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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니 비치 - 앞서가는 그녀들의 발칙한 라이프스타일!
로리 프리드먼.킴 바누인 지음, 최수희 옮김 / 밀리언하우스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무엇을 먹고 무엇을 먹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는 책은 많이 있습니다. 허나 읽을 때만 그렇구나 할 뿐이지 정작 정말 변화를 일으키는 책은 거의 없습니다. 저 역시 과자의 해악을 말하는 책을 읽고 놀라서 과자를 먹는 양을 줄인 적은 있지만 식습관 전반의 변화를 심각하게 고려하게 만든 책도 없었구요.
그런데 이번에야말로 임자를 만났다는 기분이 드네요. 이 책 '스키니 비치'를 읽고 채식에 대해서 정말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습니다. 전에야 채식을 강조하는 내용의 책을 읽어도 그 조언에 대해서 약간의 고려도 하지 않았었는데요. 영화 '노팅힐'에 낙과주의자가 당근을 보고 '살해당한 당근'이라고 말하는 부분에서는 웃어버렸구요. 지금도 낙과주의자가 되겠다고까지는 말할 생각이 없지만, 이 책에서 묘사하는 도축장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굳이 육식을 고집해야 할 이유가 있나 하는 생각에 잠기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채식만을 주구장창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것은 '건강하게 그리고 똑똑하게 먹자'라는 거지요. 다이어트에 대해 다룬 다른 책에서 칼로리를 계산하게 하는 반면 이 책 '스키니 비치'에서는 음식물에 붙은 성분표를 보게 합니다.
요새 텔레비전에서 화합물이 들어간 음식물의 안정성에 대해 문제 제기를 많이 한 터라 안 그래도 신경쓰였던 부분을 짚어주더군요. 예를 들어서 음식물마다 성분표가 붙어 있는데 알 수 없는 화합물의 이름이 잔뜩 쓰여 있는 걸 볼 때마다 기분이 나쁘더군요. 그 성분 하나하나를 가르쳐주는 부분까지 있습니다.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 것 까지요.
전반적인 내용은 운동을 하라는 것보다 몸에 좋은 음식을 먹자는 거여서 육식이 사람의 몸에 왜 좋지 않은지 어떻게 다른 것으로 대체하면 되는 지 쓰여 있기도 하구요. 결론이 무조건 운동하자는 내용의 책보다는 신뢰가 가더군요. 운동하라는 말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사과를 보고 사과다 라고 하는 것 같은 뻔한 내용의 책은 읽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이 책은 여러 가지면에서 놀라운데요. 유제품에 대한 비판에 가서는 경악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완전식품이라고 칭송을 받기도 하고 당연히 몸에 좋을 줄 알았는데 논리적으로 생각해보니 영양과다일 수 있겠더군요. 작은 송아지를 순식간에 거대한 소로 성장시키는 에너지원을 사람이 매일 마셔야 할 필요가 없다고 하구요. 어른이 되어서도 젖을 먹는 생물은 인간뿐이라는 말도 수긍이 갔네요.
덕분에 집에 있는 치즈를 먹어야 할지 버려야 할지 모르게 되어버렸네요. 좋게 느껴지던 식감이 지방이라고 하니 전에는 맛있게 먹었었으면서도 기분이 묘하더군요.
또 주장만 줄을 잇는 책이거나 계속 음식물 안에 들은 화합물이 주는 나쁜 점만을 말했다면 어느 새 질려버렸을 텐데요. 소설책을 읽는 기분으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점이 특히 좋았어요. 먹는다는 것 다방면에 걸쳐서 궁금한 점을 조목조목 지적해주는 점이 속시원하기도 했구요.
그리고 거대한 변화를 요구하지도 않고 한 번에 하나씩만 바꾸어 나가 보라고 하는 점이 마음에 들었네요. 몸에 좋다는 걸 알지만 모른 척 지나갔던 것들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구요. 몰랐던 것은 이번 기회에 알게 되서 식습관 변화를 생각하기 하네요.
'건강한 식습관'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하는 책 '스키니 비치' 표지 디자인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지만 내용이 더 인상적이고 좋은 책이었어요. 이 책을 읽고 나니 채식주의자까지는 못 되더라도 육식을 줄이고 건강한 음식을 찾아서 바르게 먹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구요. 옆에 두고 여러번 읽어봐야 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