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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에게 전화하지 마라
론다 핀들링 지음, 이경식 옮김 / 서돌 / 2006년 8월
평점 :
절판
아끼던 물건을 버려도 항상 가지고 있던 습관을 바꾸려해도 보통 상실감을 느낀다. 그런데 인생에서 지워내야 할 대상이 사랑했던 사람이라면 그 상실감은 당연히 상상이상으로 클 수 밖에 없다. 전화를 해서 상황이 바뀌면 좋으련만 그러기는 힘들다. 되려 자신이 더 비참해질 뿐이다.
알고 있어도 전화기에서 시선이 떨어지지 않고 혹시 울리는 전화를 못 받으면 그 사람이지 않았을 까하는 생각에 화가 난다. 이터널 선샤인이라는 영화처럼 기억을 지우면 좋겠지만 그거야말로 영화같은 이야기 일뿐...
상실감에 고통스러운 사람이라면 잠시나마 전화기에서 떨어져서 이 책을 손에 집어들길 권하고 싶다. 이 책을 다 읽은 후에 전화할 것인지 말 것인지 선택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
읽다보면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인 소중한 사람을 잃게 된 순간의 상실감을 받아들이는 법에 대한 현실적인 방법을 알 수 있다. 고통에서 눈을 돌리는 게 아니라 상황을 직시하고 슬퍼하고 점차 집착에서 해방되는 과정이 적혀 있는 것이다. 하나씩 단계를 밟아가다 보면 어느 정도의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다.
소중한 사람을 잃는 일이 없으면 좋겠지만 빈번하게 일어나고 마는 이별의 순간의 고통을 조금이나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익한 내용이었다.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고 상황을 직시하고 감정을 받아들이다보면 다시 웃을 수 있지 않을까.