밑바탕이 없으면 어려움이 클 것이구요. 역사 속에서 찾은 경영전략 '경영, 역사에서 길을 찾다' 참신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상 깊게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