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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여행자 몽도
J.M.G. 르 클레지오 지음, 진형준 옮김 / 조화로운삶(위즈덤하우스)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대도시는 공기가 나쁘다는 생각이 거의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와중에도 공기가 나쁘다는 걸 인식하지도 못할 만큼 익숙해진 게 왠지 서글프네요.
소설도 영화도 드라마도 점차 자극적 소재를 추구하는 터라 처음 '어린 여행자 몽도'를 읽을 때는 심심하다는 생각도 없지 않았구요. 허나 더러운 공기에 익숙해졌더라도 공기가 맑은 지역에 가서 며칠 있다보면 그 공기가 몸에 좋다는 건 자연스럽게 느껴지듯이 이 책이 바로 그 맑은 공기 같았어요.
읽다보면 눈에 보이는 것만 같은 풍광에 멍해지기도 하구요. 깨끗하면서도 다정한 햇살 같은 느낌이 들어서 좋더군요.
바쁘게 지하철 안에서 읽기 보다 오후에 햇살 따뜻할 때 뒹굴거리면서 읽어도 좋구요. 여덟가지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터라 하나씩 하나씩 읽어나가는 재미가 있어서 마음에 들고 표지도 왠지 정감이 가네요.
지나치게 자극적 소재에 찌푸려진 마음을 살며시 다독이는 책이면서도 그것 자체를 강요하는 느낌도 없어 편안하게 읽기 딱 좋은 책이란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