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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받는 나
곽준식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살아간다는 것은 선택의 연속입니다.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 하는 자신을 형성하는 선택이 있는 가하면 어떤 말로 대화를 할 것인지 관계에 관한 선택도 있습니다. 가장 흔하게는 어떤 물건을 살 것인지의 선택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 선택을 좌우하게 되는 것은 무엇일까요. 다양한 가능성이 있습니다. 사람이 접하게 되는 정보에 따라 다르다는 거지요. 그리고 선택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니 바로 자신의 생각에 따라 선택한다고 사람들은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선택을 좌우하게 되는 것이 자신의 생각이 아니라 다른 영향력이 있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책 '선택받는 나'가 설명하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본인도 모르는 사이 선택을 하게 하는 힘과 그것을 피할 수 있는 길 말입니다. 처음에 제목만 보고서는 자기계발서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내용을 살펴보니 선택을 좌우하게하는 힘을 설명하는 심리학과 경제학이 섞인 책에 가깝습니다.
설명방식은 이렇습니다. 먼저 3초의 선택이라는 문제 두 세가지를 제시합니다. 예를 들어서 당신이 여행을 가려고 계획을 세우고 하나는 100달러를 주고 미시간주를 가는 것을 예약하고, 또 하나는 50달러를 주고 위스콘신 주를 가는 것을 예약했다고 칩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두 여행의 시기가 겹쳐서 하나는 포기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둘 다 환불은 불가능하구요. 그리고 여행의 즐거움은 100달러를 지불한 미시간주보다 50달러를 지불한 위스콘신 주 여행이 더 흥미로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이 경우 두 가지의 경우 중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이나고 묻습니다. 이 문제를 통해서 그 주제를 설명하는 거지요.
이 문제는 매몰비용에 관한 문제입니다. 전에 경제학 도서에서 본 기억이 나더군요. 환불이 불가능한 경우의 비용, 이미 사용한 비용을 매몰비용이라고 하고 매몰비용이 발생한 두 가지 상황의 경우 이미 돈은 되찾을 수 없으니 두 가지 상황 중에서 즐거움이 큰 쪽을 선택하라는 겁니다. 허나 보통의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은 100달러를 지불한 미시간주 여행을 선택한다고 합니다. 이미 지불한 비용인데도 그 쪽에 지불한 비용이 더 크니까 심리적 손실을 줄이려 한다는 겁니다. 이게 비합리적 선택이라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만약 눈보라가 치는 날 스포츠 경기를 예매해뒀고 한 쪽은 돈을 지불한 경우고 한 쪽은 공짜로 티켓을 받은 것이라면 어느 쪽이 더 눈보라를 헤치고 경기를 보러 가겠냐는 겁니다. 당연히 돈을 지불한 경우구요. 심리적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매몰비용인 것은 신경쓰지않고 비합리적 행동을 한다는 겁니다.
책에는 14가지 주제를 다루고 있어도 그 외에도 선택을 좌우하는 것에 닻 내림 효과, 언팩킹 효과, 유인 효과 등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어려운 이야기가 반복되는 것은 아니구요. 각 장마다 3초의 선택이라는 문제를 통해서 주의를 환기시키고 어떤 선택을 할 지 생각 해보게 합니다. 자신이 생각해본 문제라 그런지 그 설명도 재밌게 술술 읽히더군요.
그리고 14개 장의 설명이 끝이 나면 각 문제를 다시 보여주면서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대답했는지 그 내용을 보여줍니다. 그게 또 신선한 느낌이었습니다. 비슷하게 혹은 전혀 다른 생각으로 선택하고 대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앞서 읽은 것을 다시 생각해보게 하고 한층 책이 재밌게 느껴졌구요.
마지막 부분은 짤막하게 선택의 순간 생각해볼 것과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 덧붙여 있습니다. 이 부분이 조금 더 길었으면 했는데 그 점은 약간 아쉬웠네요.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비합리적 선택을 하게 되는 이유를 알 수 있었던 점이 좋았구요. 책의 흥미가 떨어지지 않게 3초의 선택이라고 문제를 제시한 점이 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선택을 좌우하는 힘을 알려준 '선택받는 나'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재밌게 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