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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멘토와 꼬마 제자 - 일본 최고의 부자 사이토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부의 비밀
오마타 간타 지음, 최수진 옮김 / 다산북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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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가끔 무리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바라게 되는 일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물어보면 명쾌한 조언을 해줄 스승이 있으면 좋겠다는 거지요. 1+1=2 라는 것을 가르쳐 주는 사람은 있지만 살아가면서 고난을 겪거나 진로를 고민할 때 정작 상담하거나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은 주변에 많지 않습니다. 조언을 누군가에게 구하려하면 그 사람은 타인의 인생에 주게 될 영향 때문인지 혹은 자신이 받게 될 책임 때문인지 답변을 애매하게 흘리거나 의도하지 않은 부분까지 간섭하려고 하니까요.
그런데 여기 정말 운 좋은 사람이 하나 있습니다. 가업으로는 생선가게를 했었기 때문에 몸 안에 상인의 피가 흐르는데다가 그 쪽으로 관심도 있었던 소년은 한 명의 현자를 만납니다. 현자라고는 해도 산 속에 은거하는 기인은 아니고 주로 찻집에 나타나는 수수께끼의 노인입니다. 소년의 어머니는 그 찻집의 단골손님이었고 소년은 노인과 만나서 인생이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처음 소년의 할아버지는 소년이 가업을 잇지 않고 전문직에 종사하길 바랐습니다. 그래서 자격증을 따야 한다고 주장하셨지요. 그 부분에 어느 정도 솔깃했던 소년의 부모는 그 주장을 따르려고 했지만 찻집에서 만난 노인은 이렇게 조언을 합니다. '본전을 뽑을 수 있겠느냐'라는 것이었지요. 자식의 교육을 시키면서 본전을 뽑을 수 있겠느냐 라니 기묘한 이야기였습니다. 소년의 어머니도 그렇게 생각했구요.
그 때 소년은 피아노를 배우고 있었는데 피아니스트로서의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 쪽으로 나갈 것도 아닌데 그게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면서 교육을 시켜도 후에 이용할 수 있는 가치 있는 것을 가르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하나 더, 상인 집안의 자식이니 장사를 시켜보면 어떻겠냐고 노인은 덧붙였습니다. 그게 소년의 8살 때였고 소년은 부모의 허락 하에 조미 문어를 파는 노점상을 시도해 봅니다.
지금으로서야 8살 아이에게 장사를 시킨다는 것에 거부감이 있지만 당시에 그렇지 않았던 것도 있고 소년의 적성을 아는 데는 정확했던 것 같습니다. 아이는 그 일을 매우 재밌어 했으니까요.
그렇게 8살 때부터 현재까지 소년이 어른이 되고, 어른이 된 지금까지 그에게는 멘토가 있습니다. 여태까지도 있고 앞으로도 있을 정신적 스승이요.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부분이 가장 부럽더군요. 이 책의 저자인 바로 그 소년 '오마타 간타'도 그렇게 덧붙입니다. 자신은 행운아라구요. 상인으로써의 마음가짐, 장사의 비기부터 해서 많은 것을 배웠고 학교에 적응을 못하고 대입에 실패하기도 해서 더욱 한탕주의에 빠졌던 그를 지금까지 도와준 사람이 있었다면서요.
소년의 멘토인 사이토씨는 일본 굴지의 부자라더군요. 더욱이 쓸데없는 낭비를 좋아하지 않아서 회사건물을 거하게 짓거나 하지 않기 때문에 매년 고액납세자 1위에 오른다고 합니다. 그 쯤 되면 차라리 회사건물을 늘리든 어떤 것이든 절세목적으로 돈을 써서 세금을 덜 내려고 해볼 것 같은데, 세금으로 나가는 돈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면 그것도 좋지 않느냐는 태도더군요.
함부로 쓰면 돈에게 실례라는 식으로 말하기도 하구요. 자신은 기업가가 아닌 상인이라고 말하는 사이토씨이기에 책을 읽을수록 그가 현자처럼 느껴졌습니다. 다방면의 책을 읽기도 하지만 그의 조언에는 장사도 그리고 인생의 중심을 꿰뚫는 그 무언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책 자체는 저자의 어린 시절부터 해서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터라 쉽게 읽힙니다. 또 그 과정에서 사이토씨에게 들은 조언을 담고 있어 여러모로 유익한 내용이었어요. 그리고 사이토씨의 조언 중 중요한 부분은 파란색으로 표기되어서 기억하기 쉽고 각 장이 끝날 때마다 한 번 더 모아서 보여주기 때문에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네요.
장사를 할 생각이 없더라도 한 번쯤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었고 기업가가 아니라 '상인'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책이라 인상적이었네요. 예상과 달리 읽기 편하고 재밌기도 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