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쥐 라자의 신나는 모험 - 최초로 달에간 생쥐 라자
위티 이히마에라 지음, 송순섭 옮김, 아스트리드 마티야세비치 그림 / 세용출판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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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의 해가 되면서 미키마우스 캐릭터 상품이 잘 팔린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나네요. 돼지의 해의 경우에는 복돼지부터 다양한 것으로 꾸민 상품이 잘 팔렸지만 돼지에 비해서 쥐는 혐오스러운 생물이라는 인식이 있어서 그런지 오래됐지만 인기있는 캐릭터 상품인 미키마우스 말고는 안 팔린다는 거였지요. 하기야 만화 '센타로의 일기'에서 햄스터를 키우는 오다카씨는 자신이 키우는 햄스터를 쥐새끼라고 지칭하면 어떤 사람이라도 싫다고 했지요. 아무리 잘생긴 사람이라도요.

혐오 생물의 대표주자 쥐, 저 역시 중학교 때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쥐가 길을 가로질러 어느 가정집으로 사라지는 것을 얼어붙은 채 지켜봤던 터라 그 사실을 부정하기는 어렵구요. 그런 쥐가 바로 이 동화책 '생쥐 라자의 신나는 모험'의 주인공입니다.

어느 정도 의인화가 되어 있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생쥐인 라자의 이야기는 실제 생존했던 생쥐 한 마리로부터 영감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실험의 한 부분으로 전파탐지 목걸이를 단 생쥐는 뉴질랜드 해안에 있는 무인도 섬으로 보내졌는데 그 생쥐가 반 킬로나 헤엄쳐서 이웃 섬으로 갔다는 것이였지요. 가끔 드라마보다 실제가 훨씬 드라마틱하다는 소리를 듣는데 이 경우가 바로 그런 사례 같네요.

실제 모델인 생쥐를 18주 후에 다시 사람에게 붙잡혔지만, 이 책의 주인공 생쥐 라자는 어디가 끝인지 알 수 없는 모험을 계속 합니다. 처음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뉴질랜드가 고향인 생쥐 라자는 어느 날 과학자들에게 붙잡혀 한 무인도로 보내집니다. 하지만 라자에게는 범상치 않은 부분이 있었는데요. 비록 실수로 붙잡히기는 했지만 라자는 모험을 아주 즐기는 생쥐로 평소에는 고양이 꼬리를 매듭지어 놓거나 덫에 놓인 치즈를 살짝 훔쳐 먹었다고 합니다. 쥐가 고양이 꼬리를 매듭짓는다니 충분히 특별한 생쥐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렇게 모험가였던 생쥐 라자는 주위의 어른 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합니다. 라자가 과학자들에게 잡혀갔을 때 조차 안타까워는 하더라도 라자가 평소 어리석게 행동한 탓이라고 주변 어른들은 말합니다. 외따로이 잡혀가 고립되어 버린 라자,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바다로 막혀 있어도 헤엄쳐서 탈출하면 된다는 거지요. 바로 여기서 라자의 모험이 본격적으로 전개됩니다. 모험 그리고 또 모험, 생쥐 라자의 전세계적 아니 전우주적 모험을 지켜보고 있자니 웃음이 나오더군요. 끝날 줄 모르고 이어지던 모험은 유쾌하게 마무리되고 뒷 부분에는 보너스로 미로찾기도 그려져 있어요.

유쾌한 그림이 함께하는 생쥐 라자의 신나는 모험을 읽고 난 후 미로찾기를 하고, 마지막으로 영감을 준 실제 생쥐의 이야기와 글쓴이, 그린이, 옮긴이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 책이 끝이 나네요.

이야기 전개도 신선하기는 했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초반의 생쥐 라자에 대한 사회적 평가와 후반의 생쥐 라자에 대한 평가가 변화하는 부분이었어요. 단순히 동네 말썽꾼에서 사회적 유명인사로 그리고 인정받는 모험가의 위치로 바뀌더군요.

책은 상상력을 마음껏 전개할 수 있는 매체 중에 하나인데요. 이 동화책 '생쥐 라자의 신나는 모험'의 경우에는 그 유쾌한 상상력의 세계에 빠져서 즐겁게 읽어내려 갈 수 있었어요. 쥐를 귀엽다하기는 무리라도 부정적 이미지는 어느 정도 지워졌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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