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아홉 고양이 동서 미스터리 북스 133
엘러리 퀸 지음, 문영호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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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구두의 비밀'을 접한 이후에 엘러리 퀸 시리즈를 읽기 시작했다. 애초에는 시리즈의 첫 번째 것부터 읽으려고 '로마모자의 비밀'을 찾았다. 하지만 그 옆에 보인 제목이 내 손을 멈추게 했다. 그게 바로 '꼬리 아홉 고양이' 이다. 언뜻은 고양이에게 아홉 개의 목숨이 있다는 말을 떠올리게 하는 제목이었다. 이 책에도 아홉 개의 목숨이 등장하기는 한다. 단, 고양이의 목숨이 아니라 고양이가 살해하는 아홉 명의 목숨이다. 즉, 연쇄살인범을 '고양이라고 지칭한 것이다. 그 별명은 한 신문의 만화가가 그린 만화에 의한 것이다. 엘러리 퀸이 진실에 더디게 다가갈수록 고양이 꼬리에 달린 물음표는 누군가의 이름으로 변해만 간다. 희생자의 이름으로...

사건의 실패를 맛보고 탐정 일에서 손을 씻으려는 엘러리였지만, 사건이 그를 부른다. 다섯 건의 일관성 없는 살인이 연쇄살인으로 밝혀진 순간 시민들은 공포에 휩싸인다. 그도 그럴 것이 살인은 무차별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누구도 고양이로부터 안전할 수 없고, 가장 양식 있는 모범적 시민조차 살해당했다는 사실이 퍼지자 꼬리에 오를 이름이 자신의 것이 될까봐 모두가 전전긍긍한다. 살인은 점차 사회의 혼란을 가져오고, 가중된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시장은 엘러리를 시장직속 특별수사관에 임명한다. 그의 명성을 고려한 것이었고, 그 의도는 적중한다. 혼란은 잠시 진정되고 엘러리는 사건의 한 가운데로 발을 들인다. 고양이의 살인은 정말 무차별적인 것이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진 채 진실에 다가서는 엘러리. 허나 그도 꼬리에 이름이 늘어가는 것을 막지 못한다. 뒤에서 웃고 있는 자, 고양이는 누구인가. 그리고 그 동기는...

연쇄살인에 직면한 엘러리는 사건에 뛰어들지만, 사태는 점점 위험한 쪽으로 나아간다. 오히려 연쇄살인범 '고양이' 보다 공포에 휩싸인 '양식있는' 시민 쪽이 위험한 것이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주위가 혼란스러운 가운데 엘러리가 쓰레기통 위에 앉아 주변을 관찰하는 부분이었다. 그 심정을 공감할 수 있었고 눈으로 보는 듯 했기 때문이다. 영화로 나와도 나름의 재미가 있을 것 같은 한 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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