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달리아 1 밀리언셀러 클럽 53
제임스 엘로이 지음, 이종인 옮김 / 황금가지 / 2006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실제 참혹한 사건을 바탕으로 했다는 '블랙 달리아', 영화로 보고 싶었던 것이라 책을 발견했을 때 주저없이 집어 들었어요. 그런데 책 날개에 쓰여진 작가이력이 또 호기심을 발동시키더군요. 꽤나 재밌게 봤었던 'LA컨피덴셜'의 작가라고 하구요. '블랙달리아'와 'LA컨피델셜'이 작가의 'LA 4부작'에 속해있다는 설명이었어요.

사건 개요는 이렇습니다. LA에서 한 여성의 시신이 발견됩니다. 그 여성은 토막이 나 있었고, 수일에 걸쳐 고문한 흔적이 있었습니다. 또한 시신의 내장은 전부 사라진 상태였구요. 사건을 더 참혹하게 만들었던 것은 피해여성의 얼굴이었는데요. 그도 그럴것이 그 얼굴은 웃는 것처럼 칼로 절개된 상태였습니다. 원래는 아름다운 모습이었을 피해자는 언론에 의해 블랙달리아 라고 지칭됩니다.

사건을 맡은 주인공 버키 블라이처트와 그의 파트너 리 블랜처드는 수사에 나섭니다. 허나 단서는 그리 많지 않고 곳곳에서 추악한 진실이 얼굴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많은 추리소설을 읽었지만 이 책의 피해자가 살해된 방식은 삐에로의 웃는 얼굴이 떠올라서 더 끔찍한 느낌이 들었어요. 내장이 전부 사라진 기괴한 방식 탓이기도 했지만 흡입력있게 사건을 전개해나가는 작가의 필력때문에 지나친 상상력이 발휘됐거든요.

영화 'LA컨피덴셜'을 보신 분이라면 예상하신대로 이 책의 전체적 분위기는 어둡습니다. 거칠고 지저분한 도시, 친절하게 웃고 있는 사람의 이면은 더러움 뿐이구요. 피해자 아니면 가해자 라는 이분법이 적용될 것 같은 무법지대라서 보는 내내 마음이 불편합니다.

주인공 버키는 수사를 위해서는 싸움도 마다하지 않는데요. 그가 정보를 캐는 방식이 워낙 거칠게 느껴져서 폭동이 나오는 장면도 그렇고 선악구분이 쉽지 않네요. 배신에 배신이 거듭되는 느낌이라 더 그렇지만요. 그래도 주변 인물에 비하면 버키는 선한 쪽에 들어갑니다. 그 사실이 이 소설 분위기를 더욱 어둡게 만드네요.

속도감있는 전개와 얽히고 얽힌 실타래가 풀려나갈 때의 감탄은 있지만 절대 살고 싶지 않은 도시의 모습을 보여주는 '블랙 달리아'. 하드보일드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읽어 보셔도 좋을 것 같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