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숫가 살인사건]잘 짜여진 이야기

호숫가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8월

'용의자 X의 헌신'을 워낙 인상적이게 봐서 이번 '호숫가 살인사건'은 단촐한 느낌이 들었어요. 하지만 번역자가 후기에 언급하듯이 허술하다는 소리가 아니라 빈틈없이 흘러간다는 느낌이 강하구요. 책이 짧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흡입력도 강하고 술술 넘어가네요.

책은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범죄가 일어나기 전까지 긴장감이 고조되는 부분, 범죄가 일어난 후에 혼란, 진실이 드러나기까지와 밝혀진 진실이요.

주인공은 순스케라는 아트디렉터일을 하는 남자구요. 아내 미나코의 주도로 아이가 합숙 과외를 하고 있는 별장지를 찾아가면서 시작돼요. 아들인 쇼타는 피가 섞이지 않은 아내가 데려온 아이이구요. 네 쌍의 부부와 네 명의 아이들 그리고 학원강사가 등장하는데요. 전반적인 분위기가 수상한 편이에요. 무언가 비밀을 감추고 있달까요.

아직 주인공 부부는 그 비밀에 발을 담그지는 않은 것 같지만 아내인 미나코는 무언가 알고 있는 눈치이구요. 다만 남편에게 전하지 않을 뿐이지요. 알 수 없는 긴장감이 퍼지는 가운데 젊은 여인이 등장하고 이야기는 겁잡을 수 없이 흘러가네요.

하지만 이야기 자체는 충격이라도 읽을 때의 느낌은 잔잔한 편이었구요. 밑에 흐르는 내용은 범상치 않았지만요. 제대로 짜여진 이야기가 거침없이 흘러가고 마지막 순간 뒤집히는 것에 감탄한 재밌는 추리 소설이었어요. 이 작가분 다른 책도 읽고 싶다는 생각을 가질 만큼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