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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하고 무서운 연애살인 사건 - 세자매 탐정단 ㅣ 세자매 탐정단 3
아카가와 지로 지음, 이선희 옮김 / 이레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요새 여성이 주인공인 추리물(실은 추리를 빙자한 모험소설)이 마음에 들어서 '한나 스웬슨 미스터리', '스테파니 플럼 시리즈'를 읽고 있어요. 스테파니 플럼 시리즈는 2권까지 밖에 안 나온 터라 다른 게 뭐 없을 까 서점을 어슬렁 거리다 이 책을 발견했습니다.
일단 작가는 아카가와 지로, 번역한 분은 이 작가 분의 굉장한 팬이라고 책 끝부분에 짤막한 글이 있더군요. 저는 이 분 팬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고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이다 싶어 곰곰 생각해보니 '삼색고양이 홈즈'의 작가분 같더군요. 작가를 보고 책을 고르는 경우가 많아서 바로 집어 들었어요.
제목은 '세자매 탐정단'이라 사실 별로 마음에 안 들어요. 만화 '고스트 스위퍼'에 장난 삼아 등장한 꽃띠 여고생 탐정, 뭐 이런 제목 같아서요. 책 표지에 김전일을 능가하는 일본 최고의 탐정소설 시리즈라고 쓰여있지만 사실 그 정도는 아니구요.
주인공은 책 제목대로 세 자매 입니다. 첫째 아야코는 미모가 뛰어나지만 친절하게 대해준 사람에게 쉽게 반하고 엄청난 길치에요. 대학생이구요. 멍한데가 있어서 만화 '아즈망가 대왕'의 오사카가 떠오르더군요. 둘째 유리코는 야무지고 영리한 두뇌를 자랑합니다. 고등학생이구요. 세 자매 중에서 그나마 탐정에 가까운 인물이에요. 하지만 제대로 된 탐정에는 명함도 못 내밀 수준이구요. 잘해야 조수정도? 셋째 다마미는 귀여운 데가 있기도 하지만 언니들을 잘 놀리고 지독한 구두쇠랄까요. 돈에는 매우 악착같습니다.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던 세 자매는 어느날 밤 집이 전부 타버리는 사고를 맡습니다. 누군가의 방화, 그 사실 만으로도 망연자실한 세 자매 였지만 출장간 아버지의 방에서 여자의 시체가 발견됩니다. 그 시체는 칼에 찔려 사망한 상태였지요. 그래서 아버지와 연락을 하려 하는데 출장갔다는 아버지의 행적이 묘연해집니다. 더구나 아버지가 다니는 회사에서는 출장이 아니라 휴가를 갔다고 하구요. 당연히 경찰 수사 유력 용의자는 세 자매의 아버지가 되고 마는데요.
집을 잃고 아버지마저 잃을 상황에 빠진 세 자매, 수사에 나섭니다.
하지만 전문 탐정이 아닌 세 자매의 수사는 사실 추리극이라기보다 모험극에 가깝습니다. 경찰인 구니토모 형사가 도와주는 편이기도 하구요. 인물의 개성으로 넘어가는 이야기지 짜임새 있는 추리극이라는 생각은 안 들더군요.
젊은 층을 겨냥한 가벼운 추리 모험극이랄까요. 상황은 심각해도 분위기는 심각하지 않아서 페이지도 술술 넘어가는 편이구요. 가볍게 읽기 좋은 소설을 찾으신 다면 딱 좋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