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삼성보다 내 인생이 더 좋다 - 서른한 살 젊은 청년 우재오의 좌충우돌 인생 도전기
우재오 지음 / 다산북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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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저마다의 이야기를 가지고 살아갑니다. 어느 묘비에 '살다가 죽었다'라고 적혀 있다해도 그게 틀린 말은 아니겠지만, 이백 페이지의 책에도 다채로운 이야기가 담겨있는데 백 년 가량 사는 사람이라면 얼마나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겠습니까.

도발적인 제목의 이 책 '나는 삼성보다 내 인생이 더 좋다'에도 한 사람과 주변 사람들의 독특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저자는 삼성계열사인 제일모직에서 빈폴옴므 패션 MD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일이 맞지 않는 옷 처럼 불편했다고 하구요. 1년간의 고민 그리고 3년만의 퇴사, 이 부분부터 이미 놀라게 되더군요.

사실 한 기업체보다 자신의 인생이 좋다는 제목은 당연한 것입니다. 단 한번 뿐인 자신의 인생과 한 기업체는 비교대상이 되지 못합니다. 그것이 설사 세계적 기업이라도 말입니다. 그런데 삼성이라는 이름의 가치가 그런 생각을 잠시 접어두게 하더군요. 여러 논란이 있기는 했지만 삼성은 대한민국 대표기업이고 그만큼 사원을 대우해주기도 합니다. 말하자면 안정적 생활의 상징인 셈이지요. 물론 그 안정적 생활은 하루하루가 지쳐가는 피로한 생활이기도 합니다.

대기업에 다닌다는 주위 사람들의 부러움, 부모님이 흐뭇해하신다는 점,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이런 것들이 주위를 둘러싸고 있어서 선뜻 퇴사를 결심하지 못하고 1년이 흘렀다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누구나 그럴 법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공감하게 되었구요. 오히려 1년간의 장고 끝에 퇴사를 결심하고 불안하지만 새로운 미래에 첫 발을 내딪는 장면에서는 박수를 치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보통 사람이 꿈을 쫓는다는 것은 사실 어려운 일입니다. 시도하려면 못 할 것도 없지만 두려움이 크니까요. 그런데 그 것을 실행한 용기에 감탄하게 되더군요.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오히려 시작에 불과했구요. 저자는 3년 동안 모은 오천만원을 가지고 사업을 결심합니다. 오천만원은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돈입니다. 그래서 사업 아이템에 고심하던 중 그가 고른 것은 문화카페였습니다. 허나 비용이 문제였지요. 그러다 생각하게 된 것이 우리나라에서 안 된다면 외국에서 하면 어떨까하는 것이었습니다. 나름 기발한 생각과 배짱으로 저자는 캐나다로 향합니다. 하지만 생각과 달리 실행은 난항을 겪고 이번에는 다른 사업에 도전하게 됩니다.

소제목에 좌충우돌 인생 도전기라고 되어 있지만 한 사람의 인생이 이렇게 파란만장할 거라고는 예상 못해서 놀란 부분이 많았습니다. 많은 자서전에는 성공기가 담겨 있지만 이 책은 어디까지나 도전기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사람의 인생 중 몇 년 만을 담은 것이라 아직 현재진행형이거든요. 삼성입사 와 퇴사, 문화카페를 열기 위한 캐나다행, 뛰어난 프로그램의 어학원 창업 그리고 지금까지.

단 몇 년의 이야기지만 용감한 사람의 몇 년을 담은 이야기라 웃게 되는 부분도, 감탄하게 되는 부분도, 놀라게 되는 부분도 많은 편입니다. 읽다보면 자연스레 이입하게 되어서 마치 제가 주인공인냥 함께 걱정하고 기뻐하게 되구요.

책을 다 읽은 지금은 이 책이 한 명의 보통 사람의 자서전이라기보다 '용사가 등장하는 동화'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단지 마왕을 물리치는 용사가 아니라 자신의 꿈과 희망을 이루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는 모험을 하는 이야기이기는 하지만요.

현실이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면 현실에서 벗어나 자신이 원하는 꿈을 현실로 만든다는 점에서 정말 용감하다는 생각을 했구요. 풍차를 향해 달리는 돈키호테가 아니라 자신이 투자하려는 사업의 재무 상태를 명확히 점검해서 위험한 상황을 피할 줄 아는 영리함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라 더 좋았어요. 더구나 이야기의 끝은 책을 좋아하는 저 같은 사람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해피엔딩이라 흐뭇했구요. 어학원에 관한 부분은 조금 아쉬웠지만요.

꿈꾸는 자를 위한 도전기 '나는 삼성보다 내 인생이 더 좋다' 재밌게 읽었구요. 사람의 인생은 길고 또 다른 꿈을 이루기 위한 저자의 도전기가 다시 나온다면 그 때는 그 도전기도 읽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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