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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하직원들이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진실
박태현 지음 / 웅진윙스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리더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와 같아서 조직의 원활한 운영을 하는 관리자 이상의 역할이 필요합니다. 즉, 리더는 조직의 더 나은 변화를 주도하기도 하고 새로운 발전으로 조직을 이끌어야 합니다. 그런데 리더의 역할을 해야할 경영자나 상사가 잘 잊어버리는 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리더의 자리가 명령할 권리를 주는 것이 아니라는 거지요.
사람은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명령만 하는 존재를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자신에게도 사고할 능력이 있는데 그 점을 무시하고 계속 명령조로 말하는 사람에게 호감을 가지기도 힘들구요.
이 책은 경영자나 조직의 상위에 차지하게 된 사람들이 흔히 하게 되는 착각 22가지를 조목조목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조직의 꼭짓점에 선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으면서 부하직원들이 실은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구나 하고 감탄하게 됩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어떻게 개선해나가야 할 지를 제안합니다.
책의 앞머리는 본분을 망각해버린 지도자를 떠올리게 하는 '사자가 되고 싶은 왕토끼' 라는 우화로 시작됩니다. 이야기로 흥미를 자극하고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거지요. 그 이야기를 읽으면서 가장 첫 장을 넘기면 경영자가 흔히 하는 착각이 하나를 알려주면 열을 안다 라는 것이랍니다. 직원들이 리더의 말을 이해할 확률은 5퍼센트 이하라는 충격적인 말과 함께요.
쑥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직원만 있으면 좋겠지만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가장 힘든 일 중 하나는 의사소통 문제 입니다. 내 의도는 그런 것이 아니었는데 받아들이는 사람 입장에서는 다른 법이구요. 더구나 상대는 조직의 윗사람, 부하직원 입장에서는 의문점을 확실하게 제기하고 확인받기도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 입니다.
리더가 성격이 아주 좋은 사람이라도 조직의 윗선에 있는 사람이라는 점은 마찬가지구요. 또 한 직급이 올라갈 때마다 멀게 느껴지는 것은 더하니 말단 직원이 팀장에게 질문하기란 더 어려운 일입니다. 결국 상사가 부하직원에게 자신의 의사를 확실히 전달하기 위해서는 신물이 날 정도로 반복해야 한다고 합니다. 읽다보니 경영자나 상사의 입장이 선생님이나 부모님의 입장과 의외로 유사한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위의 직급의 사람이 잘해야 부하직원들도 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그랬습니다. 인사를 잘 하지 않는 부하직원에 대해서 불평을 하는 임원만 해도 그렇습니다. 임원은 부하직원들이 예의가 없어서 인사를 안 한다고 생각했지만 부하직원들은 오히려 임원이나 상사가 인사를 제대로 받아주지 않기 때문에 인사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이 매번 인사를 할 때마다 성의 없이 고개만 까딱하거나 무표정하게 그 앞을 그저 지나쳐버린다면 인사를 하고 싶은 사람이 어디있겠습니까. 이 부분에서 제 고등학교 시절 윤리선생님이 한 분 떠오르더군요. 그 분은 복도에서 학생이 인사를 하면 그 자리에 멈춰서고 정자세로 같이 인사를 해주셨습니다. 학생들은 그 선생님이 지나칠 때만은 모두 인사를 했구요. 무조건 명령만을 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 떠오르더군요.
이처럼 많은 역할과 공부가 필요한 리더가 착각하는 부분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사과는 권위를 실추시키는 게 아니므로 솔직하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라는 부분이었습니다. 리더는 많은 결정을 내려야 하는 자리입니다. 그런데 그 많은 결정이 전부 옳다고 확신할 수는 없는 법입니다. 결국 리더가 가장 많은 실수를 하게 되구요. 이런 일이 있을 때 보통은 자신의 권위가 실추 될까 두려워 대충 덮고 지나치려고 합니다. 허나 직원들은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으니 솔직하게 사과하라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어요. 어렵지만 그만큼 효과적이겠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링컨의 일화도 인상적이었구요.
22가지 착각과 개선안을 솔직한 충고와 그에 맞는 일화로 보여주기 때문에 읽기에 부담이 없더군요. 책의 전체 구성도 마음에 들고 자기계발서 답지 않게 읽는 재미가 있었어요. 상사라면 상사의 입장에서 부하직원이라면 부하직원의 입장에서 어느 입장에서 읽어도 사리에 맞기도 하고 납득이 가는 내용이었구요. 더구나 재밌게 읽을 수 있어서 더 마음에 들었네요.
경영자나 조직의 윗부분에 서게 된 사람이 하게 되는 착각과 그 뒤의 진실을 짚어주는 책 '부하직원들이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진실' 재밌게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