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십자가의 비밀 해문 세계추리걸작선 5
엘러리 퀸 지음, 설영환 옮김 / 해문출판사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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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엘러리 퀸 시리즈라 하면 범인과의 심리전 외에도 고집불통 퀸 부자간의 기싸움이 꽤나 볼거리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번 책에서는 아버지 쪽인 리처드 퀸 경감은 그다지 등장하지 않는다. 사건이 뉴욕이 아닌 애로요라는 시골 마을과 나소군이라는 해안가 마을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휴가에 효자노릇을 하던 엘러리의 흥미를 자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애로요라는 시골 마을에서 국민학교 교장의 시체가 머리 없는 모습으로 발견된 것이다. 그뿐이라면 아버지의 부탁 내지 짜증을 생각해서 라도 물러섰을 엘러리이지만, 시체는 T자 모양 도로에 위치한 T자 모양 교통표지판에 T자로 걸려있었다. 이름하여 'T자 살인사건'인 것이다. T자로 마치 예수가 못 박힌 듯한 형상으로 걸린 시체, 단지 머리가 없을 뿐이다.


결국 엘러리는 뉴욕에 일이 생겼다며 돌아가자는 아버지를 뿌리치고 사건이 일어난 애로요에 남아 검시재판에 참석한다. 사건에 종교적의미가 있으리라 판단한 엘러리는 살인이 이집트십자가 형상으로 이루어졌다고 생각한다. 그 관점으로 인해 사건에 새로운 국면이 오나 싶었으나, 모호한 말만 남고 사건은 대강 덮어진다. 그 후 7개월 엘러리마저 'T자 살인사건'을 잊었을 때 한 통의 전보가 그의 기억을 되살린다. 옛 은사 야들리 교수가 보낸 것으로 지역유지인 브래드가 T자 모양으로 죽었다는 내용이었다. 엘러리는 다시 기괴한 사건에 빠져들지만 그가 알아낸 것은 피상적인 내용이고 각각의 비밀을 가진 증인들은 사건을 더욱 꼬아간다. 묶여버린 매듭 속에 살인자 '크로삭'의 행방은 묘연하기만 하다. 엘러리는 마침내 진실에 다다르지만...


사건에 집중 못하게 할 쓸데없는 요소가 주위에 잔뜩 흩어져 있어 재미있기도 하지만 산만한 느낌도 다소 있었다. 엘러리 혼자 고군분투 하지만 명물 콤비의 모습을 볼 수 없는 점은 서운하기만 한 한 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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